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걸렸던 현수막을 걷어와서 쇼핑백을 만들었다. 내가 무슨 지구를 살리겠다고 이 짓을 하고 있나, 하는 생각에 피식 웃음도 나왔다. 그림 속 남자가 장그래를 닮은 것 같다. 이름하여 '장그래 쇼핑백'. 장그래가 손에 들고 있는 휴대폰은 내가 사용하고 있는 휴대폰. 그러니까 엄청 큰 사이즈이다. 내 몸이 쏙 들어간다. 지구를 살리기는 커녕 쇼핑에 치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