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마음은 알지만 넌 아니야
(그 남자)
내 첫번째 소원은..
오늘 밤
니가 나한테 갑자기 전화를 해서는...
이렇게 말하는 거야.
어제 내가 다시 시작하자고 말했을 때
사실은 너도 그러고 싶었다고,
그런데도 니가 거절한 건
나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였다고.
내 두번째 소원은..
지금은 도저히 날 것 같지 않은 용기지만
내가, 한번 더,죽을 용기를 내서
너한테 다시 시작하자고 말했을 때
니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여 주는 거
내 세번 째 소원은..
사실 세번 째 소원은
그렇게 빌고 싶진 않은데
소원은 원래 세 가지를 빌어야 하는 거니까.
네 세번 째 소원은
니가 나한테 돌아오지 않을 거면
그러니까 니가 잠깐 나를 떠나서
그 사람에게 갔던 게 미안해서가 아니라
진짜 나한테 마음이 남아 있지 않아서
그래서 날 거절한 거라면
그렇다면 차라리 그 사람과 다시 잘되는 거
그게 세 가지 소원이야.
아무도 물어 보지 않는,내 소원이야.
(그 여자)
그거 아니?
지금 니가 나한테 한 이야기들이
사실은
내가 그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는 거?
니가 날 얼마나 좋아하는지
그래서 나는 잘 알 것 같아.
내가 그 사람에게
제일 하고 싶은 말을 찾다 보면
니가 나한테 한 말이 떠오르고,
내가 너한테 할 수 있는 말을 찾다 보면
그 사람이 나한테 한 말이 떠오르거든.
지금 이순간
내가 너한테 해줄 수 있는 말은
어제 그 사람이 내게 한 말이지.
왜 하필 나냐고
그렇게 당하고도 아직도 내가 좋냐고
다른 사람 좋아하라고
더 좋은 사람도 세상에 많다고.
이렇게 말하지만
나는 니가 지금 얼마나 힘든지
누구보다 잘 알아.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게
더 미안하고 잔인한 거겠지만...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그런데.. 내 첫번째 소원은
너의 세번 째 소원이야.
그 사람과 내가 다시 시작하는 것.
..니 마음은 알지만, 너는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