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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편지
정민.박동욱 엮음 / 김영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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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에 실려있는 옛사람들의 글을 보니 예나 지금이나 부모의 자식 사랑은 한결 같다. 장성한 자식이 늘 미덥지 못하여 걱정으로 애를 태우고 시시콜콜 이런저런 지시와 조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공부에 관한 것은 지금 읽어도 구구절절 새겨들을 만한 말씀들이 많다. (물론 아들의 입신 출세를 바라는 것도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고 아들 아닌 딸에 대한 배려가 거의 없다는 점 등은 이 글에서는 잠시 비껴가고자 한다.)

p.27. 옛사람은 공부를 "나아가지 않으면 물러난다"고 했다. 너희가 날마다 나아갈 줄 모르니, 날로 퇴보하여 마침내 하잘것없는 사람이 되고 말까 걱정된다.

또한 배움의 진정한 의미를 가르치는 다음의 대목도 들을 만하다.

p. 49 ...듣자니 너희가 자못 남을 업신여기는 태도가 있고, 게다가 남의 허물을 즐겨 말한다더구나. 사람이 배우는 것은 이 같은 병통을 없애기 위해서이다.

또한 공부하는 방법을 말한 다음의 글도 새겨 들을 만한데,

p.86 <시경>에서는 "큰 밭을 갈지 마라. 가라지가 무성하다"고 했다. 너희도 나이가 벌써 들었으니, 느긋하게 지내면서 정밀하고 익숙한 공부에 힘쓰지 않는다면 한갓 수고롭기만 할 뿐 아무 유익됨이 없을 것이다. 공을 이루는 것은 하늘에 달렸으니, 오직 마땅히 스스로 힘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이렇게 바르고 참되고 옹골차게 배우면, (p.89) "대저 배움을 이루고 못 이루고는 내게 달린 것이나, 세상과 만나고 만나지 못하고는 운명에 달린 것이다. 오직 마땅히 자기가 마땅히 행해야 할 바를 다하고서 하늘에 운명을 맡길 뿐이다."라고 우리 선조들은 가르쳤다.

그러면서 우리 옛 어른들은 꼭 읽고 인생의 스승으로 삼아야 할 책들을 짚어주고 늘 강조하곤 했는데, 그러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어떤 책을 우리 자식들에게 권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내내 이 생각을 하고 있었다.

도능독(徒能讀)-뜻은 모르면서 무작정 읽기만 잘함을 뜻하는 말로 유성룡이 아들들에게 보내는 편지에 나오는 말이다. 내가 내 자식에게 무슨 책을 권해야 할지 갈피를 못잡는 것이 혹 이 도능독의 독서 때문이 아닐까,하는 반성을 내내 떨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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