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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뜨거운 것들
최영미 지음 / 실천문학사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2013년에 나온 시집. 날 선 시어詩語에 베일 듯...(요즘 읽고 있는 이라영의 <말을 부수는 말>이 사실은 더 날카롭고 선이 굵다.)
한국의 정치인
최영미
대학은 그들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하고
기업은 그들에게 후원금을 내고
교회는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병원은 그들에게 입원실을 제공하고
비서들이 약속을 잡아주고
운전수가 문을 열어주고
보좌관들이 연설문을 써주고
말하기 곤란하면 대변인이 대신 말해주고
미용사가 머리를 만져주고
집 안 청소나 설거지 따위는 걱정할 필요도 없고
(도대체 이 인간들은 혼자 하는 일이 뭐지?)
시대가 변해도 세월이 흘러도 살아남을 명시가 될 것이라는 사실이 그저 씁쓸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