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 - 나이듦의 의미와 그 위대함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홍상희.박혜영 옮김 / 책세상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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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젊은 나날 동안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라. 이후에는 고약한 날들이 다가오고 한 해 한 해가 더욱 가까워오리니, 그때 너는 말하리라. 사는 게 조금도 즐겁지 않다고. 후에 해와 빛, 달과 별들이 어두어지고 비가 온 후에 다시 구름이 몰려오리니-시력 감퇴, 지적 능력의 소진-, 그때는 집 지키는 파수꾼들-두 팔-이 벌벌 떨고, 힘센 남자들-두 다리-의 허리가 굽고, 가루 빻는 여자들-치아-이 숫자가 줄어들어 일을 멈추고, 창문으로 내다보는 자들-두 눈-이 시력을 빼앗기고, 거리로 난 두 문짝이 닫혀버리고-소화 장애, 배뇨 장애-, 맷돌 소리가 점점 약해지고-귀가 먹음-, 노래하는 처녀들이 모두 힘이 빠지고-언어 장애-. 높은 곳을 두려워하고-올라갈 때 숨참-, 길에서는 끔찍한 공포를 느끼고, 편도나무가 꽃을 피우고-백발-, 메뚜기의 움직임이 육중해지고-생식력 감퇴-...또는 은 줄이 풀어지고-척추의 만곡-, 황금 화병이 부서지고, 항아리가 샘물 위에서 깨지고, 웅덩이 위에서 바퀴가 부서져버리고-간과 신장 기능 부족-....-1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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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쥐 2013-12-31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쯤 되면 이것저것 가리지 말고 죽어야 할까요? ㅎ

보부아르도 노년의 삶을 몹시 싫어하지 않았나 싶네요.

다가오는 2014년도 행복하시길..^^

nama 2013-12-31 20:13   좋아요 0 | URL
사실 이 책을 제가 읽은 건 아니구요.
남편이 책을 보다가 그럴듯하다며 펼쳐 보여준 부분이예요.

처음엔 사레 들린 듯 웃음을 토해냈는데 순간 울컥 슬퍼졌어요.
전혀 남 얘기가 아니었지요 ㅠㅠ

2014년에는 모두가 '사는 게 조금은 즐거운'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