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 웅게러 작품은 몇년전 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었는데 당시 접했던 책이 [달사람]이었다.
그림과 내용이 좀 특이하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왠지 자꾸 생각나는 그림책이라 그후
몇 작품을 더 찾아본 기억이 난다. 그래서 봤던 것이 [꼬마구름 파랑이], [곰 인형 오토] 였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 작가, 왠지 철학이 있네.. 그런 생각을 했나 보다.
단순하고 간단한 그림 속에 깊은 뜻을 많이 내포하고 있어서..
(물론 그런 의미에서 아이들이 보고 보고 또 보는 그런 그림책은 아닐 수 있으나, )
말그래도 많은 [생각거리]를 안겨다 줄 수 있는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당시 제일 마음을 당긴 책은 [곰 인형 오토]였다.
유대인과 독일인의 우정을 다룬 주제인데, 토미 웅게러가 살아온 환경을 몰라도,
왠지 저자의 어린 시절에 겪은 일을 모티브로 그린 그림책이 아닐까 하는 강한 생각도 들었다.

최근, 다시 이 작가를 찾으며 작가가 살아온 환경을 보니,
프랑스 인으로 태어나서 어린 시절 독일의 점렴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세계대전 전쟁의 폐해를 고스란히 겪은 탓에 학교도 제대로 졸업을 못했고
따라서 작가 데뷔도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데뷔 이후 어른의 편협된 시각이 다양한 소재를 통한 독창적 그림책을 그려왔고,
왕성한 활동력으로 인해 거장의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다.

앞서도 말했지만, 반전이 있고 유머가 있는 토미 웅게러 작품들은 모든 아이들에게 환영을 못받을 수 있다. 하지만, 토미 웅게러 책은 한 권 한 권 아이 스스로 기존의 관념을 탈피하게 해 주는 그 무언가가 있다.
스폰지 처럼 쭉쭉 빨아들이는 어린 아이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 때
한 권씩 접하게 해 주면 좋을 책들이다. 아마 토미 웅게러 작품을 쭉 접하다 보면 왠만한 철학동화보다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 않을까?
 

* 꼬마구름 파랑이 
- 2006리뷰-
울 아들이 이 책을 보자 대뜸.. "이 사람 그림은 투명해.." 이럽니다.
보니 토미 웅거러 작품입니다. 달사람을 그렸었죠..
정말.. 달사람이나 파랑이나 투명합니다.
달사람은 처음부터 사람을 의심하고 미워하는 사람의 습성을 이야기 했었는데..
파랑이는.. 세상을 보듬어 주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 두 작품 모두 꼬마철학자 책을 보는 듯 합니다.
초반 비를 내리는 데 관심도 없는 파랑이 이야기는 재미있었는데,
서로 색이 다른 사람들끼리 싸우는 장면에서는 사실 좀 끔찍했습니다.
그런데 파랑이의 비로 모두 같은 파랑색이 되자 행복해 하는 장면에서는
그 느낌이 배로 증가합니다..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크게는 전쟁.. 작게는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
그게 모두 약간씩 틀린 색의 마음을 가져서가 아닐까요?
울 아이가 파랑이 처럼...틀린 색의 사람들을 모두 한데 모아 주는...
그런 아이로 자라면 좋겠습니다.  

 

* 모자
- 2006 리뷰 -
토미 웅거러가 갈수록 좋아 집니다..
이번이 4번째인데 참으로 읽으면 읽으수록.. 토미 웅거러 작품은 무언가 깊은 맛이 느껴집니다.
이번 모자는.. 모자로 인해 행복해 지는 사람 이야기 입니다.
불쌍하고 가난한 병사 바도글리오가 어디선가 날아온 모자로 계속 행운을 거머집니다.
하지만 제가 볼 때는 그 행운은.. 바도글리오의 용기를 일깨워줬을 뿐..
바도글리오가 직접 수행해서 얻은 것으로 보여요..
약간은 익살스러운 그림.. 그리고 마지막 장면과 첫 장면의 만남...
마지막 바도글리오가 공주와 결혼을 하고 차를 타고 떠나는 장면에서 모자가 날아가게 되거 든요..
그리고 자세히 보면.. 그 모자 아랫쪽에 물에 빠져 허우적 대는 한 사람이 자그맣하게 보입니다.
아마도 그 물에 빠진 사람이 이번엔 행운을 하나씩 가져가겠지요?
우리 아들과 아주 재미있게 봤답니다. 
 


* 곰 인형 오토
- 2007 리뷰 -  
세상에나.. 아이들 책에서 이런 주제를 찾다니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전쟁이 배경에 깔리고 주요 인물 3중
하나는 독일인, 또하나는 유태인, 또하나는 곰인형 오토입니다.
유태인 학살, 미국의 참전 등이 책을 읽어 나다가 보면 나옵니다..
많은 여과를 한 것이 아니다 보니.. 전쟁의 느낌이 바로 느껴집니다.
읽는 내내 성현이도 비장한 표정입니다.

오토의 변화는 새 곰인형에서 점점 망가져 가는 모습도 전쟁이나 세계의 변화를 의미하는 듯 합니다.
미국 병사가 총을 맞는 장면에서 오토가 먼저 총을 맞게 되는데 그 구멍은..
왠지 유대인의 별표가 연상이 됩니다...

마지막 우연히도 죽은 줄 알았던.. (공습으로 독일아이는 죽었는 줄 알았지요. 유태인 다비드는 더 당연히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
2아이가 할아버지가 되어 만나고 오토도 근사한 모습으로 바뀌게 됩니다.
전쟁은 끝났고 화해의 장면이 바로 셋이 함께 사는 것으로 알수 있지요..

이 책을 읽으면서 비교적.. 세계대전에 대해 비교적 구체적으로 성현이에게 이야기 해 줬습니다. 유대인 학살에 대해서두요..
생략할 수도 있는 설명이겠지만.. 전쟁이 뭔지도 아는 거 같고.. 인간이 인간을 죽이는 행동.. 또는 죽이는 것과 버금가는 행동이 얼마나 나쁜것인지 알려주려고 그랬답니다.
간간히 등장하는 장애인 주제의 동화책도.. 사실은 같다고 생각이 듭니다.

인간의 존엄성..
생명이 있다면.. 당연히 소중하게 취급받아야 하는 인간의 존엄성을 알려줍니다. 
 



* 달사람
- 2006 리뷰 -
이 책은 아이들이 보는 동화이지만, 쓰이는 용어는 조금 어렵다.
어느정도 큰 취학전 아이들은 괜찮을 지 몰라도..
4살박이 우리 아이에게 아무 설명없이 읽어줘도 되나 할 만큼..
용어들 중.. 약간 어려운 것들이 눈에 띈다.
그런데 별 상관없이 잘 읽는다. 아마 스토리를 이해 하는데 그런 용어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나보다.

달사람은 지구에서 함께 웃고 떠들고 춤추고자 하나..
지구에 있는 사람들은.. 달사람 잡아 가두고 재판을 하려고 한다.
결국 로켓을 타고 다시 달로 가서 편안하게 지내게 되는데, 달사람이 참으로 사랑스럽다.

꼭 과거에서 현재로 떨어져 좌충우돌하는 사람의 이야기 마냥..
달사람 입장에서는 모든것이 이해도 안가고 무섭기만 하다.

읽는 동안 달사람을 어떡하건.. 다시 달로 잘 데려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큼직한 책에 선명한 그림체가 아이들의 눈을 휘어잡는 듯 하다..

 

* (개와 고양이의 영웅) 플릭스 
표지를 보면 좀 불쌍해 보이는 인상을 하고 있는 이 동물은 고양이 부부에게서 태어난 강아지다.
외도를 해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숨겨진 유전인자가 몇 대를 거듭하고 나서 드디어 바깥으로 나타난 것.. 그 유전자는 사실 부계쪽 이었는데 엄마는 오히려 태연하다..  
실제 상황이면 난리났을 텐데.. ^^;;
알다시피 개과 고양이는 상극이다. 이 이질적 존재에 대해 마음을 여는 고양이는 없었는데
자라면서 강아지 플릭스는 고양이 마을에서도 개의 마을에서도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된다.
이후 아름다운 고양이와 결혼하는 플릭스.. 이번에는 "고양이"가 태어난다.
그저 재미있는 이야기 같지만, 실제로는 우리 인간세계의 많은 사상을 반영하고 있다.
서로 모습이 틀리고 습성과 문화가 틀린 이유로 사실 많은 배척이나, 쓸데없는 동경이 이루어 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제목에서 처럼 우리의 플릭스는 고양이의 영웅도, 개의 영웅도 아니다. 개와 고양이의 영웅이다.
아마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은연중에 서로를 포용하고 인정할 줄 아는 법을 배우지 않을까

* 제랄다와 거인
 정말 토미 웅게러는 아이의 책에 별의 별 소재를 다 등장시킨다. 이번에는 아이를 잡아먹는 거인이 등장한다. 사납게 생긴 이 거인은 아이를 잡아 아침으로 먹는 것을 상당히 좋아하고 그림에도 아이를 잡은 장면도 그려져 있다.  
산속 깊은 곳에 사는 제랄다는 그런 거인이야기를 들을 수가 없어서 아빠를 대신해 시장을 가게 되는데 그만 거인에게 잡힌다.
표지에도 있듯 항상 웃는 얼굴을 하는 제랄다는 요리가 취미이다.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남을 돕는 친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아이다. 거인이 어떤 사람이건 상관없이 맛있는 요리를 해 주고, 그런 요리를 먹어본적 없는 거인들은 이제 인간 요리 따위는 흥미가 없다. 더 맛있는 요리를 알게 되었으므로.. 
마지막 페이지엔 거인과 아름답게 자란 제랄다는 결혼을 하게 된다. 거인의 표정은 처음과 사뭇 틀리다. 많이 다정하고 자애로운 표정으로 바뀌어 있다.  토미 웅게러가 아니면.. 사람잡아먹는 거인과 티없이 맑은 제랄다를 결혼 시킬 생각을 누가 했겠는가... 

* 세강도
 정말..토미 웅게러답다.. ^^ 무시무시한 표지의 세강도를 한번 보자. 시뻘건 무기를 들고 시커먼 모자와 옷을 입고.. 눈만 멀뚱멀뚱 내밀고 있다. 에고 무서워라.. 원작 영문명도 The three robbers 다..  
도둑보다 더 어감이 쎄다..게다가 등장하는 무기들.. 오옷.. 이거 애들이 봐도 되는 책 맞나? 그러나!! 이야기는 티파니라는 아이를 만나면서 급반전에 들어간다. 강도일을 하던 중 심술궂은 숙모네에 가는 길이었던 티파니를 만나게 되는 데 강도들에서는 어떤 값진 보석보다 더 찬란한 빛을 내는 보물을 반견한 셈이 된다. 훔친 재물을 어디 사용할 것인가는 질문에 당황한 강도들. 이때부터 갈곳 없는 아이들을 모아서 그들만의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 나간다. 심지어는 이 곳에 아리를 버리를 사람이 생길 정도.. 이젠, 강도들의 어두웠던 망토는 따뜻한 느낌마져 준다. 강도의 보살핌을 받은 아이들은 바르게 성장해서 강도를 기리는 성까지 지어준다. 물론 그림책 전반적 분위기는 아이들의 빨간망토를 시작으로 따뜻하고 화사하게 바뀐다.  
토미 웅게러는 아이들에게 그리고 어른들에게 계속 생각거리를 던지는 것 같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존 관념에 얽매이지 말라고 말이다. 

* 크릭터  
 아이들의 그림책에서 애완동물은 개나 고양이 또는 햄스터 정도의 귀엽고 털이 복실복실한 동물들이 등장한다. 토미 웅게러는 이번엔 뱀이 애완동물이 되지 말라는 법이 어디있어?라는 생각을 했나 보다. 무지막지 큰 보아 구렁이가 할머니의 새 애완동물이 되었으니 말이다. 물론 책에는 아이들은 안심시켜 주는 문구가 있다. 사람을 잘 따르고 순하다고.. 그렇게 새 식구가 된 크릭터는 애완동물 수준이 아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 주고 아이들의 더없이 다정한 친구가 되어 준다. 표지를 보면 녹색이 전체를 이루고 있고 약간의 빨간색이 포인트가 되는데 책 속에서도 그렇다. 검은 펜으로만 그림을 그렸는데 중간중간 녹색, 빨간색만 들장해서 단조로운 가운데 강렬한 인상을 준다. 표지 전체를 덮고 있는 녹색은 아마도 크리터이자, 그의 넓은 포용력이 아닌가 싶다. 항상 웃는 얼굴의 크릭터를 보고 있자면... 누구나 이런 뱀 한 마리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 납작이가 된 스탠리
 아직 아이에게 보여주지 않았다. 조만간 보여줘야지..
그림만 토미 웅게러이고, 글은 다른 사람이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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