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에서 본 韓日通史
정재정 지음 / 효형출판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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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여행을 앞두고 읽었다.

이제는 여러 곳을 두루두루 살피는 것 보다 한두 곳에서 짱 박혀있고 싶다. 복작거리는 유명 관광지보다 동네 슈퍼 같은 곳에서 진열 상품을 꼼꼼히 살피거나 동네 아줌마들 장보러 나온 모습을 보고 싶다. 그래서 일본 여행을 앞두고 고른 여행지는 교토와 오사카.

지은이의 자부심이 얼핏 보이는 책 이름. 제목이 좀 거창하지만 책 내용으로 보건데 그만한 값을 하는 것 같다, 가 아니라 한다.

지금까지 은근히 한 편으로 제쳐놓았던 나라(여행지로서), 뭐 특별히 공부하지 않아도 좀 알 것 같은 나라, 궁금한 것도 아쉬울 것도 별로 없을 것 같은 나라, 그러면서도 늘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나라, 일본. 우리에게 과연 일본은 무엇인가, 같은 거창한, 감당 불가한 물음을 그래도 묻지 않을 수 없는 나라, 일본.

이 책은 이렇게 복잡하고 착잡한 심정으로 일본 여행을 결정한 사람들에게 알찬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일본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으리라 짐작했던 나의 무지를 여지없이 드러내주었다. 나 같이 일본에 대해서 무지한 사람들이 읽으면 무지무지 재미있을 것이다.

교토에 가면 발걸음이 더 더뎌질 것 같다. 신사를 구경하더라도 먼 옛날 신라나 백제와의 관계를 더듬을테고 케이블카를 타더라도 그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데 들어간 한국인의 피와 땀을 떠올릴테니 말이다. 한편, 늘 한국임을 자각하며 여행한다는 것이 어떤 것일지 궁금 반 걱정 반임을, 답사 여행이 될 것이 뻔한 이런 여행이 결코 내가 바라는 여행이 아니라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벌써 이런 책을 접한 자체가 편하고 쉬운 여행을 포기하라는 하늘의 뜻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ㅋㅋ

아,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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