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캄하게 어두운 밤, 바람에 구름은 뭉게 뭉게 하늘과 바다가 모두 열정으로 끊는 밤에 나는 그이와 단 둘이 있는 하룻밤을 가졌다.. 비록 그것이 한 시간도 못되는 아마 반 시간도 못되는 짧은 동안이었으나 그 동안만 그이는 완전히 내것이었다. 아아 일생에 잊히지 못할 그 시간, 내가 이 세상에 난것이 그 한 시간을 위한 것이 아니었던가...
임과 이별하던 날 밤에는 남쪽 나라에 바람비가 쳤네.
임 타신 자동차의 뒷 불이 빨간 뒷 불이 빗발에 찢겼네.
임 떠나 혼자 헤매는 시베리아의 오늘 밤에는
지려는 쪽달이 눈 덮인 삼림에 걸렸구나.
아아 저 쪽달이여..
억지로 반을 갈겨진 것도 같아라.
아아 저 쪽달이여..
잃어진 짝을 찾아 차디찬 허공 속을
영원히 헤매는 것도 같구나.
*나오미생각: 아주 오래 전 읽었던 춘원 이 광수의 '유정'중에 나오는 글입니다. 요즘 사람들에겐 좀 공감이 안 갈지도 모르지만 오랜만에 읽으니까 역시 좋네요...특히 짝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고전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