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하고 걱정스럽다. 아무래도 이제까지 믿어왔고 그 토대위에 세운 삶이라서 그런 것일테지만 자신의 상식이 위협당할 때 느끼는 당혹스러움과 그러므로 알 수 없어진 앞날에 대한 불안이 함께 작동하는 것 같다.

이 정권이 내년 선거를 거치고 정권 후반기에 접어들면 괜찮아질 거(?)라는 희미한 낙관도 있는 것 같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정신 못차리고 있는 사람들 많다. 안주하는 것이지.

내년 선거도 야측에서는 별다른 뾰족한 묘수를 찾지 못해 패배할 것이고 후반기에 이를수록 시대와 상식을 거스르는 짓거리들이 판을 칠거지만 당분간 패배를 뒤집을만한 세를 갖지 못할 것 같다. 예상이 딱, 틀려주길 바란다. 내가 부끄러워 몸 둘 바를 모르길 바란다.

 

진도가 도무지 나지 않지만 잠자기 전 눈을 부릅뜨고 읽어보려고 애쓰는 책은 [스마일리의 사람들]이고,

여지껏 백페이지도 못 읽었지만, 대충 전제가,

시대가 변하면서 '서커스'(정보부)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도 달라져서 널 뛰게 내버려두지 않고 최대한 민주적 절차와 감시 하에 두려한다.

젊은 요원들 중 일부는 반발한다. '좌파쓰레기들!'(63) ... 어디서 많이 들어본 소리.(적어도 상대국을 대상으로 하는 스파이짓 때문이기라도 하지.여기서 대상이 쬐끔 다르긴 하지만, 김훈이 격렬히 저항했던 식으로, '그대들과 나누어가질 희망이나 믿음이 나에게는 없'으므로, '그대들과 나는 영원한 남으로서 서로 복되다'가 어울린다.우익파렴치들!)

그 와중에 은퇴한 조지가 불려나온다. 옛 동료였던 이의 죽음, 총을 맞아 얼굴 형체가 없어진 늙은 스파이의 살해 소식을 알리는 한밤중 걸려온 전화 때문에. 호출당한다.

이후는 읽어봐야 .... .

 

 

 

 

 

 

 

 

 

 

 

 

 

 

 

또 한명의 은퇴를 앞둔 형사의 불안한 수사 이야기. 헨닝 망켈(헤닝 만켈)의 [불안한 남자]

오랫만에 만나보는군.

1991년 시작된 발렌더(발렌데르) 시리즈의 마지막이라고 한다. 헨닝 만켈이 더 이상 이 시리즈를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하니, 번복하지 않는 한 마지막이 될 것 같다.

꽤나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듯하다. '스웨덴 최고의 미결사건 올로프 팔메 총리 암살 사건', '1980년대 벌어졌던 냉전시절로까지 거슬러올라가게 되는 사건'이 연루되며 전개된다. '신념으로 정당화한 배신, 진실로 탈바꿈된 기막힌 위선'.

단순히 서스펜스가 아니라 사회소설로서도 읽을만한 내용이 담겨 있는 것 같아 함께 읽어볼만하다.

 

 

 

 

 

 

 

 

 

 

 

 

 

 

 

우리의 히가시노 게이고도 새로운 작품을 내놨다.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

역시 오랫만에 만나는군.  

'재능과 유전자 간의 수수께끼 관계를 규명하는 첨단 과학 이론을 소설적 장치로 해서... 출생의 비밀'이라는 운명을 기가막히게 다룬다는 것. '따뜻한 휴머니즘'이 결말을 봉합하는 모양인데, 나는 싫다, 따뜻한 휴머니즘... 아니, 요즘 같아선 그립긴 하다. 그래도 봉합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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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3-11-27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헨닝 만켈 반가운데요....
발랜더 시리즈 냈던 그 출판사 그립네요. 종이질이 워낙 얇아서... 기억 납니다.
분권하지 않고 한 권으로 내줘서 고마울 뿐이었죠. 뭐. 이게 발랜더 형님의 마지막 시리즈라니 읽어보아야겠습니다.

포스트잇 2013-11-27 22:21   좋아요 0 | URL
네, 세밑에 어울리는 책일것같아요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기대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