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처음엔 제품이(?) 너무나 멀쩡.군침 닦으며 달려들어보니 웬걸 그는 싸이코다. 종류도 참 컬러플하다. 일반급으로는 결벽증, 의처증, 결혼기피증, 알코올 및 섹스중독증, 변종으로 숫총각(!) 진짜변태, 무책임함, 치매증, 심하게는 다중인격증..
외형적으로는 흔히 의심해볼 수 있는 엽기형 오타쿠족 뿐 아니라 첨단의 스타일을 구가하는 보보스(Bobos)족. 외형적으로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김대리들도 포함된다. 그리하여 노처녀들은 " 왜 만나는 남자들마다....흑" 이라 울부짖으며 피해망상에 사로잡힌다.
진단: 첫째, 사시사철 요란하게 바겐세일을 해대는 백화점을 닮아가는 당신이 문제다. 먼저 주변에 어슬렁대는 남자들중 만만한 사람을 하나 선택해 타협해 버림. 이른바 "바겐세일 연애" 바겐세일이라는 기묘한 흥분상태에서는 색상이 안 어울려도, 유행이 지나간 스타일이라도,사이즈가 꽉 껴도 '뭐 어때 50% off인데!" 라며 내가 그 옷에 맞도록 살을 빼야지라는 자위 섞인 낙관으로 일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당초 쇼 윈도에서 한 눈에 반해 한숨 쉬게 했던 그런 '운명적인 만남'형 제품이 아니었기에 제정신으로 돌아오는 순간 근본적인 '흠'이 속속 눈에 띄게 마련. 깍쟁이 당신은 바겐세일을 버리진 않지만 이내 그럴싸해보이는 정품을 만나게 되면 불쌍한 세일 제품들은 이내 싸이코로 낙인찍어 반품처리. 그러길래 누가 엄한 넘 건드리랬어(?).
둘째, 그들의 문제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도 결국 당신 문제다. 뭔 얘긴고 하면 결국 내가 그를 더 좋아하고 자기 마음대로 안 될 때 홧김에 '싸이코'로 매도했을 소지가 농후하다.
사실 그들은 단지 당신보다 조금 먼저 싫증을 냈다는 잘못을 저질렀을 뿐 전혀 하자가 없는 제품일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몇몇은 실제 싸이코 행세를 해서 당신을 멀리하는 요령을 터득해 버리기도 한다. 빌리 조엘 노래의 한구절처럼 '있는 그대로의 당신이 좋아~ '라며 착하고 자상하고 센시티브한 남자따위는 애당초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음.당신에게 푹 빠져버렸기 때문에 비로소 남자가 세심해진 것 뿐일 수 있다.
결론: 하지만 사랑은 기본적으로 우리 모두를 조금씩 다 맛 가게 하는 건 사실이다.
-임 경선저 '러브 패러독스'중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