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 박 홍 <마이너 필링스>
기대를 했고 기대를 하지 않았다. 기대한 기대는 충족되지 않았고 기대하지 않은 기대는 채워졌다. 이 무슨 해괴한 말. 그러니까 리뷰나 페이퍼를 따로 길게 쓸 수 없다는 말. 현재로선 그렇다는 말. 마냥 좋지도, 싫지도 않았다는 말. 아니 싫을 수는 없지. 그건 그렇지. 좋은 책이다. 존재만으로도, 필요한 책이다. 그런데 막 좋지가 않다. 이런저런 생각들이 두서없이 솟는다. 이건 어쩌면 외국 사는 사람으로 갖는 감정들 중 하나 혹은 다수 때문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이 감정은 오래 생각해야 한다. 외국거주자, 이주민, 이민자 같은 단어로 퉁 칠 수 없는 수만 가지 감정들이 있다. 미묘함. 아무튼, 그렇다. 나중에, 다시 읽을 땐 어떤 느낌일지가 궁금하다.
스도 마사코 <물건을 절대 바닥에 두지 않는다>
오랜만에 정리 책을 대출했다. 제목이 뻔하니까 내용은 뻔하지 않을 거야, 아주 착각을 제대로. 뭔가 획기적인 방법은 없을 테지만 그래도 획기적인 걸 기대했다.ㅋㅋ 네, 절대 바닥에 두지 않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내 방은 바닥 절반이 물건인데요... 답을 알면서 답을 찾아 헤매는 나도 참 딱하다.
애너벨 크랩 <아내 가뭄>
아뿔싸, 이건 페이퍼라도 써야 하는데 그만 오늘 자동반납이 되어버렸다. 밑줄 많이 그은 건 아니지만 다 날아갔네?ㅎㅎ 일단 간단히라도. 정희진선생님의 추천사에 꼭 읽고 싶은 책이었는데 기대에 못미쳤다. 책은 좋으나 내 기대가 너무 높았던 걸로. 책의 내용과 상관없이,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은 아내의 역할을 세속적으로 정의하고, 누군가는 아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소리이므로 이제부턴 싫어하기로 한다.
김신현경 <이토록 두려운 사랑>
가끔, 틈틈이, 이동하는 차 안에서 읽었다. 흥미로움. 영화나 드라마, 만화, 기타 프로그램을 좀 자근자근 세게 밟는 책이 나오면 좋겠다. 책 아니라도 어떤 형태든 좀 많이. 오늘도 드라마 하나 보다가 열폭. 그야말로 열폭. 보다가 껐습니다. 예전에 아무 생각 없이 보고 낄낄거리던 <응답> 시리즈들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드라마 <밀회>는 너무 싫어했는데 그것도 다시 생각한다. 사실 모든 것을 다 다시 생각해야 한다. 니가 설레는 거, 그거 다 주입된 거라고. 알기나 하냐. 슬프다.
김초엽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대기 걸고 받아본 책인데 5일은 진짜 빨리 가버려. 읽기는 다 읽었다. 몇 글자 끄적여놓기도 했다. 한번 더 읽을지 아닐지를 생각하는 것으로 대신. 요즘은 소설 읽을 때마다 내가 너무 모자람을 느껴.
유세미 <관계의 내공>
진심으로 관계의 내공을 쌓고 싶은 마음이 절실해서 눈에 띈 책. 내공은 좌충우돌 혼자 쌓는 것으로. 이 봐, 들쳐본 지 얼마나 됐다고 내용이 생각이 안 나냐. 심지어 다 읽지도 않았다. 그나저나 진짜 관계의 내공은 어떻게 쌓는 걸까요? 적어도 함께 사는 식구들과는 '원만한' 관계가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ㅠㅠ
신지영 <언어의 높이뛰기>
역시 언어 높이뛰기 하고 싶지 말입니다. 그런데 높이뛰기는 높이 뛰고 나서 결국 땅에 떨어지잖아요? 그럼 안 할래요. 첫 장 똭 펼치고 나는 이 책을 좋아할 수 없겠구나 생각했다. 난 왜 자기를 '필자'라고 쓰는 게 이렇게 싫은지? 편견? 그래서 한눈에 미움을 산 책은 설렁설렁 넘어갔고 그래도 부분부분 건질 것들은 있었으나 그리 좋다고 느낄 수는 없었다.
작가1 <탈코일기 2>
1권부터 줄섰는데 2권이 먼저 도착. 음, 1권을 보면 느낌이 달라지려나. 잘 봤습니다. 읭 할 말 이게 다임? 그렇습니다. 1권 아직 대기중, 그래도 읽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