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본 순간
너를 본 순간
물고기가 뛰고
장미가 피고
너를 본 순간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너를 본 순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너를 본 순간 그 동안 살아 온 인생이
갑자기 시커먼 밤이었고 너는 하아얀 대낮이었다.
나는 하아얀 대낮이었다. 너를 본 순간, 나는 술을 마셨고
나는 깊은 밤에 토했다. 뼈저린 외롬 같은 것, 너를 본 순간
나를 찾아온 건 하아얀 피 쏟아지는 태양 어려운 아름다움
아무도 밟지 않은 고요한 공기 피로의 물거품을 뚫고 솟아오르던
빛으로 가득한 빵 너를 본 순간 나는 거대한 녹색의 방에 뒹굴고
태양의 가시에 찔리고 침묵의 혀에 쌓였다.
너를 본 순간 허나 너는 이미 거기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