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시티 3 - 도살의 축제
프랭크 밀러 지음, 김지선 옮김 / 세미콜론 / 2006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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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시티의 그림이 명암만으로 이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단지 프랭크 밀러가 독특한 그림을 그리고 싶었기 때문에 택한 방법일 뿐일까를 이 작품에서 비로소 생각해본다.

씬시티의 올드타운은 어둠뿐인 곳이다. 세상은 극단적인 명과 암의 세계는 아니고 올드타운밖이라고 그곳보다 더 낫다고 말할 수는 없을지 몰라도 그래도 올드타운만은 암흑천지라 할 수 있다. 그곳은 함부로 들어올 수도 함부로 나갈 수도 없는 곳이다. 그곳에서는 여자들이 법을 정하고 집행한다. 그 어떤 법률도, 경찰도 들어오지 않고 통하지 않는 곳이다. 그들이 살기 위해 만들었다. 포주와 부패한 경찰들과 더한 악당들에 맞서 자신들의 최소한의 것을 지키기 위해서. 그곳은 작은 아마존인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아마조네스의 후예이고 싶은 것이다.

그곳은 또한 범죄자가 보호받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그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그곳에 들어오면 바깥세상의 일들은 적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곳은 어떤 이들에게는 매력적인 곳이다. 장악하고 싶은 곳, 굴복시키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3편에는 매력적인 것은 별로 없다. 단지 여자들만이 사는 곳은 여자들이 지켜야 한다는 것만이 마음에 들뿐. 그들의 도살의 축제는 1편과 2편에 비해서는 별로다. 드와이트의 등장과 미호의 활약도 뻔해 보인다. 2편에서 드와이트와 미호의 과거를 잠시 엿보았기에 3편은 미호의 과거가 등장하리라 생각했는데 완전히 빗나갔다. 다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피에 굶주린 미호라니...

장점이라면 맨 앞에 서비스로 넣어준 컬러 그림 정도뿐이다. 단점은 미호의 그림이다. 아무리 미호가 동양인이라지만 명암만으로 얼굴 윤곽을 그려내면서 어떻게 그렇게 평면적으로 아무 느낌 없이 마치 이곳에 소속된 인물이 아니라는 듯 그릴 수 있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뒤에 등장하는 미호는 좀 더 명암이 확실한데 왜 그랬을까. 옥의 티 정도가 아니라 못 봐줄 정도다.

1편과 2편은 남자들의 순애보를 그렸다. 작가가 3편에서 그리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아마도 작가는 올드타운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그곳의 아마조네스들의 활약을, 배신과 음모 속에서도 다시 부활하는 여전사들의 모습을 말이다. 조금 약하고 별 내용은 없지만 그렇게 생각하며 보고 싶다. 하지만 도살은 있는데 축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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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10-03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의 여인이 미호인가봐요.

물만두 2006-10-03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습니다~

로드무비 2006-10-04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권은 별 다섯 개를 주시더니만......

물만두 2006-10-04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권은 마부가 정말 좋았거든요. 근데 드와이트 나오면서는 좀 그래요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