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꾸만 가슴속에서 자라나는 사랑이 있다
그것은 뿌리채 뽑아버리려 했던 의도와 달리
물주지 않고 햇빛주지 않음에도
날마다 눈에 잡힐만큼 그 키가 커져
이제는 나의 마음 안에 꼬깃 꼬깃 접어두기가 쉽지 않다
내가 조금만 방심하여
가슴 한켠을 살짝 들출라치면
그 사랑은 그 조그만 사이를 비집고 나와 너에게
정돈되지 않은 형편없는 모습으로 달려갈 것만 같아 불안하다
백주 대낮에 나의 사랑을 들켜버릴까 두렵다
이 사랑을 과연 언제까지 숨겨놓고 지낼 수 있을지
하루하루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신없음으로 고개가 떨구어진다
-이 지겨운 사랑의 뿌리를 아무도 몰래 뽑아버릴 날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