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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에서 배우는 위기관리의 리더십
오인환 지음 / 열린책들 / 2003년 10월
평점 :
품절
이 책에 대한 마이리뷰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 흥미롭다. 홍보가 전혀 안돼서인가, 저자에 대한 신뢰가 없어서인가, 아님 조선왕조라는 것 자체만으로도 읽을 가치를 못느끼는 건가? 물론 난 조선왕조에 관심이 많고 특히 요사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리더십'이라는 단어까지 함께 있으니 선뜻 집어들었던 책이다.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리더십'관련 서가에 배열되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위기관리란 처한 상황에 대한 정확한 분석,정보에 대한 평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모색-여기에는 자신을 도울 수 있는 주변 인물들의 조직도 포함해야- 등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거기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의지와 성격인 것 같다. 특히 조선의 왕들은 왕위에 오르는 정황이 어떠했는지가 국가운영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곧 후계구도에 대한 기획 역시 리더로서 가져야 할 덕목이 된다. 거기에 조선을 둘러싼 대외관계까지, 이것은 반드시 정치의 문제만이 아니라 개인의 일, 사업, 인생을 조직하는 데 있어 고려해야할 문제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얻게 되는 것 중의 하나이다. 이 책의 미덕 중 하나는 왕들에 대한 평가를 요약하는 데서 시원함을 준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태종의 경우 '정치 9단'이라는 평가, 소현세자에 대해서는 ' 조선은 (성리학의 구속을 벗기고 개방으로의) 창문을 여는 역할을 할 소현세자라는 카드를 너무 손쉽게 잃어버렸다'는 평가, 정조는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간에 주위에 흩어져 있는 구슬을 실에 꿰어 보물을 만들 수 있는 역사의 기회를 놓친 지도자'라는 평가 등은 시의적절하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후의 전개과정에 대해서 읽다보면 당시 조선 정치가 얼마나 무능하고 부당했는지 씁쓸할 정도다. 가끔씩 조선왕조가 처한 상황과 현재 한국의 정세를 비교하며 고찰하는 부분들 중에도 생각할 여지를 주는 대목들이 많다-예를 들어 임진왜란 당시 명과 청의 문제, 해방 후부터 현재까지 대미관계- . 이미 기존의 평가나 알려진 것들이 많아서 신선함이 반감되는 점도 있지만 그러나 이 책의 재미를 전혀 위협하지 않는다. 조선의 당쟁, 당파, 성리학의 이해득실에 대해, 그 영향에서 지금 우리는 완전히 자유롭다고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