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암성 까치글방 아르센 뤼팽 전집 3
모리스 르블랑 지음, 성귀수 옮김 / 까치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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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예전에 아동판으로 읽었었다. 그래서 그런지 마치 처음 읽는 작품처럼 낯설다. 역시 뤼팽 전집은 뭔가 다른 것 같다. 완역판을 이 작품 말고 읽어보지 못해서 어떻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너무 가슴 떨리고 좋다. 셜록 홈즈 전집과 브라운 신부 전집에 이어 정말 요즘같이 좋았던 적은 없었던 느낌이다. 번역에 대해 설왕설래하고 나도 몇 마디하고 싶지만 이 정도면 눈감아주고 싶다. 제발 끝까지 출판되었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이지도르 보트를레를 보면 가스롱 르루의 <노란 방의 비밀>에 등장한 소년 탐정 조셉 를루타뷰가 연상된다.

아르센 뤼팽이 주연이 아니라 이 작품에서는 보트를레가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지만 뤼팽의 발자취만 따라 가는 역이라 아무래도 탐정이라기 보다는 독자에게 길을 안내하는 화자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 흠이지만... 기암성이 이렇게 매력적인 작품이었나 싶을 만큼 뤼팽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갖게 되었다. 마지막이 너무도 프랑스적이라 메마른 영국식 작품에 길들여진 나로서는 조금 감상적으로 느껴지지만 역시 프랑스와 영국은 아르센 뤼팽과 셜록 홈즈만큼이나 너무도 대조적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셜록 홈즈 시리즈와 동시에 읽고 있는데 이렇게 상반된 시각의 홈즈를 볼 수 있다니... 요즘 너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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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망의 덫 1 - 욕망의 파도 현대세계추리소설선집 2
노라 로버츠 지음, 임지현 옮김 / 문학사상사 / 199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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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본격 로맨스 추리 소설! -이라... 이 작품은 나로서는 조금 실망스러운 작품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자넷 에바노비치의 <그래, 나는 돈을 위해 산다>같은 작품을 읽게 되기를 원했다. 그녀도 로맨스 소설 작가로 출발해서 추리 소설 작가로 정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라 로버츠는 로맨스 소설 작가다. 그녀가 아무리 추리 소설을 표방한다고 해도 그녀의 작품은 로맨스 소설의 한 장르인 서스펜스 로맨스에서 벗어나 본격 추리 소설이 될 수는 없을 것 같다. 차라리 이 작품을 추리를 가미한 로맨스 소설이라고 표현했더라면 내가 이렇게 속은 느낌을 받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역시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법인 모양이다.

어이없는 범인의 죽음이라니... 이것보다는 시드니 셀던의 <벌거벗은 얼굴>이 백 배는 낫다. 그렇다고 로맨스가 대단한 감동을 주는 것도 아니다. 역시 두 가지를 다 잘 하려고 하는 것은 무리다. 그리고 제발 로맨스 소설을 추리 소설로 포장하려 하지 않았으면 한다. 추리 소설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들이게 되니... 이 작품을 읽은 내가 바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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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연극
페니 조던 지음, 윤재승 옮김 / 신영미디어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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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의 은혜 갚기가 제비가 박씨를 물어다 주게 되고 그것 때문에 하게 된 며칠 동안의 사장의 약혼녀 역할이 평생을 좌우하게 되는 이야기다. 그 은혜 갚기가 새스키아가 제일 싫어하는 남자 유혹하기였고 그녀가 유혹해야 하는 친구의 약혼자를 잘못 선택하는 바람에 자신의 새로운 사장을 유혹하게 되었다는 점이 사건의 발단이 되어 그녀는 안드레아스에게 가짜 약혼녀 역할로 찍히게 된다. 하지만 안드레아스는 새스키아가 퇴근 후 몸을 팔아 돈을 버는 여자로 착각했음에도 그녀에게 빠져들고 새스키아는 안드레아스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를 사랑하게 된다는 것은 전형적인 로맨스 소설의 법칙 그대로다. 역시 페니 조던의 작품은 재미있다. 흠이라면 여전히 처녀에 대한 설정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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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미쳐서 몰랐어요 - 2002년 올해의 베스트 추리소설
한국추리작가협회 엮음 / 태동출판사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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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설이다가 의무감에 산 책이다. 우리 나라에서 추리 소설이 발전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도 한국 추리 소설을 일년에 딱 한 권 정도만 읽는다는 건 분명 창피한 일이다. 하지만 재미없고 미흡해 보이는 걸 어쩌랴... 아무런 기대 없이 읽어 나갔기에 그랬을까 몇몇 작품은 아주 좋았다. 그리고 대부분 작품이 괜찮았다. 특히 현정의 <활자>, 오현리의 <헌팅 파티>, 정석화의 <자양화>가 좋았다.

현정의 <활자>는 독특한 구성이 좋았고 오현리의 <헌팅 파티>는 리처드 코넬의 <가장 위험한 사냥감>을 연상시키는 작품이었다. 인간 사냥이라니... 하지만 마지막 장면은 오히려 <헌팅 파티>가 감상적이지 않아 좋았다. 또한 정석화의 <자양화>는 분위기는 루스 렌드의 <열병 나무>와 비슷하지만 내용은 저 유명한 도로시 세이어즈의 <의혹>을 생각나게 하는 작품이었다. 역시 마지막 장면이 좋았다. 다만 좀 더 잔인한 결말이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의 결말보다는 낫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타이틀 작품인 <예전엔 미쳐서 몰랐어요>는 소재는 괜찮았는데 구성이 좀 허술한 감을 준다. 그 정도에 경찰이 속다니... 그래도 마지막 말의 여운은 남는다. 예전에 미쳐 몰랐었다. 아니 예전엔 미쳐서 몰랐었다... 나도 그렇다. 예전엔 미쳐 우리 나라 추리 소설을 홀대했다. 반성한다. 그래도 좀 더 짜임새 있는 작품을 써 주시길 바라고 싶다. 모든 작가 분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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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 브라운 신부 전집 5
G. K. 체스터튼 지음, 이수현 옮김 / 북하우스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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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성에 대한 심도 있는 통찰과, 범죄자의 심리 분석에 입각한 특유의 연역적 추리 - 이 말이 브라운 신부에 대한 탐정으로서의 특성을 잘 나타낸 말인 듯 싶다. 하지만 이 말은 다르게 표현하자면 따분할 수도 있다는 말로도 들릴 수 있다. 사실 처음 <결백>과 <지혜>를 읽을 때만도 이런 느낌보다는 재미있고 기발한 추리 소설을 읽는다는 생각으로 흥분했었다. 하지만 <의심>에 들어서면서 조금씩 정도에서 벗어나는 느낌이 들더니 급기야 <비밀>과 이 작품 <스캔들>에 와서는 몇몇 작품들이 브라운 신부의 머리 속에서만 머물러 독자들에게 다 보여주지 않는 듯한 답답함을 느끼게 만들고 말았다.

아마도 이것은 작가가 그의 칼럼에서 말한 <이상적인 추리 소설>을 쓰려던 결과가 이렇게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치게 많은 것을 표현하고 보여주려 애를 쓴 결과 추리 소설 본래의 맛에서 벗어나 그 맛을 잃게 된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특히 마지막 작품 <핀 끝이 가리킨 것>과 <공산주의자>에서는 정말 실망하고 말았다. 사회에 대한 자기 표현에만 치중하다가 정작 이 작품이 추리 소설이라는 것을 잊은 듯 느껴졌다. 구렁이 담 넘어가는 것도 아니고 참...

그래도 그의 작품 모두를 읽을 수 있어 그 동안 행복했다. 작가가 작품을 쓰다 보면 좋은 작품도 나오게 되고 그보다 못한 작품도 나오는 거라 이해하며 이 전집을 출판한 출판사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다음 번에는 새로운 추리 소설을 접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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