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홀로서며 1.
마른 들풀 서걱이는 바람 소리만
홀로 허허로운 추억의 강가에 서서
잠시 쉬어가는 철새 떼들의
모래 속에 묻어야 할 기억들.
이젠 떠나야 하리.
홀로 서기 위해 쓰러져도
다시 서 있는 미류나무.
사랑의 상처는 사랑으로
치유할 수 없다는 걸
모든 것은 마음에서 시작되도
마음 속으로 끝난다는
걸 이제는 깨달아야 한다.
*다시 홀로서며 2
가야 한다면,
가고 아직 고통스럽다면
오래 방황해야 한다.
그저 바람 지나는 들풀처럼
온 몸으로 맞으며
흔들리고 흔들리면서도,
그 들판의 삶을 사랑하는
그런 삶을 살아야지.
사랑한다는 말로
확인할 수 있는 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