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가 남긴 그림자로 해서

당신을 사랑하는 건 아닙니다

내일을 기다리는 마음만이

당신이 아쉬운 까닭도 아닙니다

가고 오는 것이

당신의 의미를 주는 건 아닙니다

거울앞에 선 내가

의식이 투사 되듯이

검푸른 잔에 비치는 네모난 뭇 얼굴에서도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아닙니다

시간의 언덕길에서

이미 잊혀진 회화가

발자욱마다 남긴 그림자

남겨진 그림자로 해서

당신을 사랑하는

또 다른

당신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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