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하고 냉철하고 야무지고 당차고 꽉 찬 느낌의 책이다. 이제야 이런 책이 눈에 들어오다니...

 

정희진의 책 읽기 습관은 배울만하다.

p.24

1. 눈을 감아야 보인다.

2. 새로운 것을 얻으려면 기존의 인식을 잠시 유보하라.

3. 한계와 관점은 언어와 사유의 본질적인 속성이지, 결함이 아니다.

4. 인식이란 결국 자기 눈을 통해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문제는 나의 시각을 객관화하는 것이다.

5. 본질적인 나는 없다. 내가 추구하는 것이 나다.

6. 선택 밖에서 선택하라.

7. 궤도 밖에서 사유해야 궤도 안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8. 대중적인 책은 나를 소외시킨다.

9. 독서는 읽기라기보다 생각하는 노동이다.

 

p.176  우리의 근본적 불행은 서구 강대국의 과거와 현재를 모델로 삼아 평생을 숨찬 추격자로 사는 삶이다.

 

p.177  5월과 8월은 민망한 계절이다. '감사의 달'의 상술과 '민족의 한'이, 때를 기다린다.

 

p.215  사회적 약자는 약한 사람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부당한 질문을 받는 사람이다. "너 빨갱이지?" "폭력적이지?" "게으르지?" "더럽지?"....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은 신으로부터 면허라도 받았는가?

 

p.220  "혁명은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인정하는 것이다.....레볼루션에는 반란의 의미도 있지만 회전한다는 뜻도 있다. 세상이 어떻게 변하든 삼라만상은 항상 운동하고 있으니 사는 것이 혁명이다.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무수한 작은 변화가 세상을 흔들리게 하고 시대를 변화시킨다."....가토 도키코(일본 여가수, 71세)

 

p.241  미야코지마는 오키나와 본토에서 남서쪽으로 약 300킬로미터 떨어진 섬인데...'식민지의 식민지'다. 오키나와는 자신이 본토로부터 당한 차별을 미야코지마를 상대로 반복했다.

 

p.265  "내 행동만이 나의 진정한 소유물이다. 나는 내 행동의 결과를 피할 길이 없다. 내 행동만이 내가 이 세상에 서 있는 토대다."....틱 낫 한

 

아, 책을 그대로 통째로 베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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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15-01-11 0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으면 읽을수록 숨이 턱턱 막혀요. 내가 이렇게 갑갑한 사람이었구나, 생각하는 게 참 고루했구나 싶어서. 말씀하신대로 정말 책을 통째로 베끼고 싶어요.

nama 2015-01-11 16:52   좋아요 1 | URL
그동안 내가 너무나 쓸데없이, 생각없이 책만 읽었구나, 하는 한탄도 하게 되지요. 책을 제대로 읽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구요. 아픈 책입니다, 이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