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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정호승 지음 / 열림원 / 201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11월은 가을이라는 계절이지만 먼저 겨울을 마주한 느낌이 커서 그런지 많이 쓸쓸했어요.
이번 달에 읽은 책과 영화는 고르고 싶은 게 여럿 있었지만 높은 경쟁률을 뚫고(?) 당신에게 다음의 둘을 소개할게요.
책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정호승 시인)
영화 몬스터(2003년작, 샤를리스 테론 주연)
이하 영화에 대한 스포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영화를 먼저 보고 읽어 보셔요!
굉장히 유명한 시인이시죠? 당신도 적어도 이름 정도는 들어봤을 거라 생각이 들어요. 교과서에 꼭 등장하는 시인이시거든요. 헤헷
영화 몬스터는 한 연쇄살인범의 이야기에요. 실화바탕의 영화이구요.
무슨 이유든간에 살인이라는 것은 정당화할 수 없지만 주인공 그녀의 삶을 훔쳐보고 나니 '사람'이라는 것에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어요.
주인공 리는 어릴적부터 원치않는 악순환 속에 살아왔어요. 동생들 먹여살리기 위해 길거리매춘을 하지만 그 이유로 버림받고 혼자 그렇게 살았어요. 그 악순환을 깨고 싶은 리는 자살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맥주 한 잔 하려고 펍에 들어갑니다. 거기서 동성애자 셀비를 만나요. 따듯하게 다가오는 셀비덕분에 리는 다시금 잘 살아보려고 해요.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리에게 더 힘든 감정을 남긴 시작이었어요. 리는 셀비와 같이 오래 지내고 싶고, 그러기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하는데 학력도, 경력도 없는 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시 지나가는 차를 세우는 일이었어요. 제가 느끼기에는 셀비는 자신이 사랑하는 리가 꼭 자기를 책임져야 하며 그것을 위해 매춘하는 것도 꺼려하지 않는 것같아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하지만 그 둘 사이의 관계는 이미 리에게는 생명의 동아줄이 아니었을까요? 리는 정당방위로 사람을 죽이게 되지만 그 후로는 돈을 위해, 차를 위해, 셀비를 위해 사람을 죽이게 됩니다. 결국 잡히게 되고, 셀비는 리를 배신해요. 리는 그것을 알지만 차마 셀비에게 모질지 못합니다. 사형수가 되고 그렇게 그녀의 인생은 끝나요. 자살에서 사형으로.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리는 따듯하게 대해준 셀비가 고마웠을거에요. 잠시나마 외로움을 덜어준 셀비. 외로움의 고통을 알려준 셀비.
저에게는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는 시집이 그랬어요.
제목덕분인지 시집을 붙잡고 있고 읽으면 저를 달래주는 시가 많습니다.
그런데 시를 다 읽고 나면, 더 외로워져요. 음...외로움의 깊이가 감정적으로 느껴진다고 할까요?
외로움에 사무쳐서 이 시집이 싫다! 이런 느낌이 아니라, 외로움을 더 잘 느낄 수 있었어요.
그야말로 '외로우니까 사람'이니까, 내가 잘 살고 있구나. 그런 생각이 여운으로 남더라구요.
그러면 언젠가 외로울 때, 시 하나 떠올리면서 외로움을 견딜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당신의 외로움, 어떻게 달래주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