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1번씩 읽었던 책이다. 그런데 읽을 때마다 책의 느낌이 너무나 다르고 새로웠다. 특히 중학교 때까진 ‘어린왕자’라는 책이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 읽었을 때는 그 의미들이 너무나 잘 다가왔고 나에게 소중한 책이 되었다. 그 이유는 18살이 된 내가 이제야 어린왕자와 여우, 그리고 장미의 존재를 깨달았기 때문이 아닐까? ‘나’가 그린 보아뱀 그림을 보고 나도 책 속의 어른들처럼 모자로 생각했다. 그래서 조금 부끄러웠고 너무 일찍 어른이 된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그림을 보고 ‘나’에게 어른들이 산수나 문법에 차라리 관심을 두라며 충고했고 그로 인해 ‘나’가 화가라는 꿈을 포기해버렸다는 부분이 있다. 이 부분에서 나는 어른들이 너무 쉽게 아이들의 꿈을 저버리게 하고 특정한 꿈을 부여 시키려 하는 태도가 있다는 걸 또 한 번 느꼈다. 나는 적어도 어른들이 보아뱀을 단번에 알아볼 수는 없지만 그래서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그림을 보여주었을 땐 이해하고 알아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보아뱀 그림뿐 아니라 나는 양이 들어 있는 상자를 보고도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놀라웠다. 그 속에 어린왕자가 원하는 양이 들어있다. 나에게 상자는 나의 마음과 내가 원하는 것이 들어 있는 존재라 느껴졌다.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바로 어린왕자와 여우의 만남이다. 여우는 어린왕자에게 길들이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 주었고 장미의 소중함도 가르쳐 주었다. 여우는 어린왕자가 자신을 길들인다며 서로가 필요로 하게 되고 세상에서 단 하나뿐이 존재가 된다고 했다. 무척 공감이 가는 말이었다. 내 주의에 많은 아이가 있지만 그들은 그저 내 곁에 머물러 있는 아이들일 뿐이다. 하지만, 그 아이들 중 유독 내가 길들인 친구가 있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이 이 친구는 내게 힘들 때 기쁠 때 언제나 필요로 하게 되는 소중한 친구이다. 상점에서 이미 만들어진 것만 사는 우리에게 친구를 파는 상점은 없다. 그래서 우리는 친구를 가질 수 없다. 그래서 친구를 가지려면 길들어야 한다고 여우가 말한다. 즉,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것이다. 성공의 길에만 눈이 멀어 친구를 가질 시간이 없는 현대인들에게 친구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나는 여우가 한 말 중 내가 직접 그러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더 공감 가고 감동한 말이 있다. “가령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나는 세 시부터 행복해질 거야. 네가 올 시간이 가까워지면 나는 더 행복해지겠지.”라는 여우의 말이다. 나도 지금은 멀리 떨어져 있어서 만나기 어렵지만 그래도 만나게 되는 날이면 나는 약속 하루 전날부터 설레고 행복해한 적이 많다. 그래서 이 말이 무척 잘 다가왔다. 나는 여우를 통해 참 많은 걸 알게 되고 배웠다. 처음엔 건방지고 얄밉게 보이던 장미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가르쳐 주었고 특히, 마음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중요한 사실도 알려주었다. 나는 그 의미를 예전에는 몰랐지만 지금은 잘 알게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나이가 들어서 또다시 이 책을 읽는다면 그 의미는 지금의 두 배가 되어 더욱더 가슴에 와 닿을 것이다. 장미꽃을 위해 어린왕자가 보낸 시간. 내가 장미꽃을 위해 보낸 시간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마음으로는 보인다는 걸 진작 깨닫지 못했다. 그래서 어쩌면 나를 지나쳤을 장미꽃들을 나는 길들임과 마음으로 보는 걸 몰라 그냥 놓쳐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젠 소중한 장미꽃들을 놓치고 싶지 않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나에게 있어 장미 같은 존재는 친구이다. 자주 티격태격하고 장난도 많이 치지만 그래도 언제나 마음만은 통하고 서로 이해하고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우같은 존재는 바로 이 책이다. 어린왕자에게 여우가 길들임과 장미의 소중함을 알려주었던 것처럼 이 책이 나에게 그러한 가르침을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마음으로 보지 않고 겉으로 보거나 자신의 주위에 하나뿐인 소중한 존재가 없다고 느껴진다면 이 책을 읽고 누군가를 길들여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