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의 강렬한 햇볕을 쬐고왔더니 심신이 여의치 않다. 이열치열이란 사자성어는 복날에 땀 흘리며 삼계탕 먹을 때나 쓰는 말이지 뜨거운 여행지에서 더위와 갈증과 싸워가면서 쓰는 말은 아닌 것 같다. 물론 어떤 사람은 이열치열을 몸으로 직접 체득하기도 한다. 한여름 무더위에 속수무책일 때, '더워야 얼마나 덥겠어.'하면서 아궁이에 불을 때가며 3박 4일을 그 뜨끈한 방에서 더위와 싸웠더니 그 후부터는 아무리 더워도 더위가 느껴지지 않는다며 한여름에도 긴 소매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실험정신이 대단하지만 섵불리 흉내낼 일은 못된다. 그냥 내 식대로 산다.

 

피서법이 따로 있겠는가. 몸을 최대한 움직이지 않는 수밖에. 나무늘보처럼. 그러다보면 오히려 더운 한여름에 집중이 잘된다. 무더위가 사람을 단순하게 하고, 단순해진 몸은 사고를 단순하게 한다. 물론 재미있는 책을 읽을 읽으면 최대의 피서법이 되지만 반대로 아주 재미없는 외국어 공부도 정신집중에 도움이 된다.(적어도 20대엔 그랬다는 얘기.)

 

 

 

 

작년에 도서관에 신청해놓은 책을 이제야 읽었다. 돈을 번다는 건 내 시간을 파는 일,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법.

 

이 책. 예전 부모님과 함께 살 때, 딱 우리동네 사람들 얘기같다. 한여름 바람 잘 통하는 부엌 문지방에 앉아 책을 읽었던 기억도 나고.

 

 

 

 

 

 

 

 

 

 

 

여행 후유증을 이 책으로 달래다. 이제야 이 책을 읽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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