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시티 2 - 목숨을 걸 만한 여자
프랭크 밀러 지음, 김지선 옮김 / 세미콜론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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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같은 제목으로 나온 작품을 권별로 리뷰를 쓰는 이유는 단행본으로 읽어도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이어진다고 하면 이어지겠지만 에드 맥베인의 87분서 시리즈가 가공의 도시 아이솔라를 배경으로 하고 같은 경찰들이 카레라를 비롯해서 돌아가며 등장한다고 해서 모두 한 작품으로 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작품도 씬시티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음모와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같은 주인공이 매번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1권에서 등장했던 마브는 이 작품에서도 등장하지만 드와이트를 돕는 조연에 불과하다. 마브의 1권과 겹쳐지는 장면은 술집에서 골디에 대한 소문 좀 내라고 말을 하는 장면이 드와이트 옆에서 벌어진다는 점뿐이다.

 

그 장면을 보고 잠시 의아했다. 왜 이 작품이 1권이 아니고 2권으로 나왔을까? 마브의 끝난 일이 다시 재현되다니... 그런데 다 읽은 뒤 이해가 됐다. 이 시리즈는 씬시티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각기 어떻게 연결되는 가를 또 다른 중심축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주연이었다가 조연이 되기도 하고 조연이 되었다가 주연이 되기도 한다.

 

3권에서는 미호가 표지를 장식했으니 어쩜 그녀의 이야기가 등장하고 드와이트는 이 작품에서 언급한 것처럼 과거의 어느 시점 그녀 곁을 스쳐 가는 것으로 등장할지 모른다. 빨리 3권을 보고 싶다.

 

드와이트뿐 아니라 어떤 남자라도 목숨을 걸 만한 여자다. 드와이트는 에이바에게 버림받고, 퓰리쳐상 감이라던 신문사에서도 쫓겨나고, 알코올 중독자가 되고, 이제는 남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은밀한 사진을 찍고 다닌다. 그런 그의 앞에 다시 에이바가 나타나면서 그는 폭발하고 만다.

 

이 작품의 또 다른 포인트는 남자와 여자에게 있는 것 같다. 가장 원초적이고 근본적인 미스터리가 사랑에서 출발하고 또 인간관계가 만들어내는 모든 것이 미스터리, 사건, 사고니까 말이다. 여전히 그림이 멋있다. 꼭 엔디 워홀의 팝아트 속의 마릴린 먼로를 보는 느낌이다. 흑백으로 말이다. 음영으로도 멋진 수영장신이 나오고 춤추는 댄서의 모습이 그려진다. 보는 이에게 멋지게 각인된다. 왜 프랭크 밀러를 미국 만화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부르는 지 알 수 있다. 한번 보는 것만으로도 알게 된다.

 

약간 옥의 티라면 p101에서의 장면이 좀 안 어울리게 보인다는 점이다. 자동차만 따로 노는 무슨 흑백 영화 속 그림을 배경으로 달리는 자동차처럼 우스꽝스럽다고나 할까. 이거 빼고는 괜찮았다. 갑자기 이 장면만 이상해서 좀 의아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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