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형법정 동서 미스터리 북스 19
존 딕슨 카 지음, 오정환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내가 읽은 딕슨 카의 작품 중에 가장 높이 평가하고 싶다. 이번에 동서 미스테리 북스에서 1차 분 60권이 출판된 중에 딕슨 카의 작품이 이 작품과 <모자 수집광 살인 사건>을 볼 수 있는데 두 작품 중에서도 이 작품이 더 좋았다. 분위기 자체가 우선 오컬트한 분위기를 시작으로 출발해서 미스터리로 나아가는 과정도 좋았고 마지막의 반전은 거의 압권이라는 생각이 든다. 동서 문화사가 이 작품을 출판해 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그전에 읽었던 딕슨 카의 작품들이 <해골성>, <죽은 자는 다시 깨어난다>, <밤에 걷다>같은 딕슨 카의 작품치고는 좀 평이한 작품이고 <황제의 코담배 케이스>는 나는 좋았지만 의견이 분분한 작품이라 딕슨 카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내려야 할지 좀 애매했었다. 그러던 차에 읽은 이 작품은 왜 사람들이 딕슨 카의 작품에 빠져드는 가에 대해 알 수 있게 만들었다.

좀 더 출판하는 김에 딕슨 카의 명작이라는 <구부러진 경첩>이나 <유다의 창>같은 작품을 출판해 줬으면 더 좋았을 테지만 이 작품들도 출판해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 본다. 천 권을 출판할 예정이라고 하니... 부디 그 약속 저버리지 말기를... 그리고 독자들도 이 작품 꼭 읽어보시길... 추리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독자라 해도 공포 소설이나 오컬트적 분위기를 선호하는 독자라면 아마 아주 좋아할 거라고 생각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방긋 2004-07-13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물만두님도 이 책을 읽으셨군요!
저도 무지 재밌게 읽었는데 추리소설이라는 생각은 거의 안 들었지만
오컬트적인 분위기가 압도적이더군요.
후후! 책을 덮으며 뒤를 돌아보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머리카락이 쭈뼛해져서...

물만두 2004-07-14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런 오컬트적인 면이 더 마음에 들더구요...
 
동서 미스터리 북스 6
프리먼 윌스 크로프츠 지음, 오형태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서문화사에서 출판한 1차 분 60권 중에서 어떤 작품이 가장 마음에 드느냐 고 묻는다면 단연 이 작품을 꼽고 싶다. 정말 보고 싶었던 작품이고 보고 나니 과연 명성이 대단할 만 하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그렇다고 대단한 트릭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대단한 경찰이나 탐정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치밀한 구성과 정교한 수사 과정이 있을 뿐이다. 포도주가 들어 있거나 주인 말대로 조각품이 들어 있어야 할 술통에서 빠져 나온 금화 한 닢과 그로 인해 벌어지는 통 찾아 삼 만리...

그 결과 개봉된 통 속에서 발견된 것은 살해된 여자. 그리고 체포되는 통을 인수하려고 훔친 자. 영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벌이는 조사와 그 조사가 범인을 체포했다는 생각에서 펼쳐지는 것과 범인이 따로 있다고 가정하고 다시 하는 것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 가를 보여주는 극적인 반전. 하지만 아직도 알 수 없는 것은 빚이라고 적은 범인의 쪽지와 금화가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래도 정말 이 시대에 이렇게 좋은 작품이 등장했다니 대단하다고 말하고 싶다.  

대작을 본다는 것은 이런 느낌일까. 어떤 작품은 기대가 커서 실망을 주기도 하는데 이 작품은 시종일관 마음을 사로잡는다. 정말 별이 모자라는 작품이다. 한 열 개쯤 줘도 아깝지 않은 작품이다. 통 속에 시체를 넣는 다는 생각도 기발하지만 그 시대, 이 작품은 1920년 작품인데 그 시대 많은 작가들이 가족 안을, 거실을 벗어나지 않은 반면 이 작품은 영국과 프랑스를 넘나들고 이미 증거 수집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알리바이의 입증에 심혈을 기울인다. 또한 경찰만을 주인공으로 삼지 않고 경찰과 탐정을 내세우고 수사 기법을 자세히 보여준다.   

이 놀라운 작품을 이제야 읽게 되어 너무 부끄럽다. 이 작품은 작가의 걸작이기도 하지만 세계 추리 작품 중에서도 맨 앞줄에서 벗어나지 않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는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다. 추리적 트릭, 경찰의 활동, 탐정의 활동까지. 물론 읽다 보면 범인은 빤히 눈에 보이게 되지만 그 범인을 잡는 과정을 눈여겨보게 되고 범인의 마지막 행동에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걸작이다. 장소도 영국과 프랑스를 넘나들고 이 작품 하나만 읽어도 아가사 크리스티의 트릭의 놀라움과 조르주 심농의 메그레 경감의 행동과 로스 맥도널드의 루 아처의 활약의 느낌을 모두 받을 수 있다. 더 이상 어떤 말이 필요하랴. 이 책을 읽지 않고서는 추리 소설에 대해 논하는 것조차 부당하다고 느껴지는 것을.

많은 작품들이 탐정들의 머리 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와 독자를 바보로 만드는 데 재미를 주고 있을 때 이런 작품이 등장했다니 당연히 충격적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읽어도 전혀 손색없는 작품이었다. 제대로 된 추리 소설의 명작을 읽고 싶다면 당연히 읽어야만 하는 작품이다. 정말 누구나 한번 꼭 읽어야 하는 추리 소설을 꼽으라면 이 작품을 꼽고 싶을 만큼 좋았던 작품이다. 이 작품은 추리 소설 독자들의 필독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야수는 죽어야 한다 동서 미스터리 북스 51
니콜라스 블레이크 지음, 현재훈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작품을 읽게 되어 영광이다. 한 추리 소설가의 완전 범죄를 향한 독살 당한 피해자로 인해 그 추리 소설가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노력하는 탐정이 등장하는 작품이다. 추리 소설가의 살인 일기로 시작한다는 점에서 도가와 마사코의 「레이디 킬러」를 연상시키고 제목만으로는 오오야부 하루히코의 작품을 연상시키지만 이 작품을 어떤 작품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작품에 대한 모독으로 생각되는 걸작이다. 계관 시인의 추리 걸작이라니 놀랍기만 하다.

정말 읽고 싶었던 작품이다. 동명의 오오부야 하루히코의 작품을 보면서 그 작품이 이 작품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을 정도다. 읽고 나니 역시 좋았다. 지금이 전쟁 중이어서 그런지 작품 내용 가운데 라디오에서 들려 나오는 일본이 중국 침공을 정당화하더라는 말과 그 소식을 무심히 흘려듣는 주인공들의 행동에서 참 시간이 지나도 인간은 어쩌면 이렇게 변하지 않는 종인지를 생각하게 되어 말할 수 없는 참담함을 느끼기도 했다.

아들을 자동차로 죽이고 달아난 뺑소니 범인을 찾기 위한 한 푸리 소설가의 집념과 그를 찾은 뒤 그를 살해하기 위해 완전 범죄를 계획하는 과정, 그리고 막상 그가 죽자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사립 탐정을 고용하고 역시 피살자를 살해할 동기가 많은 사람들과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추리 소설가의 실패한 완전범죄, 그의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사립 탐정과 사람들 가운데 범인을 잡아야 하는 경찰... 이들이 벌이는 추리게임의 멋진 한판 속으로 빠져 보고 싶은 분들 어서 읽어보시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야수는 죽어야 한다 - P
오오야부 하루히코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1년 7월
평점 :
절판


야수는 진짜 죽어야 한다. 그렇다면 이 작품에서의 주인공만이 야수일까. 그럼, 그런 인간만을 야수로 단정하고 죽이면 되는 걸까. 처음 이 작품은 상당히 마음에 안 들게 다가왔지만 마지막에 가서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진짜 야수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정의에 대한 문제, 나아가서 우리가 과연 야수를 찾아 돌을 던질만한 자격이 있는가 하는 문제에까지 생각이 미치기 때문이다.

에도가와 람뽀가 적극 추천한 작품이었다니 정말 추천할만한 작품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아쉬운 것은 역자 후기에 3부였던 작품을 2부로 줄여 번역 출판했다는 점이다. 2부가 역자의 마음에 들지 않았더라도, 아니 출판사의 마음에 들지 않았더라도, 아니라면 사정상 문고판에서 잘려야만 했다 하더라도 원작에 제발 손을 대서 독자의 읽을 권리를 침해하지 말아줬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철리 여자 동서 미스터리 북스 46
로스 맥도날드 지음, 김수연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하드보이드 작가는 로스 맥도널드다. 가장 탐정다운 탐정으로 생각하는 캐릭터도 루 아처다. 이 작품은 그래서 더욱 읽고 싶었던 작품이다. 그의 다른 작품인 <움직이는 표적>이나 <순간의 적>, <마의 풀>, <지하 인간>같은 작품은 읽었는데 이 작품을 못 읽는다는 것은 말도 안되어 원작을 시도하려 했으나 워낙 짧은 영어 실력에 포기하고 말았었다. 그래서 번역해 준, 아니 다시 출판해준 출판사가 너무 고맙다.

내용은 간단하다. 위철리 가의 사라진 딸을 찾는 것이다. 문제는 함께 사라진 엄마를 찾는 것이고 엄마와 딸이 번갈아 가며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는데 문제가 있다. 하지만 읽어보면 너무 간단한 이야기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번역된 로스 맥도널드의 작품 가운데 최고로 꼽는 이유는 그 루 아처의 끈질김이 여기서 더 질기게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탐정이라면 루 아처가 단연 최고다. 동시대 작가의 탐정 중에서는 말이다. 정말 재미있는 작품이다. 후회하지 말고 꼭 읽으시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