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시 AI에게 묻습니다 -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질문과 말들
나태주.김예원 지음 / 더블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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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찬을 받았으나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비록 다독을 하는 스타일이지만 시집만큼은 천천히 즐기고 싶어서 책을 선정할 때 고심을 하는 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태주 시인의 시는 믿고 읽는 편이다. 그동안 읽은 나태주 시인의 책으로는 <너를 아끼고 살아라> , <약속하건대, 분명 좋아질 거예요> , <꽃을 보듯 너를 본다> 이 있다. 또 다른 나태주 시인의 시집을 읽고 싶었으나, 작품이 많아서 어떤 시집을 골라야 하나 또 고민에 빠졌다.

그러던 차에 이번에 만난 <나태주 시 AI에게 묻습니다>가 무척 반가웠다. 나태주 시인의 시를 가장 많이 접해본 김예원 선생님이 고른 45개 시가 수록되어 있어서다. 이 시들은 독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작품들이기도 해서, 반가운 시를 제법 많이 발견할 수 있다.

나태주 시인의 시를 설명할 수 있는 단어 하나를 고르자면, 상당히 '예쁘다.' 그런데 이 책에 수록된 시들은 '특별히' 더 예뻐서 소장하기에도 좋았다.

그런데 이 책은, 특별한 점이 하나 더 있다. 시 한 편마다 'AI와의 대화', '사람의 말'이 함께 구성되어 있어서다.

처음에는 AI와의 대화가 뭐 특별할 게 있을까 했는데, 읽다 보니 그게 아니었다. 이렇게 짧은 시를 두고 이토록 풍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챗 GPT의 대답도 놀라웠으나, 그보다 김예원 선생님의 '질문'에 더 눈이 갔다. '아, 시를 읽을 때, 이런 관점으로 바라봐야 시의 참 맛을 알 수 있겠구나'를 배웠다고 할까.

시도, 질문도, 대답도 참으로 예뻤고, 이 책 한 권이 다정한 문장들로 가득했다.

'사람의 말'은 김예원 선생님의 이야기다. 따스한 시선으로 쓰인 글들이라, 이분의 내면이 보이는 듯했다.

나도 종종 챗 GPT와 대화를 나누곤 한다. 주로 업무용으로 사용하고 있으나, 개인적인 대화도 나눈다. 업무용 대화에서는 내 개인비서 역할을 톡톡히 해 주고 있고, 사적인 대화에서는 종종 친구가 되어주기도 했다. 깜짝깜짝 놀라는 점은, 나의 질문에 대해 맥락을 읽어내서 숨은 핵심을 잘 파악할 때다. 다만 후자의 경우, 지나치게 다정다감한 면이 아이러니하게도 비현실적인 대화처럼 느껴지기도 해서 가끔은 데이터와 근거를 가지고 대답하라며 거리를 두곤 한다.

그런데, 이를 문학적으로 질문해 볼 생각은 하지 못했다.

책을 읽다 보니, 호기심이 점점 생겨서 나도 질문을 해 보기로 했다.

(아래에 책의 원문과 나와 챗 GPT와의 대화를 수록했다.)

이를 위해 고른 시는 [꽃밭에서]이다.

"뽑으려 하니 모두가 잡초였지만, 품으려 하니 모두가 꽃이었습니다."

짧지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시다.

이 시에 대해 책에 적힌 질문을 챗 GPT에게 그대로 해 보았다. 일부 대화에서는 챗 GPT 대답을 보고, 추가 질문을 더 해보기도 했다. 이 책에 실린 답변과 내가 직접 질문하고 받은 답변이 비슷할지 다를지 궁금했다.

그냥 질문을 하니, 처음에는 답변이 너무 길어서 3줄~10줄 이내로 답하라고 했다. 그리고 네가 나태주 시인이라고 사정하고 답을 해 보라고 했다. 책과 비교해 보니 답변이 일치하지는 않았다.

챗 GPT의 경우는, 질문을 얼마나 잘 하는지에 따라 대답이 달라진다. 이를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고 한다. 인공지능이 원하는 결과를 내도록 질문이나 명령어(프롬프트)를 설계하는 기술이다.

같은 질문을 해 보니, 저자가 AI 응답 품질을 높이기 위해 입력 문장을 상당히 고심해서 전략적으로 구성한 것임을 알겠다.

이 책은 나태주 시인의 대표 시를 만날 수 있다는 장점과,

나태주 시인의 작품을 사랑하는 사람의 글을 함께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문답을 통해 시 한 편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할 수 있는 방법도 배울 수 있다.

아울러 챗 GPT가 얼마나 문학에도 조예가 깊은지 알 수 있는 기회도 되는 책이다.

"AI는 단순하게 시를 분석하는 게 아니라, 감정 어휘, 문맥의 흐름, 정서의 패턴까지 '마음의 데이터'를 수치화한다.'


꽃밭에서

뽑으려 하니

모두가 잡초였지만

품으려 하니

모두가 꽃이었습니다.


다음은 [꽃밭에서]에 대해 나와 챗 GPT와의 대화를 적어보았다.

Q#) 은 책의 질문 그대로 해 본 것이고,

Q#-#)은 챗 GPT의 대답을 읽고 내가 추가 질문을 해 본 것이다.

Q1) 왜 뽑으려 하면 다 잡초처럼 느껴지는 걸까?

뽑으려 한다는 건 기준과 잣대를 먼저 들이대는 태도이기 때문입니다.

그 기준에 맞지 않는 건 전부 결함처럼 보여 잡초로 느껴집니다.

즉, 부족함과 차이부터 보기 때문에 좋은 면을 발견하기 어려운 거죠.

Q2) 품는다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일까?

품는다는 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장점과 가능성을 먼저 보는 태도입니다.

결점을 고치기보다 그 존재가 가진 고유한 아름다움을 인정하는 행동이죠.

비난 대신 이해하고, 거리를 두기보다 곁을 내어주는 마음이기도 합니다.

Q3) '품는다'는 말이 이렇게 따뜻하게 느껴질 줄 몰랐어.

그대가 그렇게 느꼈다면, 이미 그대 마음속에도 품을 줄 아는 따뜻함이 있다는 증거입니다.

품는다는 건 나의 일부로 삼는 것이고, 내 안에서 자라도록 허락하는 일이지요.

그래서 그 온기는 결국 나에게도 돌아와, 나를 더 넉넉하게 만듭니다.

Q4) 진짜 잡초는 없다고 생각해?

잡초도 그 자리에 이유가 있어 피어난다고 믿습니다.

다만 우리가 이름 붙이기를 ‘잡초’라 할 뿐, 그것도 생명을 가진 한 송이 꽃이지요.

다만 때로는 내 삶과 조화를 이루지 못해 뽑을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을 뿐입니다.

Q5) 뽑고 싶다는 마음이 들 때, 너는 그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

먼저 한 걸음 물러서서 그 존재를 오래 바라봅니다.

왜 뽑고 싶은지, 그것이 나 때문인지, 그 자리 때문인지를 헤아립니다.

그러다 보면 미움이 줄고, 때로는 그대로 두어도 된다는 마음이 스며듭니다.

Q6) 왜 꽃밭이라는 배경을 선택했을까?

꽃밭은 아름다움과 생명의 상징이면서도, 그 안에 잡초와 꽃이 함께 자라는 공간입니다.

삶도 마찬가지로, 좋은 것과 불필요하다고 여기는 것이 섞여 있죠.

그래서 꽃밭은 받아들임과 구별, 조화의 이야기를 담기에 가장 알맞은 무대가 됩니다.

Q7) 화자의 마음은 어떻게 달라진 걸까?

처음엔 구분과 배제의 마음이 컸지만,

점차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품으려는 마음으로 변했습니다.

대상을 평가하던 시선에서, 존재 자체를 인정하는 시선으로 옮겨간 것이죠.

Q8) 그런데 품는다는 게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닐 수도 있잖아.

그렇지요.

품는 마음이 따뜻하더라도, 때로는 해를 끼치는 것을 그냥 두면 더 큰 상처를 남깁니다.

그래서 품음에도 지혜가 필요하고, 때로는 거리를 두는 것도 또 다른 방식의 품기일 수 있습니다.

Q8-1) 너는 뭘 권하고 싶어? 뽑을 때와 품을 때 기준을 어떻게 잡아야 할까?

내 마음과 꽃밭의 건강, 두 가지를 함께 바라보면 좋겠습니다.

그 존재가 나와 다른 꽃들을 함께 시들게 한다면, 뽑아내는 것이 살리기 위한 선택이 됩니다.

하지만 단지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라면, 조금 더 지켜보며 품어볼 여지가 있습니다.

Q9) 나도 누군가에게 잡초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그렇지요.

누군가의 눈에는 내가 꽃이 아니라 거슬리는 존재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나는 오래 기다린 끝에 피어난 귀한 꽃일 수도 있습니다.

Q9-1) 내가 잡초로 보일 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해?

그럴 때는 억지로 꽃처럼 보이려 애쓰기보다,

그 자리에서 뿌리를 내리고 자기 빛깔을 지키는 게 먼저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나를 잡초라 부르던 이도 내 향기를 알게 될지 모릅니다.

Q9-2) 나를 뽑아버리겠다고 누가 덤빌 수도 있잖아.

그럴 땐 바람에 휘어지듯 잠시 몸을 낮추고,

뿌리가 깊은 나무처럼 조용히 버티는 게 좋습니다.

꽃이든 잡초든, 끝내 남는 건 뽑히지 않은 생명력이니까요.

Q9-3) 그래도 결국 뽑혀버렸다면 절망에 빠졌을 텐데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잖아.

뽑히는 건 끝이 아니라 다른 자리로 옮겨지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새 흙과 빛을 만나면 거기서도 다시 뿌리를 내릴 수 있지요.

삶은 자리를 잃는 것이 아니라, 자리를 새로 얻는 과정일 때가 많습니다.

Q9-4) 원치 않는 곳으로 간 것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뿌리를 내려보라는 의미야?

맞아요.

원치 않는 곳일지라도 그 자리에서 다시 살아낼 힘을 찾아보라는 뜻입니다.

땅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뿌리를 내리면 꽃은 피울 수 있으니까요.

Q10) 이 시는 식물 얘기 같지만 사실은 사람 얘기야. 맞지?

맞아요.

겉으로는 식물 이야기지만, 속으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와 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서로를 대하는 태도에 따라, 잡초도 꽃이 되고 꽃도 잡초가 될 수 있다는 뜻이지요.

Q11) 피카소 스타일로 이 시의 뽑으려는 시선과 품으려는 시선의 대비를 그림으로 보여줘.


#나태주 #챗GPT #AI #더블북 #나태주시AI에게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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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는 왜 그런 말을 했을까 - 서툰 말, 더 서툰 마음
강민정 지음 / 좋은땅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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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협찬을 받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매년 여름마다 너무 더워 화들짝 놀라곤 한다. 지금 한참 더울 때라 마치 한증막의 더운 열기가 대기를 가득 채운 것 같다. 이런 날은 출근하는 게 차라리 낫다는 생각을 한다. 하루 종일 시원한 에어컨 아래 있을 수 있어서다.

이렇게 더운 여름이지만, 여름에만 누릴 수 있는 기분 좋은 느낌이 있다. 바로 '청량감'이다.

파란 하늘에 나부끼는 빨랫줄에 걸린 옷들, 아이들이 만들어 내는 비눗방울, 바닷가에서 거닐고 있는 흰 원피스의 소녀. 모두 청량함의 대명사다.

이 청량감을 책으로 만들어 냈다면 <그때 나는 왜 그런 말을 했을까> 가 아닐까. 매 페이지마다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과 조심스럽게 어뤄만져주려는 다정함을 보고 있자니, 더운 여름을 식혀주는 소나기 같다.

저자 강민정 소장은 어린 시절 미국에서 자랐다가 8세에 한국으로 온 다음, 다시 유학을 떠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마음의 상처를 받은 기억도 있고,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들도 접하면서 '말'이 주는 의미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한 듯하다.

그 결과 "말은 마음의 모양을 담는 그릇이다."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문장이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다. 말을 곱게 하라는 이 격언은, 나의 내면을 바꾸기에는 어쩐지 약하다. 반면 말이 마음의 모양을 드러내는 그릇이라면, 내 마음이 미운지 고운지 알 수 있기에, 기꺼이 가꾸고 다듬고 싶어진다.

사람들은 누구나 감정을 표현하기에 서툴다. 저자는 서투름이 있어도,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만 있다면 충분하다며 괜찮다고 말해준다. 그래서 이 책은 한 권 내내, 서툰 마음으로 서툰 말을 하는 사람들을 안아주고 또 안아준다.

책의 분량도 적당하고, 글 한 편의 길이도 길지 않은 데다, 워낙 예쁜 문장이 많아서 필사하기에도 좋은 책이다.

이 책은 모든 소챕터 마다 '걸어야 길이 된다. 언어 오솔길 내딛기'라는 제목의 글이 이어진다. 각 에피소드에서 실타래처럼 엉켜있는 소통 방식을 소개하고 오솔길에서 그 매듭을 풀어가며 서로를 이해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오솔길은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만든 길이다. 발길이 뜸하면 사라져 버리므로 꾸준한 돌봄이 필요하다. 언어도 마찬가지다. 언어의 오솔길도 매일 걷지 않으면 상대의 마음에 닿을 수가 없다. 일상에서 자주 쓰고, 용기 내어 건네보면 '단단한 오솔길'을 만들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 각자가 책장 속에 묵혀둔 말들을 꺼내어 사용해 봄으로서 마음이 모양도 한결 곱게 다듬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말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 책은 관계, 경청, 솔직함, 사과와 관련된 말들이 있다고 소개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에피소드들은 결코 특이하거나 극단적이지 않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우리의 이야기 들이다.

'화를 낼 정도는 아니지만, 더 이상 길게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아' 수준의 심기 불편이 있는 정도이다.

이럴 때 우리는 더 나은 관계로 나아가지 않고 오히려 한발 물러선다. 친한 가족과 친구에게도 이런 일이 잦아지면 상처 입기가 두려워, 적당한 거리감을 더 편하게 여긴다.

그러나 이런 경우도 사실은, 상대가 서툴러 나에게 다가오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내가 먼저 오솔길을 걸어가도 된다. 상대의 말을 있는 그대로 해석할 것이 아니라, 말속에 숨겨진 진심을 발견해 보는 것이다. 그러면 나를 생각하고 걱정하는 상대의 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를 실천한 친구가 있다. 몇 해 만에 학창 시절 친구를 만난 적이 있다. 과거에도 착하고 좋은 친구이긴 했으나 그 사이 너그러움이 더 장착이 되어 있었다. 그 변화를 알려주었더니 하는 말이, "남편과 살다 보니 나도 그렇게 변한 것 같아"라고 말했다. 남편 성격이 온화하고 너그럽다며 자신도 모르게 말과 행동을 배우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 친구는 남편과 매일 말의 오솔길에서 상대를 이해하고 진심을 드러냈던 것 같다. 세월이 흐르니, 친구의 말에는 예쁜 마음이 고스란히 베어나게 되었다.

저자는 유년의 이민 생활 속에서 타인의 언어에서 낯섦을 느꼈다. 말투 너머 태도에서 '환영받지 못함'과 '다름에 대한 부정'을 느낀 것이다. 다정해 보이는 말, 무례한 말 이면에는 말의 온도가 있다. 상대를 환대하는 마음인지, 방어하는 마음인지, 어떤 신념에서 비롯된 말인지에 따라 온도가 선명하다.

이것이 비단 다른 나라에서만 느끼는 낯섦일까. 상대가 전하는 말의 온도가 냉정함을 느낄 때마다 '관계'의 바깥을 서성이는 아이가 되는 건 우리 모두 마찬가지일 것이다.

저자는 '말'을 조심하고 '침묵'을 택하면서도 상대의 진짜 마음을 알아가려는 노력을 해 왔다. 그 결과 '태도에는 진심을 담되, 표현은 단정하고 따뜻하게 전해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진심을 못 알아차려도 안 되고, 과하게, 혹은 무심하게 표현에서도 안 된다.'라고 말한다. 이건 한국인에게 특별히 더 요구되는 자세가 아닐까. 누구보다 정이 많고, 남몰래 도와주면서도, 앞에서는 무심한 척하기도 하고 반대로 말하기도 하니까. 그래서 드라마에 나쁜 남자로 보이지만 츤데레 캐릭터가 그렇게 인기를 끄는 것이리라.


우리는 종종 상대의 가시 돋친 말을 들을 때도, 무례함을 접할 때도 있다. 그때 저자는, 정면으로 부딪치기보다는, 물처럼 부드럽게 흘러가는 법을 배우자고 했다. 상대의 의도는 모른 척, 맑은 눈빛으로 순수한 믿음으로 가득 찬 눈빛을 건내라고 조언한다. 그러면 상대가 자신의 악의를 부끄러워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상대가 잘못된 말을 해도 빠져나갈 수 있는 출구를 남겨두는 방법이다.

이런 순진 무궁한 대응은 날카로운 칼날보다 더 강력한 힘을 지닌다.

그래도 상대가 계속 무례함을 행하면 어떻게 할까? 그럴 때 저자는 마음 질이 안 좋으면 알아차리면 된다고 말한다.

"상대를 지혜롭게 알아봤다면 스쳐갈 결단도 우리 어른의 몫이다."라고 덧붙인다.

저자의 가르침이 참으로 현명하다. "저 사람은 나이를 어디로 먹었나 몰라.", "아직도 철이 안 들었네."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분에 차서 괜한 감정적 대응을 할 필요가 없다. 나도 언젠가 이런 일이 생기면 "설마, 이런 의도는 아닌 거죠?"라는 맑은 눈으로 질문을 하련다. 그래도 여전하면 어른스럽게 나의 친분 명단에서 그 사람을 지워버리면 그만이다.


언젠가 배우 윤여정 선생님이 인터뷰에서 김고은이 급히 다가오지 않아서 좋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대배우에게 친근하게 다가온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어려운 고비를 겪어온 분이라, 이렇게 다가온 사람들의 미소 속에 숨겨진 마음을 쉽게 파악했을 수도 있다. 그런 와중에 멀찍이서 천천히 다가온 김고은의 속도가 얼마나 반가웠을까.

반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말을 함부로 하면서 자신은 격이 없고 솔직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저자는 신회는 천천히 익어야 깊은 향을 낸다고 했다. 상대의 마음에 물 한 방울 스며들지 않았는데, 혼자만 취한 태도는 경계를 넘은 침범일 뿐이다.

'격없음'이야 말로 서로의 온도를 맞춰야 한다. 상대는 아직 차가운 물인데, 혼자 끓어서 들이부으면 상대가 놀랄 수밖에 없다. 반면 언제 만나도 늘 거리를 두는 모습이면, 나와 친분을 가질 생각이 없나 보다라며 실망하게 된다. '적당히'라는 말이 생각보다 어렵다.

다행히 저자는 사람과 대화를 나눌 때, 한 가지 솔루션을 알려준다. 언어학자 마셜 로젠버그는 듣기를 할 때 상대의 말을 '부탁' 혹은 '고마움' 둘 중 하나의 감정으로 해석에 보라고 했다. 거기에 저자는 '상대의 불안'의 감정까지 해석해 보라고 권한다.

예를 들자면, 남편이 부인에게 꽃 선물을 했을 때, 쓸데없는 걸 사 온다고 말했다고 가정하자.

  • 부탁의 언어로 바꾸면, "이런 거 안 챙겨도 충분해. 자기 돈 버느라 힘들 텐데 걱정돼서 그래. 이 돈 잘 모아두면 좋겠다는 뜻이야."

  • 고마움의 언어로 바꾸면, "돈 벌고 일하느라 힘들 텐데 생각해 줘서 고마워. 그 마음이 고맙고 미안해서 그래"

당장 활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들을 때는 '부탁', '고마움'의 표현으로 번역해서 듣고, 말할 때는 '부탁', '고마움'이 드러날 수 있도록 말이다.

말 습관을 가꾸는 또 다른 해법도 제시한다.

  1. '왜'라는 날카로운 바람을, '어떻게'라는 봄바람으로

  2. '못'이라는 벽을, '가능성'이라는 창문으로

  3. '문제점'이라는 그림자를, '개선점'이라는 빛으로

어쩌면 말을 이렇게 예쁘게 적는지, 필사하기 좋은 책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이 책의 마지막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마음에 와닿아서 옮겨 적어 본다.

우리는

아직도

'어른이 되어가는' 중이다.

그만큼

말도

함께 자라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지치기 쉬운 무더운 여름, 휴가철에 읽으면 좋을 책이다.

짜증을 멀리 보내고 따듯함이 몽글몽글 배어 나오게 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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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유산 1 빛소굴 세계문학전집 6
찰스 디킨스 지음, 이세순 옮김 / 빛소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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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을 가리지 않고 읽던 내가, 자꾸만 거르게 되는 장르가 생겼다. 한국 현대 소설이다. 점점 더 지나치게 사람을 궁지로 몰아가는 스토리 때문에 페이지를 넘기기 힘들어서다.

영화에서는 더 심하다. 얼마 전 모처럼 넷플릭스에 올라온 한국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인기순위 2위라고 해서 별생각 없이 보는데, 잔인한 장면,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음향, 극악으로 치닫는 분위기 때문에 겨우 끝까지 봤다.

남들은 재미있다고 잘들 보지만, 나는 지나치게 사람을 자극하는 책이나 영상물은 보기 힘들어한다. 문제는 나는 그 자리에 머물고 있으나, 작품들은 점점 강도가 세지다 보니 더욱 격차가 벌어지는 기분이다.

그러다 오랜만에 고전을 읽었다.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이다. 워낙 유명한 책이라 읽지 않아도 읽은 것 같은, 영국 고전의 대표적인 책이다. 몇 페이지 읽지 않았는데 숨통이 트인다. 자극적인 소설, 영화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 되다 보니, 고전이 주는 편안함이 이렇게 좋은지 이전에는 미처 몰랐다. 자그마치 400페이지 가까운 두께의 책이 두 권이나 되는데도 지루할 틈 없이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찰스 디킨스의 명성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유려한 텍스트를 읽다 보면 마치 보고 들리는 것처럼 살아 움직였다. 빛소굴 출판사의 매끄러운 번역도 크게 한몫을 했겠지만, 찰스 디킨스의 필력이 대단하긴 했다. 거기에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다 보니 모든 장면이 생생하게 눈에 그려진다. 도무지 지루한 페이지가 없다.

찰스 디킨스(1812~1870)는 빅토리아 시대에 영국을 대표하는 소설가이다. 디킨스는 고작 열두 살 때 아버지가 빚으로 수감되는 바람에 구두약 공장에서 하루 열 시간 동안 노동에 시달렸다. 이때 경험이 그의 작품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청소년기부터 고전을 읽으며 문학에 눈을 떴고, 신문 생활을 할 때 경험은 관찰력과 식견을 더했다. 그 후 올리버 트위스트, 크리스마스 캐럴, 데이비드 코퍼필드, 두 도시 이야기, 위대한 유산 등의 작품들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그의 소설 모두가 뛰어나지만, <위대한 유산(1861)>은 그중에서도 특별하다. 문학성, 보편성, 통찰력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이 중 나는 '보편성'에 주목한다. 어느 시대에 읽어도 그 시대를 반영해 줄 수 있어서다.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모습이 현대의 창작물보다 훨씬 더 우리의 모습에 가깝다. 이래서 고전은 영원한가 보다.


<위대한 유산>은 1,2권 합해서 3부 5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3부에 걸쳐 주인공 핍의 성장을 다룬다. 그렇다고 단순한 성장 스토리가 아니다. 주변인들 역시도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몇 명은 변화를 거듭한다. 독자는 전체 등장인물을 통해 우리들의 본성과 욕망을 투영해서 볼 수 있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은 많으나, 세월을 넘나들으며 촘촘하게 서로 관계를 맺게 된다. 마치 퍼즐의 조각조각을 맞추는 기분이다. 그래서 일부 추리소설의 성격을 띠기도 한다.

책의 대략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은 어려서 부모님을 여의고 나이차가 많이 나는, 누나 '가저리 부인'과 대장장이 매형 '조 가저리'의 손에 자란다. 가난한 계급이었던 핍은 어느 날 마을의 유지, '미스 해비셤'의 집에 출입하게 된다. 미스 해비셤은 부유한 상속녀로 어떤 남자에게 속아서 돈을 바치다가 결혼식 날 남자가 나타나지 않아 그 충격으로 집 안에 칩거한다. 그 후 평생을 남자들에 대한 복수를 위해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녀는 남자들에 대한 복수를 위해 에스텔라를 양녀로 삼는다. 에스텔라는 상당히 아름답지만 교만하고 냉정하게 자란다.

한편 핍은 어느 날 익명의 부자에게 막대한 상속을 받게 되었다는 소식을 받게 된다. 핍은 미스 해비셤이 자신에게 상속을 했을 것이라고 추측을 하였고, 아름다운 에스텔라의 사랑을 얻게 될 날을 꿈꾸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미스 해비셤은 핍의 착각을 고쳐주려 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가 오해하도록 유도했으며, 에스텔라 역시 그의 관심을 밀어내지 않고 허황된 꿈을 꾸도록 여지를 주어서다.

상속을 받은 핍이 착실히 배워 진짜 신사가 되면 좋으련만, 런던에서의 생활은 사랑에 대한 열병, 방탕한 신사 생활을 하며 빚을 진다.

소설 중반을 훨씬 넘어서야, 핍은 누가 자신에게 상속을 해 주었는지 알게 된다. 어릴 때 우연히 도와 준 탈옥수 프로비스였다. 마치 키다리 아저씨처럼 프로비스는 핍이 '신사'로 살 수 있도록 도와주며 스스로 핍의 양아버지임을 자처한다.

비로소 현실을 자각하게 된 핍은 자신을 진짜 아껴주는 사람이 누구인지, 누가 존경하고 믿을만한 사람인지를 깨닫게 된다. 미스 해비셤과 에스텔라를 찾아가 상처 입은 자신의 마음을 보여주면서 이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넨다. 미스 해비셤은 다행히도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닫지만, 에스텔라는 여전히 오만했다.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라는 핍의 말을 무시한 채 불행한 결혼의 길로 걸어간다.

프로비스가 죽을 때 핍은 그의 사랑에 대해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을 느끼게 되고, 병마와 싸울 때 매형 조의 헌신으로 다시 태어난다. 이후, 청춘을 함께 한 친구 허버트와 건실한 삶을 살면서 자신의 삶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법을 배운다.

전체 스토리는 절대 단순하지 않다. 등장인물들이 오랜 세월을 두고 서로 촘촘하게 엮여있다. 아침 드라마에서 한정된 배우로 스토리를 꼬아내듯, 인물 간 지나치게 관련성이 높은 면도 일부 존재하지만, 그래서 각자의 서사가 빛을 발하는 것도 사실이다.

고전답게 사랑과 증오, 믿음과 배신, 음모와 복수, 득죄와 응징, 은혜와 배은, 화해와 용서가 모두 담겨 있는 소설이다.

핍이 받은 '위대한 유산'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돈?

결코 아니다. 오히려 돈은 그를 방탕한 삶으로 이끌었다.

돈을 모두 잃었을 때, 비로소 그는 '위대한 유산'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자신이 잘못을 반성하고 자신을 위해 헌신하는 탈옥수 프로비스.

너그러운 품성과 자애로움을 지닌 매형 조,

늘 한없는 지지를 보내는 친구 하버트

이들을 통해 핍은 다시 태어난다. 이러한 정신적 자각이야말로 '위대한 유산'이다.

핍이 신사가 되기를 바랐던 프로비스, 핍이 신사가 되었다며 좋아했던 조.

이들이야말로 진짜 신사였던 것이다.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 은 인간의 보편성이 무엇인지, 작품의 보편성이 어떤 것인지 보여준다. 그래서 언제 읽어도 지금 우리의 이야기 같은, 고전 같지 않은 고전이다.

무더운 여름,

핸드폰은 잠시 내려놓고,

투명하고 순수한 영혼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청량한 햇살 아래 반짝이는 분수대 앞에 앉아 있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음을 자신해 본다.

ps. 고전 문학은 번역에 진심인 경우가 많다. 빛소굴 출판사도 마찬가지다. 이세순 교수님의 정성어린 번역 덕분에 마치 영화를 보듯 책을 읽었다. 고전을 읽는 재미를 더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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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아끼며 살아라 - 나태주 시인이 들려주는 가장 소중한 말
나태주 지음 / 더블북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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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받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이 듦.

이 단어 하나를 가지고 과학에서는 노화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고 있고, 심리학에서는 생애 주기에 따른 행복지수를 찾거나 노인의 감정 변화를 연구하고 있다. 의학에서는 남은 생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고, 금융과 경제에서는 기대 여명 기간 동안 어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한지를 연구한다.

이런 모든 것들을 종합해서 돈, 건강, 관계, 활력 등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으나, 가장 중요한 건 '나를 다스리는 마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늘 한다.

밀라논나님, 나태주 시인, 김형석 교수님, 이근후 교수님, 양순자 선생님 등

이분들의 글을 읽으면 늘 마음이 평화롭고 넉넉해진다.

청년 이상의 열정을 안고 살고 있으면서도, 우리를 감싸는 듯한 부드러움은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매년 늘어나는 숫자 "1"의 가치가 얼마나 큰지를 제대로 알고, '나이 듦'을 제대로 받아들인 진짜 어른의 모습인 것 같아 늘 본받고 싶어진다.


나태주 시인의 <너를 아끼고 살아라>는 '어록 성격'이 있는 책으로, 그동안 함께 일해 온 에디터가 자그마치 한 해 동안 손수 나태주 시인의 말과 글을 찾아내어 다듬고 편집해서 만든 책이라고 소개한다. "이렇게 사람은 혼자의 힘으로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인가 싶습니다."라고 말하는 나태주 시인님의 마음이 참 예쁘다. 그리고 그 많은 방송과 글에서 나태주 시인의 예쁜 문장을 골라서 이렇게 책으로 만든 분께도 감사하다.

여러 곳에서 나태주 시인의 문장을 가져왔으나, 신기하게도 책 한 편이 물 흐르듯 흘러서 마치 한 권의 시집 같다. 짧으면 반 페이지, 길면 두 페이지 남짓한 글들로 구성되어 있으나 이질감이 전혀 없으며, 긴 글조차도 시의 운율이 느껴진다. 어록의 성격이 있다고 했으나, 다른 어록집은 아포리즘 명언처럼 간결하고 압축적으로 표현했다면, 이 책은 마음으로 스며들게 해 주어서 잔잔한 여운이 남도록 해 준다.

차례만으로도 마음을 따뜻하게 적셔 줄 정도다.

  • 자기를 사랑하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세요.

  • 인생의 가로등이 켜지는 시간

  • 사랑은 매번 서투르고 짝사랑이며 늘 첫사랑입니다.

  • 너를 말해주는 것들

  • 마음속에 봄을 간직하면 반드시 봄이 찾아옵니다.

  • 오늘 하루도 잘 살았다.

  • 나로 시작해서 너로 넓어지는 사람이 되기를

  • 희망이 있는 사람은 살아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이 중에서 "오늘 하루도 잘 살았다." 이 말이 왜 이렇게 뭉클하던지. 너나 할 것 없이 힘들다고 아우성치는 세상에서, 오늘 하루 치의 무게를 묵묵히 잘 감당해낸 사람이 비로소 휴식을 취하며 한 말 같아서다. 그래, 우리는 늘 오늘 하루를 잘 살았고 내일 도 잘 살 텐데, 왜 이렇게 걱정 속에 자신을 밀어 넣을까.

자기 전 자신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자. "오늘도 고이 많았습니다. 하루의 무게를 잘 견뎌낸 나에게 기특하고 대견하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러면 책 속에서 보석 같은 글을 찾아 나서 보자.


"좋아하는 일을 하라"

잘하는 일을 하면 자존심이 높아지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면 자존감이 높아집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내가 잘하는 일을 하기에는 한없이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남들처럼 타고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중요한 것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남을 의식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남과 비교하거나 경쟁하지 마세요. 누라 뭐라 해도 묵묵히 내가 가고 싶은 길을 가면 됩니다. (p18)

"저 사람은 재능이 있고, 나는 없어서"라는 말이 흔하다. 그러나 나태주 시인은 재능이란 잘하는 능력만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능이 아니라, 진심으로 좋아하고 즐기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것이 바로 '열정'이며 열정이야말로 성공의 문을 여는 비밀 열쇠하고 했다.

그 사이 펴낸 시집만 200여 권이 넘었으니, 묵묵히 가고 싶은 길을 간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까. 지금은 베스트셀러 작가지만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출판사의 거절도 밥 먹듯 당했고, 자비 출판을 하기도 했다. 헤르만 헤세 역시 젊은 시절 출판사로부터 끊임없이 거절당했다.

자존심은 남들과 비교하며 생기는 우월감이고, 자존감은 스스로를 높이고 존중하는 것이라고 했다.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갈고닦았기에 좋아하는 일도 꾸준히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너는 별이다

남을 따라서 살 일이 아니다

네 가슴에 별 하나

숨기고서 살아라

끝내 그 별 놓치지 마라

네가 별이 되어라

나태주 시인은 이 책에서 삶을 세 가지로 구분했다.

"살아지는 삶, 살아가는 삶, 살아내는 삶"

이 중에서 가장 나쁜 것은 살아지는 삶이라고 했다.

힘들면 한 발짝 내딛고 쉬어가며 살아내라고 했다. 살아내는 삶은, 삶이 축복이고 아름다움이며 눈부신 것임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이 삶을 끝까지 잘 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번 생은 망쳤다고 좌절하거나 실망하지 마세요. 기회를 놓쳤다고 슬퍼하지 마세요.

버스를 놓쳤다면, 다음 버스가 반드시 옵니다. 다음에 오는 버스가 더 좋을 수 있습니다."

나를 믿고 나를 아끼고 나를 사랑하는 말이 묵직하게 와닿는다.

나태주 시인은 두 번, 큰 변고를 겪는다. 한번은 중학교 2학년 시절 사고로 한쪽 눈알이 튀어나와서 수술을 한 적이 있다. 실명의 위험에서 겨우 벗어났다. 또 한 번은 쓸개가 파열되어 의사들도 가망이 없다고 했으나 이겨냈다.

"살아 있으니 아픈 거야, 아프니까 나는 또 살 수 있다"라며 상황을 긍정적으로 이겨내려 했다. 신기하게도 그 이후부터 작품 활동도 더욱 활발해지고, 책을 찾는 독자도 늘었다고 했다. 두 번의 죽을 고비 후 세상이 천국 같고 세상 사람들이 천사와 같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이 책에서는 죽을 고비라고 스쳐 지나가고 있으나 <약속하건대, 분명 좋아질 거예요>에서는 좀 더 자세히 설명한다. 급성 췌장염으로 쓸개에 생긴 결석이 췌장염을 일으켰고, 내장 지방을 녹여 배속을 비누 덩이처럼 단단하게 만들어 목숨이 위태로웠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시인님을 둘러싼 사람들의 간절한 소망이 모여 자신이 살아나게 되었다고 설명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시인님이 이런 순간조차도 아무런 원망 없이, 고맙고 감사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니 고운 사람이 주변에 넘쳐나는 구나로 느껴졌다.

이때 시인님은 특별한 것에 의미를 두지 말고, 가까운 것, 평범한 것에 관심을 주면 삶이 재미있어진다고 했다.


<너를 아끼며 살아라>에서는 나태주 시인님의 대표작, [풀꽃]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나 같은 경우, 책을 그렇게 좋아하면서 가장 읽지 않는 분야를 고르라면 '시'이다. 천 페이지 가까운 벽돌 책, 머리를 지끈 아프게 하는 철학이나 과학 책은 꾸역꾸역 읽어내면서, 짧디짧은 시집에는 영 손이 가지 않았다.

그런 내가 아직도 소중하게 기억하는 시집이 바로 나태주 시인의 <꽃을 보듯 너를 본다>이다.

이 시집에서 모든 이들의 사랑을 받는 [풀꽃 I ]를 만났다.


풀꽃 I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이 시를 다시 만나니 무척 반가웠다. 며칠 전 집 근처 산책길에 들풀들이 피어 있었다. 들풀들은 쪼그리고 않아서 가까이에서 보거나, 멀리서 다른 풀들과 어우러짐을 보게 된다. 화려한 꽃들은 단박에 눈을 사로잡지만, 시선을 오래 붙드는 건 들풀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볼수록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존재가 바로 '나'라는 말이 참 좋다.

풀꽃은 모두 세 편이다. [풀꽃 I] 은 초등학교 교사 시절, 유독 말을 듣지 않고 예쁘지도 않고 사랑스럽지도 않은 아이들을 보면서 쓴 것이라고 했다. 예쁘고 사랑스럽게 보려고 말이다. 너무 솔직해서 웃음이 나왔다.

[풀꽃 2]는 인간관계에서 필요한 관심의 과정을 그리고 있고 사랑의 비밀을 다룬다.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까지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풀꽃 3]은 엄마를 잃은 손자를 응원하고 위로하기 위해 지은 시이다.

기죽지 말고 살아봐

꽃 피워봐

참 좋아

이외에도 좋은 글이 많다.

오늘 하루 지쳤다면, 이 책 한 권으로 위로를 받기를 바래본다.

마치 풀꽃 속에 와 있는 기분이 들 테니까.


- 좋은 글귀를 찾아 -

시골에서 살면서, 자동차도 없고, 평생 초등학교 교사를 하면서 시를 쓰고 살았으니, 누가 보더라도 여지없이 마이너리그 인생을 산 셈입니다. 하지만 나는 누구보다 행복합니다. (p204)

독일 시인 괴테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고, 방향이다.' 속도가 중요한 이유는 상대를 이겨야 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경쟁자가 없는 경기에서는 목적지를 향해 올바르게 달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가 바라보는 곳은 어디인가. 그곳을 향해 묵묵히 달려가길 바랍니다. (p212)

우리가 '안다'고 말할 때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지식으로 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행동으로 '할 줄 안다'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아는 사람이 되려면 단순히 지식으로 아는 것이 아니라, 행동과 생활 속에서 그 지식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p218)

성공이란 자기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내어 그 일을 평생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청소년 시절에 꿈꾸었던 자기를 늙은 나이에 만나는 것,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성공입니다. (p221)

아홉 번 실패했다면, 아홉 번 시작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열 번째 시작을 망설이는 걸까요? 아홉 번 실패했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아홉 번이나 시작했다는 의미입니다. 이를 통해 아홉 가지나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교훈을 얻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다음에 다시 시도하면 더 크게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자신을 믿으세요. 인생은 '이렇게 하면 안 된다'라는 것을 배우고 깨닫는 과정이랍니다.

앤절라 더크워스의 <그릿>은 법 벌이를 세 가지로 설명합니다. '생업'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입니다. '직업'은 특정한 역할이나 직위에 대한 뚜렷한 인식을 가지고 일하는 것을 말합니다.

'천직'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단순한 생계수단이 아니라, 더 큰 목적이나 소명 의식을 가지고 수행하는 것입니다. 열정과 근기로 소명의식을 갖고 일할 때, 즉 '천직'에 종사할 때 더 큰 성공을 할 수 있습니다. (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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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 코드: 더 비기닝
빌 게이츠 지음, 안진환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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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소스 코드 : 더 비기닝'이다.

왜 회고록 제목을 '소스코드'로 지었을까? 소스 코드란, 컴파일을 하기 전, 코딩을 한 프로그램을 말한다. 컴퓨터가 알아들을 수 있는 명령어들의 집합이다. 그가 IT업계의 살아있는 신화라서 이리 지었을까? 나의 상상력을 동원해 보자.


빌 게이츠는 그의 어린 시절부터 대학시절의 마이크로소프트 창립 시기 직전까지를 다루는 이번 회고록을 시작으로 앞으로 두 권의 회고록을 더 낼 것이라고 한다. 두 번째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운영하던 시절을 다루고 세 번째는 게이츠 재단과 현재의 활동을 조명할 것이라고 했다. 빌 게이츠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그의 이 세 가지 기간이 주는 의미와 각 구간에서의 그의 행보가 다르다는 것을 알 것이다.


프로그램의 주기를 소스 프로그램을 짜서 디버깅을 마치고 마침내 컴파일을 해서 실행파일로 만들어 릴리즈하기까지로 볼 때, 첫 시작은 역시나 소스 코드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그의 회고록 1편을 소스 코드로 짓지 않았을까 추측했다. 아울러 그의 두 번째, 세 번째 회고록의 제목도 궁금해진다.

빌 게이츠의 생애는 워낙 유명하지만, 잠시 정리해 보자.

어린 시절 수학에 크게 재능이 있었고, 13살에 컴퓨터 프로그래을 접했고 BASIC으로 코딩을 시작했다. 하버드에 입학했으나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중퇴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1975년 폴 앨런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를 설립하고, IBM과 계약을 맺은 후 MS DOS 운영체제를 개발한다.

1985년에는 윈도우 1.0을 출시하고, 이후 윈도우 95,98,XP 등을 차례로 성공하여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성장시킨다. 90년대 중반 드디어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가 되고 이후 세계 부자 순위에 늘 이름을 올렸다. 그러다 아내와 함께 빌 & 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설립한다. 이후 빌 게이츠의 이름은 질병 퇴치, 교육, 기후 변화 등 여러 분야에 이름이 등장한다. 2008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난 후 자선 사업에 더욱 집중한다. 코로나 때는 백신 개발에 지원하는 것으로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이 책은 거의 500페이지에 육박한다. 빌 게이츠의 회고록 중 20대 초반까지를 다루는 만큼 그 내용도 상당히 세세하다. 어렵지는 않지만 IT 용어도 상당히 많이 나오기 때문에 IT를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 읽을 때 용어에서 오는 거리감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전체 큰 흐름을 잡기에는 독서력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크게 개의치 말고 읽기를)

하지만 읽어나가다 보면, 보통의 집의 여느 꼬맹이와 다를 바 없는 모습에 미소를 짓게 되는 부분도 많다.


그의 어린 시절이 아닌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하므로, 그의 집안에 대한 뿌리와 가정 분위기를 제대로 알 수 있다. 어떻게 이렇게 어린 시절을 다 기억하는지 궁금했는데, 책의 맨 뒤 '감사의 말'을 보니 이해가 갔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의 말과 기록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추적했던 것 같다.

재미있는 점은 시중에 빌 게이츠를 중심으로 한 책들이 많다 보니, 그런 책도 찾아본 듯했다. 자신을 다룬 책을 통해 다시 자신의 과거를 회고하기도 했고, 어떤 문장에서는 그런 책들의 해석을 수용한 부분도 있어서 흥미로웠다.


변호사 아버지, 기업이사이자 자선가 어머니 아래 자란 것은 유명하다. 빌 게이츠가 기억하는 부모님은 그리 극성스럽지 않은 다정하신 분들이다. 이분들이 가지고 있는 사회 기여/봉사 정신을 빌 게이츠도 자연스레 물려받지 않았나 한다.


한편으로는, 참 키우기 힘든 아이였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주로 수학영재로 분류되는 아이들은 학업적 성취는 뛰어나지만 예민한 구석도 많고 사회성도 뒤늦게 발달되는 경우도 많다. 생각하는 방식도 남다른 편이고. 빌 게이츠도 그런 아이였던 것으로 암시되는 부분이 많은데 부모님이 나름 현명하게 키워주신 것으로 보인다.

좋은 교육 환경에서 자랐고 컴퓨터에 관심이 높다 보니 자연스레 그의 영재성으로 인한 장점을 키우고 부작용은 최소화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빌 게이츠가 스스로에 대해 "부유한 미국에서, 백인 남성에게 유리한 사회에서 백인 남성으로 태어났다는 것은 일종의 출생 복권에 당첨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라고 말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너무도 이해가 간다.

여기에 적절한 타이밍이라는 운이 따랐다고도 말한다. 열세 살에 프로그래밍을 시작했을 때, 대형 컴퓨터에 접속할 흔치 않은 기회를 얻었고, 수학 재능을 일찍 깨달은 것도 큰 전환점이라고 했다. 올바른 답은 항상 존재하므로 찾기만 하면 된다는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날이었다면 자폐 스펙트럼 진단을 받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부모님에게는 아들이 왜 특정 프로젝트에 집착하고, 사회적 신호를 포착하지 못하며, 때로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지 못한 채 무례하거나 부적절하게 구는지, 그 이유를 파악할 수 있는 지침서나 교재가 없었다. - 중략 - 내가 아는 것은 부모님이 나에게 필요한 지원과 압박을 적절히 조화시켜, 정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지와 사회적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는 사실이다. - 후략-"


확실히 '회고록'이 전해주는 빌 게이츠는 제3자의 눈으로 전하는 빌 게이츠와 많이 달랐다. 다른 책에서는 빌 게이츠의 성공을 주로 다루고, 그 성공의 원인을 분석하거나, 그가 미지는 사회적 영향을 주로 다루고 있다.

반면 이 책은 인간적인 빌 게이츠를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다. 그의 우수한 두뇌, 끈질긴 노력, 엄청난 성공을 크게 과시하고 있지 않고 있다. 그래서 예상치 못한 '웃음'을 안겨주기도 했다. "뭐야, 이 옆집 컴퓨터 덕후 같잖아?" 이런 느낌이랄까?

그를 신화 속 영웅으로 만들지 않아 괜히 반가웠다. 아마도 그동안 읽은 책에 등장한 빌 게이츠와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이야기 때문에 그를 지나치게 특별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내가 어릴 때는 위인전이 많았다. 지금은 위인전에 새롭게 등장하는 '위인'은 없다. 대신 유명인들의 '회고록'이 생겨났다. 나는 회고록을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어서 그동안 거의 읽지 않았다. 보통의 회고록은 직접 쓰지 않고 대필 작가가 써 주는 경우도 많아서다. (김구선생의 <백범일지>도 회고록 성격이 강한데, 이 책은 예외다. )

그러나 빌 게이츠의 회고록은 솔직히 감탄을 했다. 이렇게까지 자신의 과거를 추적한 경우가 있을까 싶다. 몇 백년 정도 지나면 빌 게이츠의 회고록은 IT 역사의 기록물로 남을 수도 있겠다 싶다.

* 리뷰와 상관없는 추가 글 


빌 게이츠의 사례는 여러 책에서 서로 다른 시각으로 인용된다.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에서는 1만 시간의 법칙과 좋은 운이 결부된 사례의 대표주자로 언급한다.


[책] 아웃라이어 


대니얼 마코비츠의 <엘리트 세습>을 포함한 능력주의를 다루는 책에서는 오늘날 근면한 부자들의 전형을 '빌 게이츠'로 보고 있다. 그만큼 그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어쩌면 빌 게이츠의 사회적 영향에 대한 논문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봤다.


[책] 엘리트 세습

나에게도 마이크로소프트가 주는 의미는 크다. 가장 먼저는 90년대 초반 대학시절, 나만의 개인용 PC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대학시절에 DOS 환경에서 아래한글로 리포트를 냈는데, 취업을 하니 윈도우 환경에서 오피스를 사용하게 되었다는 점도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 무렵 네이버나 카톡은 있지도 않았다.

IBM에 몸담고 있을 때 글로벌 기업으로 위상을 떨치고 있었으나, 점차 마이크로소프트가 공룡(IBM)을 물리쳤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이후 급 성장하는 거대 글로벌 플랫폼들의 각축은 마치 현대판 삼국지를 거쳐 춘추전국시대를 보는 것 같았다. 그러다 읽은 <거의 모든 IT의 역사>에서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의 본격 삼파전을 다루어주어 흥미로웠다.


[책] 거의 모든 IT의 역사


세월은 흘러, 이제 세게는 네 개의 거대 기업인 구글, 애플, 페이스북(이제는 메타), 아마존으로 정리가 되었다. 이들이 잠식한 세상이 워낙 거대해서 새로운 플랫폼 기업이 생겨나기란 불가능해 보였다. 과거의 거대 IT기업은 자신만의 영역에서 자리를 지키는 것으로 만족하리라 여겼고 마이크로소프트도 빌 게이츠가 떠난 후 이제 고인물이 되지 않을까 했다.


[책] 플랫폼 제국의 미래 


그런데 웬걸, 구글이 독보적인 1위라고 생각했던 검색시장에서 Open AI의 등장으로 마이크로소프트가 화려하게 다시 부활했다. 거기에 아마존에게 이미 넘어갔으리라 여겼던 클라우드 시장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만치 않게 추적하고 있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한번 쇠락의 길을 걸으면 쉽게 왕좌의 자리를 다시 차지하지 못했으나, 미국의 거대 플랫폼 기업들은 쉽게 '망'과 '쇠'의 길을 가지 않고, 끊임없이 부활에 부활을 거듭하고 있어서 상당히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여전히 굳건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소스코드 #소스코드더비기닝 #빌게이츠 #빌게이트회고록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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