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안내서에 소개된 글이다.
“델리 대학...세계 대학 순위 8위에 빛나는 인도 제일의 대학...특히 인도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인다는 스테파노 꼴리지(Stepano College)는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델리 대학 내에서도 최고의 단과 대학으로 인정받는 곳으로, 특히 인문학부의 학문적인 성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우리가 여행안내서의 위의 소개에 혹해 델리 대학을 찾아간 날은 섭씨 기온 42도였다. 가만히 조용히 숨만 쉬고 있어도 땀이 줄줄 흘러내린다. 델리의 유명한 곳은 이미 섭렵한 뒤이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딸아이를 위해서이기도 했다.
델리 대학을 둘러싼 자연 환경은 한눈에 보기에도 최고의 수준이었다. 사방 푸른 정원에 잘자란 수목들. 모든 게 널찍하고 평화롭고 조용하다. 재래시장인 찬드니 초크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가 난다. 역시 이 나라도 인재 양성에 사활을 걸고 있는 듯, 인도답지 않은 쾌적한 교육 환경이다.
여름 방학이 한창인 우리와는 학제가 달라서, 강의실에서 수업을 받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 전체적인 건물 외관은 훌륭하지만, 빈틈없이 학생들로 꽉 찬 강의실은 작고 비좁고 어둡고 답답해 보였다. 에어컨은커녕 천장에서 선풍기만 몇 대 돌아가고 있었다. 이런! 전 시간에 사용한 칠판을 교수님이 손수 지우고 계시네그려.
순간, 이 보다는 널찍하고, 에어컨 나오고, 불빛 환하고, 빔 프로젝터 빵빵 터지는 우리 학교의 교실이 떠올랐다. 이 인도의 명문 대학의 시설과는 비교도 안 되게 훌륭하다. 이곳이 땅이라면 우리는 하늘이다.
이들의 실력은 어디에서 나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