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문턱, 9월 첫째주 신보 브리핑입니다. 이번 주에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그러나 성격은 전혀 다른 영화 세 편의 사운드트랙을 소개합니다. 롤링 스톤스 공연 실황 다큐멘터리인 [샤인 어 라이트], 아바 히트곡에서 소재를 얻은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영화 [맘마미아], 그리고 ‘2008 올해의 영화’이자 히스 레저의 유작으로 기억될 [다크 나이트]입니다.

 샤인 어 라이트
무대 위에는 롤링 스톤스만의 세계가 있다! 지상 최고의 공연이 여기 있습니다. 명감독 마틴 스콜세지가 롤링 스톤스의 2006년 뉴욕 비콘극장 콘서트를 담은 록 다큐멘터리 [샤인 어 라이트] OST입니다. 결성한지 45주년을 넘긴 롤링 스톤스는 이 공연에서 압도적인 라이브와 무대매너로 관객을 사로잡습니다. 영화는 오로지 밴드의 라이브 현장을 기록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실제 눈 앞에서 콘서트를 보듯 생생합니다.
실황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세 번 눈물이 났습니다. 롤링 스톤스가 무대에 나와 첫 곡 ‘Jumpin’ Jack Flash’를 연주할 때, 키스 리처드의 어쿠스틱 기타 반주에 맞춰 믹 재거가 ‘As Tears Go By’를 부를 때, 그리고 믹 재거가 관객 쪽에서 등장한 ‘Sympathy For The Devil’가 시작될 때. 비록 스크린을 통해서라지만 롤링 스톤스의 공연을 볼 수 있다는 감격 때문이었을 겁니다. 저런 록의 고전을 눈앞에서 듣는다면 누구라도 가슴이 벅차 올 겁니다. 과연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습니다.

맘마미아
Thank You For The Music! 음악 좋아하시는 분들이 보면 기분이 백만 배는 좋아질 뮤지컬 영화 [맘마미아]입니다. 메릴 스트립, 피어스 브로스넌, 콜린 퍼스, 아만다 시프리드 등 최고의 배우들이 아바의 도움을 받아 영화 속 모든 노래를 직접 불렀는데요. 노래의 비중이 매우 커서 마치 인도의 볼리우드 무비를 보는 듯 재미있고 유쾌합니다. 사랑에 대해 노래하는 아바의 명곡들을 가사와 함께 감상할 수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메릴 스트립이 줄리 월터스, 크리스틴 바란스키와 함께 부르는 ‘Mama Mia’, ‘Dancing Queen’, ‘Super Trouper’는 영화 속에서 가장 활기차고 신나는 댄스 곡입니다. 이 여성 트리오가 ‘Mama Mia’를 부를 때는 상당히 감동적입니다. 그리고 ‘소피’역의 아만다 시프리드가 감미로운 목소리로 노래하는 ‘I Have A Dream’은 원작인 뮤지컬과 마찬가지로 본 영화의 처음과 끝을 장식합니다.
무엇보다 ‘Our Last Summer’라는 곡은 정말 이 영화, 그리고 이 사운드트랙의 발견입니다. 이 곡은 아바의 1980년도 앨범인 [Super Trouper]에 있는 곡인데요. 매우 멜로딕한 데다가 로맨틱 코미디 전문(?) 배우 콜린 퍼스가 기타 치며 노래를 시작해 특히 여성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바의 음악이 좋아지는 영화와 그 사운드트랙입니다.

다크 나이트
Why So Serious? 얼마 전 세상을 떠난 히스 레저가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명연기를 선보인 [다크 나이트]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리는 세 편의 O.S.T. 가운데 가장 묵직한 음반이네요. 영화음악계 두 거장, 한스 짐머와 제임스 뉴튼 하워드가 만났으니 그 퀄리티와 무게감이야 말할 나위 없겠지요. 대체로 선과 악의 대결을 극대화하는 장중한 스코어와 그에 대비되는 기계음이 전체를 양분합니다.
헌데 저는 영화를 보는 내내 이 사운드트랙이 '히스 레저가 맡은 조커'를 위한 진혼곡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왜곡된 사운드로 가득 찬 ‘Why So Serious’가 대표적인데요. 조커가 등장할 때마다 이렇게 긴장을 증폭시키는 기계음이 경고처럼 흘러나옵니다. 그 오싹한 스코어는 조커에 대한 공포감이나 섬뜩함을 훨씬 더 배가시켰습니다. 캐릭터 하나를 이렇게까지 훌륭하게 표현하고 또 특징 짓는 영화음악은 처음 본 거 같습니다. 과연 최고의 영화음악가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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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8-09-08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크 나이트 그러니까 팀 버튼과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시리즈를 좋아하고, 더불어 히스 레저까지 좋아하는 저로서는 '다크 나이트'를 보고 나오면서 사운드트랙을 샀어야 하는 거였는데 말이죠. 또 보고 싶은데 계속 일이 생기네요.

MusicDVD 2008-09-10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크 나이트, 두번 봤습니다. 히스 레저 연기도 예술이고 크리스찬 베일도 참 좋더군요. 나중에 진짜 시간 남고 돈 남으면;;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한번 더 볼까 싶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