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형사의 죽음
로스 토머스 / 강천 / 199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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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이런 것이다라고 말하는 서글픈 작품이다. 마치 세상에 가득한 덫을 피해 살려 하지만 그것에 걸리지 않고는 살 수 없게 되어 있는 완벽한 절망과 먹고 먹히는 정글의 법칙이 누가 더 야비하고 비열할 수 있는가 하는 것으로 왜곡되어 뿌리 내리고 있는 것 같은 환멸을 느끼게 한다. 레이몬드 챈들러의 작품 <기나긴 이별>에서 필립 마로우는 이런 얘기를 한다. 부정을 저지르지 않고 어떻게 그 많은 재산을 모을 수 있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부정한 방법이 아니고는 백만장자가 될 수 없다. 또한 부정한 방법이 아니고서는 권력을 잡을 수 없다. 그래서 권력가들은 남의 약점을 잡고 그들을 이용하고 자신의 힘에 대항하려는 자는 가차없이 제거하는 것이다. 그 누구라 해도. 그래서 세상엔 정의란 말이 사라진 지 오래고 좀 더 나쁜 사람과 덜 나쁜 사람들만이 존재하게 된 것이다. 비참하지만 이것이 진실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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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에 휩싸인 여자 1
T.J. 맥그래거 지음, 유인경 옮김 / 자유문학사 / 199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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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어릴 적 강간당한 여자가 사실적인 글을 쓰기 위해 남자들만 연쇄 살인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로렌스 샌더스의 <제 3의 대죄>와 비슷한 여자 살인범이 등장하지만 접근 방법이나 구성은 전혀 다르다. 사립 탐정의 애인이 살해당한다. 그녀는 애인을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경찰과 협력한다. 경찰은 연쇄 살인범을 쫓고 있다. 경찰 의사는 그 두 범인이 동일인일 거라는 암시를 한다. 그리고 범인은 여자다. 모두 살해된 남자가 만난 여자의 알리바이를 쫓는다. 하지만 그가 마지막 만난 여자를 찾을 수 없다. 소설을 쓴다는 그 여자는 과연 피해자 주변의 누구일까...

서스펜스의 대가 메어리 히긴스 클라크나 스카페타 시리즈의 패트리샤 콘웰의 작품과 유사한 작품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앞의 작가들의 작품보다 좀 더 재미있다는 생각이다. 마지막에 모습을 드러낸 범인은 뜻밖의 인물이기도 했고 알 수도 있었던 인물이었다. 그 부분은 짐 캐리 주연의 영화 <에이스 벤츄라>와 똑같다. 또 애인이 살해당한 여자와 애인이 살인범인 남자의 기묘한 만남도 재미있다. 꽤 괜찮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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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가상 수상작품집 3
정태원 엮음 / 명지사 / 199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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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수상작 로버 피쉬의 <달빛의 정원사>에서부터 1984년 로렌스 블록의 <새벽의 빛 속에>까지 14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로버트 L. 피쉬는 경찰 소설을 쓴 로버트 L. 파이크와 같은 사람이다. 모두 인간 내면의 잔악성이나 인간 주변의 잔악성에 물들어 가는 인간을 묘사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느낄 수 있다. <달빛의 정원사>는 참견하기 좋아하는 약간 정신이 나간 이웃의 이야기이고, 조이스 해링톤의 <보라색 수의>는 남편의 끝없는 외도에 지친 아내의 마지막 결심을 나타낸 이야기고, 특히 할란 엘리슨의 <채찍질 당한 개들의 신음 소리>는 도시를, 불안한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그 도시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지 인간성 상실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다.

역시 70년대 들어서면서 이제는 살인의 트릭이 아닌 인간 내면의 폭력과 도시로, 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로 초점이 맞춰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에드가상 수상 작품만을 가지고도 하나의 인간 범죄사를 쓸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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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가상 수상작품집 2
정태원 엮음 / 명지사 / 199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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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 수상작 윌리암 오파렐의 <그쪽은 - 어둠>에서부터 1970년 수상작 M. F. 브라운의 <리가 숲의 짐승은 더 난폭하다>까지 모두 13편의 에드가상 수상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좋은 단편집이다. 작품들 중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1966년 수상작 리스 데이비스의 <선택된 것>과 1968년 수상작 워너 로우의 <세계를 속인 남자>다.

<선택된 것>은 삶을 끝내고 싶은 한 여인이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고의로 주위 사람들을 괴롭혀 결국은 살해된다는 이야기다. <세계를 속인 남자>는 고갱의 작품을 서머셋 모옴에게 속여 판 남자가 죽으면서 남긴 진품 고갱의 작품이 한 순간에 재가 된다는 이야기다. 두 작품 모두 왜 하필이면 내가??? 라는 물음을 던지게 하는 작품들이다. 왜 나를 살인자로 선택한 걸까? 왜 행운은 내 앞에 왔다가 사라지는 걸까? 인생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하게 하는 것이 단편 추리 소설의 또 다른 매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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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5-03-04 0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샀습니다....알라딘에서는 떨어진(?) 책이라...후후 어르고 달래고 쓸어주며 한꼭지한꼭지 읽을라구용^^ 역시 님의 리뷰가 있고만요^^
 
해골성 - IL.SIN MYSTERY COLLECTION 047
존 딕슨카 / 일신서적 / 198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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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나와 딕슨 카는 맞지 않는 모양이다. 그의 작품 <황제의 코담배 케이스>를 읽을 때도 느낀 거지만 기막힌 트릭만을 생각하다가 딕슨 카는 아무런 작품의 짜임새, 긴장감, 반전 따위의 재미있는 요소를 전달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 점이 가장 잘 드러나는 작품이 이 작품이 아닌가 생각된다. 불이 붙은 채 해골성에서 떨어지는 연극배우... 그를 그토록 잔인하게 죽인 사람은 누구인가... 20여 년 전에 죽은 해골성의 주인 마술사의 기이한 죽음과 함께 으스스한 해골성에서 벌이는 마지막 파티... 요약하면 이것뿐이다.

아무 내용도 없고 너무 재미없게만 느껴져 지루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밝혀지는 진상은 차라리 희극에 가까운 쇼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독자들은 재미있게 읽을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어떤 흥미도 느낄 수 없는 작품이었다. 아마도 딕슨 카의 작품 중 가장 재미없는 작품이리라 짐작한다. 아니라면 딕슨 카에 대한 모욕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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