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센 뤼팽의 고백 까치글방 아르센 뤼팽 전집 6
모리스 르블랑 지음, 성귀수 옮김 / 까치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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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까지 읽은 아르센 뤼팽이 등장한 작품 중에 가장 놀랍고 뛰어난 단편들이 수록된 단편집이다. 어떤 면에서는 장편들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특히 <그림자 표시>, <붉은 실크 스카프>는 역자나 당시의 평론가들이 극찬한 작품이라는 점이 유감없이 드러나는 작품이었다. 오히려 어줍잖은 코넌 도일의 단편보다 더 완성도 높아 보이기까지 한 작품이다. 지금까지 뤼팽에 대해, 또는 모리스 르블랑에 대해 조금 낮은 평가를 했거나 안 좋게 생각한 독자가 혹여 라도 있다면 이 단편집을 권하고 싶다. 뤼팽에 대한 생각이, 작가에 대한 생각이 단번에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왜 이런 단편들이 그간의 단편 모음집에서는 번번이 빠졌는지 이해할 수 없다. 정말 뤼팽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아니면 영어권의 횡포이거나... 그리고 뤼팽의 도둑질이 마음에 안 든다면 이 단편집에서 그의 선행도 엿볼 수 있다. 물론 그의 원 모습은 그대로 간직한 채 말이다. 정말 모든 단편들이 놀랍기만 하다. 단 한편 <지옥의 함정>만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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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팽 대 홈스의 대결 까치글방 아르센 뤼팽 전집 2
모리스 르블랑 지음, 성귀수 옮김 / 까치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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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보니 코넌 도일이 불쾌할 만 했다는 느낌이 든다. 그랬다고 도일의 항의를 받고 이름을 교묘하게 누구나 다 알 수 있게 바꾸는 작가의 모습이라니... 그것에서 작가가 탐정이 아닌 도둑을 주인공으로 삼을 수밖에 없었던 성격이 엿보인다고 말하고 싶다. 정정당당한 대결이라고는 애초에 될 수 없는 싸움이었다. 프랑스 작가가 프랑스 도둑을 내세워 영국 탐정을 상대로 벌이는 싸움인데 홈즈의 승리를 그릴 수는 없는 일이고, 또한 그렇다고 남의 나라 탐정을 빌려쓰는데 뤼팽을 K.O승으로 만들 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저 홈즈를 조악하게 표현해 분풀이나 하자는 작가의 생각이 훤히 보이는 듯 하다. 만약 코넌 도일이 홈즈가 뤼팽을 잡는 작품을 썼다면 그 안의 뤼팽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아마도 이 작품에서의 홈즈와 같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내가 생각하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니다. 과연 뤼팽의 그 많은 여인들을 뤼팽은 어떻게 한 것일까 하는 점이다. 첫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클로틸드 데스탕주는 그 후 어떻게 되었을까... 그것이 궁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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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웨이
토니 힐러먼 지음, 설순봉 옮김 / 민음사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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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리프혼은 어디 간 걸까? 하는 의문이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지금까지 번역된 토니 힐러먼의 작품 중 가장 먼저 발표된 작품이니까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힐러먼의 작품 속에서 따로따로 활동하다가 합치게 된 것이거나 아니면 처음에는 이 작품처럼 짐 치가 주인공이었다가 뒤에 리프혼이 합류한 가능성이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짐 치는 초보 수사관, 단순한 말단 경찰일 뿐이지만 리프혼은 베태랑이고 직위가 꾀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리프혼 뒤에 짐 치가 합류해야 하는데, 그럼 첫 번째 생각이 더 많은 가능성을 갖게 된다. 이런 작품이, 아니 이런 식의 출판은 내가 가장 혐오하는 것이다. 언제나 책의 주인공들도 생명력이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나는 그들의 끊어진 조각 조각의 삶을 이어 맞추고 싶지 않다. 연도별로 제대로 번역 출판을 했으면 적어도 이런 의문은 갖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아무리 출판사마다 생각이 다르고 특징이 있다고는 해도 먼저 나온 작품을 읽은 독자에 대해 배려하려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었더라면 이런 식의 어이없는 출판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시리즈의 주인공의 삶을 이렇듯 찢어 놓을 권리는 출판사에게 없다. 그들이 독자들을 바보로 만들 권리도 없다. 정말 출판사에 화가 난다. 언제나 독자들이 출판사의 무지에 속아넘어가야 하는 건지...내용보다도 이런 점 때문에 정말 화를 참으며 읽을 수밖에 없었다. 아쉬우면 영어 배워 원서 사서 읽으라는 뜻인지, 아니면 당신들이 출판사 차려서 출판하라는 뜻인지 기가 막힐 뿐이다. 토니 힐러먼의 하고많은 책 중에 시리즈 전체를 출판할 것도 아니면서 이 책을 출판한 이유가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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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보이 SF 걸작선 1
데이몬 나이트 외 지음, 앨리스 터너 엮음, 한기찬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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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SF 단편집을 읽는다. 이 작품이 주는 뜻밖의 기쁨은 커트 보니거트의 작품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역시 많이 알려진 레이 브래드버리, 어슐러 K. 르귄, 프레드릭 폴, 아서 C. 클라크의 작품이 다른 작품에 비해 더 좋다. 특히 커트 보니거트의 <원숭이 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는 언제나 미래를 생각할 때 소재로 선정되는 인구 폭발의 억제를 다루고 있다. 가장 원초적인 요구의 제어로 인구 증가를 막으려는 사회적 제도라니. 거기다 자살 센터까지... 이 단편집에서 내가 얻은 최고의 수확이었다. 다음으로는 노먼 스핀래트의 <어떤 임종>을 들고 싶다. 불멸의 생명의 슬픔에 관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다 읽고 나니 예전의 단편집에 비해서는 조금 떨어지는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모두 걸작으로 12편을 채우기란 어려울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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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명 J
윌리엄 깁슨 지음, 신영희 옮김 / 한뜻 / 199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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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깁슨의 단편 <메모리 배달부 조니>를 원작으로 한 영화를 소설로 다시 쓴 작품이다. 영화를 소설로 옮긴 작품이라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빠른 전개를 보인다. 단편에 대한 섭섭함을 보상해 주는 작품 정도로 생각되는 작품이다. 하지만 요즘 항간에서 전해지는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횡포가 잘 표현된 느낌이다. 유토피아를 사이버 세계에서 찾으려는 사람들도 인간인지라 아마도 실망하고 실패하리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그래도 인간은 끊임없이 이상향을 추구하는 존재인지라 새롭고 특이한 유토피아는 계속 등장할 것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이상향이 아니라 욕심을 버리는 것 아닐까. 자신의 과거의 기억을 제거하고 단지 암거래되는 정보만을 배달하는 용도로만 자신의 뇌를 사용하면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만용 아닐까. 우리가 매트릭스라는 가상 공간을 두려워하면서도 간절히 원하는 것 또한 인간의 어쩔 수 없는 욕심 때문이고... 미래에, 아니 현재에도 우리는 미친 듯이 제로섬게임을 하는 것은 아닌지... 소수의 인간이 부를 가지고 다수의 인간은 가난을 가지고 그래서 모두가 불행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병을 퍼트리는 제약회사와 그 병으로 고통받는 가난한 다수, 그리고 치료약으로 떼부자가 되는 소수의 인간들... 그런 세상이 망하지 않는다면 어떤 세상이 망할 수 있으랴... 깁슨의 소설은 나를 불안하게 만든다. 하지만 읽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읽게 되는 것이 그의 작품이 가진 매력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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