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달력 9월의 작가는 토니 모리슨이다. 1931년생이니 올해 86세 할머니.
"당신이 정말로 읽고 싶은 책이 있는데
아직 그런 책이 없다면
당신이 직접 써야 한다."
할머니, 만세!!!
지쳐서인가.... 장르소설이 당긴다.
집나간 집중력은 돌아올줄 모르고 밤이 되면 눈마저 침침해져서 잠자기 전 책읽기의 재미를 잃은지 오래다.
대신 팟캐스트를 듣는데 이어폰줄을 얼굴로 밟고 자는 바람에 얼굴에 긴 줄자국이 나고 말았다는 슬픈... 이야기.
앤 후드, [내 인생 최고의 책], .... 지루해하고 있음.
사라 핀보로, [비하인드 허 아이즈] ... 평점이 좋은데 대단한 반전이 있는 모양. 책속의 밑줄긋기 몇 문장들을 봤을 때는.. 한숨이 나왔는데 어쨌든 읽어보기로 결정.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이토록 달콤한 고통]... 일단 인물이 범상치 않잖아.
조금씩 읽고 있는 저부제(장밍밍), [고로,철학한다]... 난 이 여자 맘에 들어. 비트겐슈타인 철학에 대한 그녀의 결론.
"어떤 의미에서 보면 철학이 비트겐슈타인 때부터 몰락했다고 할 수 있다."... 철학의 몰락... 그녀의 말대로 철학이 시대정신의 정수라면 철학의 몰락은 무림의 고수들이 안전하게 어딘가로 속해버린 뒤의 일과 함께 온 것인가..
그리고 비트겐슈타인 이어서 다룬 버트란트 러셀에 대한 그녀의 애정.
"내게 러셀은 한 번도 모호한 철학자였던 적이 없다. 물론 그에게는 단점이 많다. 여자를 밝히는 바람둥이에 돈을 벌기 위해 수준이 떨어지는 원고를 쓰기도 했고(어떤 거지?)그의 저서 [서양철학사]는 오류투성이다(오 마이 갓. 나 이책 샀잖아..). 하지만 이런 단점들도 러셀에 대한 나의 애정을 꺾을 수는 없다. 그는 진실하고 인간적이며 강렬한 존재감을 가진 인물이었다."
(오류투성이라고 했지만 [서양철학사]가 그녀에게 철학을 시작하던 때의 계몽서였다는 고백.)
비트겐슈타인에게 강의를 듣기도 했고 친구로 지냈던 미국 철학자 노먼 맬컴의 회상이 들어있는 [비트겐슈타인의 추억]을 읽다보면 한치의 어긋남이나 허술함도 그냥 넘어가지 못했던 비트겐슈타인의 칼같은 성격에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한다.
사적인 글들을 읽어보려 한다.
일기, 에세이들. 특히 여성작가들의.
늘어난 근심 하나 더. 냥이들. ... 어미는 나타나지 않고 새끼들 세 마리가 남았는데 스치듯 지나갔으면 좋으려만,
아직은 TNR도 어려운 단계라 좀더 지켜보기로 했다. 떠나지 않고 계속 여기 머문다면... 겨울오기전에 결단해야 할 것 같다.
나 혼자만이었다면 이렇게 어렵지 않았을텐데 함께 산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9월도 잘 나보자꾸나, 나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