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길을 걸어가면서 나는, 내 길보다

자꾸만 다른 길을 기웃거리고 있었네.

함께한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로 인한 슬픔과 그리움은

내 인생 전체를 삼키고도 남게 했던 사람.

만났던 날보다 더 사랑했고

사랑했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그리워했던 사람.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다 함께 죽어도 좋다 생각한 사람.

세상의 환희와 종말을 동시에 예감케 했던

한 사람을 사랑했네.

부르면 슬픔으로 다가올 이름.

내게 가장 큰 희망이었다가 가장 큰 아픔으로 저무는 사람.

가까이 다가설 수 없었기에 붙잡지도 못했고

붙잡지 못했기에 보낼 수도 없던 사람.

이미 끝났다 생각하면서도 길을 가다 우연히라도 마주치고 싶은 사람.

바람이 불고 낙엽이 떨어지는 날이면 문득 전화를 걸고 싶어지는

한 사람을 사랑했네.

떠난 이후에도 차마 지울 수 없는 이름.

다 지웠다 하면서도 선명하게 떠 오르는 눈빛

내 죽기 전에는 결코 잊지 못할

한 사람을 사랑했네.

그 흔한 약속도 없이 헤어졌지만 아직도 내 안에 남아

뜨거운 노래로 불려지고 있는 사람.

이 땅 위에 함께 숨쉬고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마냥 행복한 사람이여.

나는 당신을 사랑했네.

세상에 태어나 단 한 사람

당신을 사랑했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04-01-14 1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