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정주님의 '신록'

어이할꺼나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남 몰래 혼자서 사랑을 가졌어라.

천지엔 이미 꽃잎이 지고

새로운 녹음이 다시 돋아나

또 한번 날 에워싸는데

못 견디게 서러운 몸짓을 하며

붉은 꽃잎은 떨어져 내려

펄펄펄 펄펄펄 떨어져 내려

신라 가시내의 숨결과 같은

신라 가시내의 숨결과 같은

풀밭에 바람 속에 떨어져 내려

올해도 내 앞에 흩날리는데

부르르 떨며 흩날리는데...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꾀꼬리처럼 울지도 못할

기찬 사랑을 가졌어라.

사랑의 항변

어제가 남긴 그림자로 해서

당신을 사랑하는 건 아닙니다.

내일을 기다리는 마음만이

당신이 아쉬운 까닭도 아닙니다.

가고 오는 것이

당신의 의미를 주는 건 아닙니다.

거울앞에 선 내가

의식이 투사 되듯이

검푸른 잔에 비치는 네모난 뭇 얼굴에서도

당신을 사랑한 것은 아닙니다.

시간의 언덕길에서

이미 잊혀진 회화가

발자욱마다 남긴 그림자

남겨진 그림자로 해서

당신을 사랑하는

또 다른

당신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노을사진...

구름사진 모음

느낌과 이성이 조화되도록 하라.

머리는 이윤 가치가 없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기쁨을 주는 모든 것은 이윤 가치가 없는 것들이다. 모든 기쁨은 단순히 즐거움만 줄뿐, 아무 쓸모가 없다. 사랑은 놀이일 뿐, 아무 쓸모가 없다. 춤과 아름다움도 마찬가지이다. 가슴에 중요한 모든 것은 이성에는 아무 쓸모가 없는 것들이다. 따라서 처음부터 인간은 가슴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인간은 가슴에 대해 더 많이 투자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성과 정반대인 곳으로 가야 한다. 인간은 중립의 상태에 다다를 수 있다. 하지만 우선은 이성이 너무 많은 지배를 하고 잇는 가슴까지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