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울 건너에 초등학생이 두 명 살고 있다. 기존의 분교는 폐교 상태라서 읍내 가까운 학교에 다니고 있다. 대중교통 없는 오지라서 스쿨버스가 매일 아침 저녁으로 이 아이들을 데려가고 데려다준다. 아침마다 8시를 5분 남겨놓고 노란 봉고차가 동네에 들어서는데 오늘은 8시가 지났는데도 기척이 없다. 마침 우리 내외는 11 km 떨어진 계곡 초입에 있는 슈퍼로 택배를 가지러 가는 중이었는데 혹여 좁은 1차선 산길에서 이 스쿨버스를 마주칠까봐 남편은 천천히 차를 몰아야 했다. 절반쯤 지났을까. 노란색 스쿨버스가 비상등을 켠 채 도로(2차선) 가장자리에 서있는 게 보였다. 고장? 사고? 애들이 학교에 가야하는데... 걱정하며 옆을 지나가는데.... 기사 아저씨는 산딸기를 따고 있었다. 그러잖아도 우리도 산딸기가 있을 만한 곳을 살피면서 눈에 불을 켜고 있었는데 한발 늦었구나 싶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깨달음이 찾아왔다. 내년을 기약하자.





오늘 집 주변에서 채취한 산딸기. 가시에 찔려가며, 뱀 눈치를 살펴가며, 모기에 물려가며 채취하는 산딸기. 귀하고 귀하신 몸이다. 오로지 산딸기잼을 향한 집념의 산물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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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3-07-12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는 과일가게에 많이 나와서 지나가면서 몇번 봤어요. 더운 날 힘드셨겠어요. 색감이 참 예쁩니다. nama님 더운 날씨 시원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nama 2023-07-12 21:42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잼을 좋아하시면 한번 만들어보시는 것도 좋을 듯싶어요. 기분전환도 되고요.
즐거운 날들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