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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스바겐 스토리
페르디난트 피에히 지음, 김태영 옮김, Car Vision 감수 / 생각의나무 / 2004년 2월
평점 :
절판
보통의 책 판형보다 다소 큰(16.2X24.5 cm)판형에 하드커버, 총 페이지 수 366. 꽤나 무거운 책이다. 왜 이렇게 책을 만들었을까를 생각하게 한다. 물론 사진들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꼭 이렇게 무겁고, 고급스럽게 만들어야 했을까? 수요가 한정될 거라고 생각해서 단가를 높인 측면이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소장을 위해 일부러 만드는 책도 있겠지만, 가능하면 많은 독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써줬으면 하는, 한국 출판시장에 바라는 바가 많다.
이 책은 Cars에 관심을 갖고 있는 독자들, 관련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의 상당부분은 자동차 기술관련 용어, 차의 시스템 등에 대해 기술되어 있어서 나처럼 문외한인 사람들에겐 다소 난해하고 흥미를 떨어뜨리는 측면이 있었다.
가장 난감했던 점은 자동차 산업에서 기술개발과 생산과정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사건들의 저간의 사정,평가 등이 어떠했는지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없다보니 이 페르디난트 피에히의 신념이 과연 적합한 것인지를 판단하기 힘들었다는 점이다. 굉장히 저돌적이고 자신감으로 한치의 타협이나 양보없이 자신의 뜻을 관철시켜 나가는 이 인물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가늠할 수 없었다. 이 책에는 상당히 많은 사건들이 나온다. 그 사건들의 중심에 있었던 피에히 자신은 사실은 '나중에 알았다'느니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과는 다르다느니 식의 일종의 '변명'이 많은 것 같다.
유명한 자동차회사의 창업자를 가족으로 둔 한 야심만만한 남자의 거칠것 없는 자신감을 볼 수 있는 책이다. '조화를 중시하진 않는' CEO, 자신과 코드가 맞는 핵심역량을 선발하여 팀워크 중심으로 움직이는 자동차를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다. 대개 자서전류가 컨텐츠는 본인이 제공하지만 직접 저술은 이 분야 전문가가 하는 것이 많은데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는 많은 부분은 피에히 자신이 썼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소 거칠고, 사업상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까지 주변상황들에 대한 친절한 설명도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