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압니다.

당신이라는 거대한 촛불은

내가 다가가자마자 꺼질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실

그러나 오늘 당신을 만나

당신의 타오르는 불길에 젖고 싶은 마음

어느새 식어가는 당신의

젖은 몸 속에 뛰어듭니다.

나의 날개로부터 당신이 되고

나의 온몸이 당신이 되고

당신의 온몸이 나의

온몸이 되고

아 그러나

당신의 몸 속에는 이미

당신이 없습니다.

젖은 당신이 화산으로 타오르기 전

아니 당신을 만나기 전

당신은 이미

당신을 떠났던 거지요.

당신의 몸은

당신을 만났다는 환상일 뿐

색깔을 바꾸어

어둠으로 깔릴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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