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더 로드 -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박준 글.사진 / 넥서스BOOKS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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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내겐 너무나 익숙한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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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 커튼이라니. 블라인드를 사용하는 곳에서 10년을 보냈는데 새삼 커튼이라니. 이런 전통은 성가시고 거추장스럽다. 아니나다를까. 툭하면 고리가 빠지고 그러면 고리를 제대로 끼우라는 관리자의 잔소리를 듣게 되는, 학교란 잔소리가 메아리 치는 곳임을 커튼이 확인시켜준다.

 

한학기 동안의 교육과정에 대한 설문지가 가정통신문으로 나갔다. 그중 커튼에 대한 학부모의 글이 눈에 들어왔다. 커튼 세탁을 단체로 맡기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었다. 흐흠...예전엔 반장, 부반장에게 커튼 빨아오라고 한 장씩 손에 들려주었는데 이제는 민원 들어올까봐 그것도 못한다.

 

오늘. 운전을 못하니 할 수 없이 남편을 꾀어 학교에 가서 커튼을 떼온다. 세탁기로 빨고 건조까지 시키니 3시간이 훌쩍 흘러간다. 자세히 보니 바느질 풀린 곳이 여러군데, 손으로 박음질을 한다.

 

요즘은 아이들에게 심부름을 시키려면 댓가가 있어야 한다. 상점을 준다거나 하는 보상을 제시해야 겨우 심부름을 시킬 수 있다. 물론 댓가 없이 하는 아이들이 없는 건 아니나 극소수이다. 오죽하면 심부름 담당 학생을 따로 지명하여 봉사시간을 주겠는가.

 

커튼 빨아오는 일을 시키려면, 글쎄 상점으로 5점 정도 줘야 아이들 마음이 움직일까? '학급 비품 관리를 지속적으로 성실하게 할 경우' 상점 3점을 부여하는데...상점도 싫다고 거절하는 아이들의 냉랭한 모습을 생각하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러느니 차라니 내가 하지. 바느질 솜씨도 발휘하고.

 

우리집 안방에 걸린 얇은 커튼을 언제 빨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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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차메'라는 단어도 눈에 들어왔다. 어렸을 때는 '참외'라는 표준어가 있는 줄 몰랐었다. 어른들은 '참외'를 '채미'로, '무'를 '무수'로, 부침개를 '누루미'로, '가위'를 '가세'로 불렀다.

 

어느 곳의 특산물이 유명하다고해서 일부러 그 상품을 찾는 일 따위는 잘 하지 않는 편인데, 시절이 시절인지라 '성주'가 눈에 들어왔다. '채미'를 연상시키는 '차메'도 눈에 들어왔다.

 

검색해보니 '당차메'라는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거론된 것은 2004년도인 것 같다. 대강 살펴본 바로 그렇다. 그렇다면 10년 넘게 걸려서 가꾸어 온 '애틋한' 참외임에 틀림없다. 맛은, 검증된 맛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주를 방문한 황교안 총리에게 분노한 성주 주민들이 달걀을 던진 사진이 신문에 실렸다.

"인터넷을 보니 성주참외는 벌써부터 '사드 참외', '전자파 참외'라는 소리를 듣고 있는데 정부는 성주를 망하게 할 생각이냐."

"당신이 와서 살아라."

"우리는 개돼지고 너희만 국민이냐."

 

'자식농사'라는 말 속에는 농사 역시 자식을 키우는 일과 같다는 의미가 들어있다고 본다. '당차메'는 소비자에게는 한낱 일개의 상품 브랜드에 불과하지만 그것을 가꾸고 일구어온 사람들에게는 자식과도 같은 것이다.

 

무심히 먹는 참외 하나가 그냥 참외가 아니어서 참외 하나를 먹는데도 의미를 꼽씹어야 하는 사실. 사람으로 살기가 쉽지 않다. 우리가 사람임을 부르짖어야 하는 것도 참혹한 노릇이다. 국가란 무엇인가, 를 끊임없이 물어야 하는 것도 피곤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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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반납하러 가는 길

 

문을 나서며 읽고

복도를 걸어가며 읽고

계단을 내려가며 읽는다.

 

도서관 도착

문을 밀며 들어가면서도.... 읽는다.

 

누군가: 그 책 그렇게 재밌어요?

나: 그게 아니라....빌려놓고 내내 못 읽고 있다가 지금 읽고 있어요.

 

 

 

나는 한 학기 내내 조퇴 한번 하지 못했다. 학교 후문 앞 길건너에 있는 은행에 잠깐 볼 일이 있어도 꼬박 '외출'을 달고 다녀왔다. 업무 시간에 백화점에 간다? 7시간 동안 이유없이 자리를 비운다? 문제의 와중에 고향에서 휴양한다? ....공무를 수행하느라 책 한 줄 읽을 틈도 없는데...그저 꿀꿀 불평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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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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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극, 무해하면서 우아하고 부드러운 무라카미 하루키식 표준 - 가독성 좋고,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다는 자기만족을 주는 글-이 잘 드러나는 여행기. 읽기 편해서 오히려 불편하고, 세련되어서 오히려 식상해지는 느낌. 잘 읽긴 했는데 허망함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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