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히 계세요. 도련님

지난 오월 단옷날, 처음 만나던 날

우리 둘이서 그늘 밑에 서 있던

그 무성하고 푸르던 나무 같이

늘 안녕히 계세요.

저승이 어딘지는 똑똑히 모르지만,

춘향의 사랑보단 오히려 더 먼

딴 나라는 아마 아닐 것입니다.

천 길 땅밑을 검은 물로 흐르거나

도솔천의 하늘을 구름으로 날더라도

그건 결국 도련님 곁 아니예요?

더구나 그 구름이 소나기 되어 퍼부을 때

춘향은 틀림없이 거기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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