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의 역사가 아닌 미술사학, 미술사학자의 역사. 고대에서 현대까지 미술사학이 전개되어 온 역사를 22장으로 나누어 서술하였다. 쿠터만은 자신의 또다른 대표작 『예술 이론의 역사』에서 밝힌대로, 미술사학의 세가지 성장축을 16세기 바사리의 미술가 열전, 18세기 빙켈만의 고대미술사, 19세기 뵐플린의 저작으로 본다. 그는 고대의 플라톤과 크세노크라테스의 저술부터 20세기 후반의 한스 제들마이어에 이르기까지 미술사가 학문으로 자리매김하고, 다양한 미학 논쟁의 중심에 이르는 과정을 알기 쉽고 명쾌하게 서술하였다. 특히 역사적인 전개와 아울러 미술사가 개개인의 연구 성과나 사적인 면모를 골고루 소개, 바사리 의 <미술가 열전>에 버금가는 <미술사가 열전>이라는 평도 받았다.
미술사의 역사'에 대한 개요
책의 저자 쿨터만은 고대에서 오늘날까지 미술사학이 전개되어 온 역사를 모두 22장으로 나누어 서술하여 미술사 연구의 전체 분야를 개괄적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하나의 독립된 교과로서의 미술사의 통사로서 그 전사, 성립, 변천, 오늘의 상황을 포괄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16세기의 바사리가 '미술가열전'을 엮은 후 200년이 지나 빙켈만이 '고대미술사'에서 미술사학의 기초를 확립하고, 다시 그로부터 100년 후 뵐플린 등에 의해 현대의 미술사학이 성립했다고 보는 이 책의 기본 시각은 또 다른 그의 주저 '예술이론의 역사'(2000, 문예출판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미술사의 역사'의 집필 의도와 특성
이 책의 의도는 저자 쿨터만이 쓴 1966년 초판 서문에 가장 잘 나타나 있다. 즉 "미술사학의 역사 속에 잔존해 있는 것들을 개관하려는 시도"이자 "미술사학이 생겨나 꽃을 피우고 요즘과 같은 상황에 이르기까지 발달해온 과정을 인간이 온갖 고뇌와 정열을 바쳐온 정신의 모험으로서 그려내려는 것"이다. 또한 원서의 부제인 '학문의 길'(Der Weg einer Wissenschaft)은 이 책이 미술사학이라는 학문의 역사를 서술한 것임을 분명하게 하고 있다.
'미술사의 역사'의 구성
이 책은 미술사의 획을 그은 시기에 따라 시대를 구분했다. "한 시대에는 과거의 상을 새롭게 보는 위대한 미술가들이 있고, 미술사가도 이들의 시각에 의해 형성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술사의 역사'의 주요 내용
고대에서 오늘날까지 전개되어온 역사를 총 22장으로 나눈 쿨터만은 '프롤로그'에 미술사가 걸어온 기나긴 모험의 여정을 그리스에서 시작한다. 고대에 보편적으로 타당하게 받아들여진 "우리는 미술 작품을 좋아하긴 하나 미술가를 멸시하지 않을 수는 없다"(플루타르코스)는 인식이 중세를 거쳐 르네상스 시대의 '미술사의 아버지' 바사리를 낳기까지, 일반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숱한 미술사의 선구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대중을 위한 미술사 이야기, '라오콘 논쟁'
계몽주의 시기를 거치는 동안 이루어진 미술에 관한 역사의식의 성장, 작품에 대한 해석과 비평의 예술적 한계를 기술한 부분(3~4장)은 쿨터만의 미술사 서술에서 대중성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비평가의 자격은 오직 손수 작업하는 사람에게만 주어졌다"는 18세기의 통념을 깨뜨린 레싱부터 쇼펜하우어와 빙켈만, 부르크하르트와 괴테에 이르기까지 온갖 지식인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라오콘 논쟁'은 자료의 풍부함을 보여주고 있을 뿐 아니라 주제에 대한 명료성, 객관성, 포괄성을 담아내고 있다.
독일 미술사 운동의 정점에 선 괴테
고전주의와 낭만주의의 대결을 다룬 6~8장은 헤겔 이후 체계적 미술사관이 형성되고 그러한 미술사관이 고전주의 의식의 세례를 받으며 성장해가는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괴테는 "미술사 운동의 정점에 서 있는 인물"로서 예술학이 나아갈 길을 가리켜준 것으로 평가받는다. 괴테는 그의 이탈리아 여행에서 돌아온 이후 전체 독일의 예술 생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스위스 출신 화가 마이어와 함께 바이마르 아카데미를 이끌었고 현상공모를 창설해 젊은 독일 미술가들이 응모하도록 했는가 하면, 기념물 보호자와 전기물 간행자로서도 두드러진 활약을 했다. 특히 그의 색채론은 칸딘스키, 클레 같은 화가들의 집중적인 논의 대상이었다.
'홀바인 논쟁'의 미술사학적 의의
리얼리즘에서 실증주의, 인상주의로 넘어가는 미술사 서술에서는 흥미진진하게 소개되어 있는 홀바인 논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술사에서 있어서 19세기 예술학의 동향을 엿보게 해주는 이 논쟁은 홀바인의 '시장 마이어의 성모'라는 그림의 진품성 문제를 둘러싸고 일어났다. 똑같은 제목을 가진 홀바인의 그림은 드레스덴 판본과 1852년에 갓 공개된 다름슈타트 판본 두 점이 있었는데 이 두 판본에 대해서 열띤 논란이 벌어졌고, 드레스덴의 모든 시민들이 그 논란에 참여하게 된다. 결과적으로는 '염격한 감식안과 과학적 연구 방법이 최종적인 승리를 거두게 된' 이 논쟁은 "미술사학이 객관적으로 타당한 결론을 내릴 수 있으며, 그것도 실험에 의해 증명될 수 있고, 비평적 감식에 의해 최종적인 해답을 구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 참된 의의가 있다고 쿨터만은 평가한다.
미국은 왜 미술사 연구의 중심지가 되었는가
오늘날 미국이 미술사학의 중심지가 된 이유는 다른 일부 학문 분야와 같이,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유럽의 주도적인 미술사가들이 미국으로 건너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파노프스키의 전언은 좀더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제20장). 그는 미국과 유럽의 미술사 연구의 차이점이 "유럽의 미술사가들이 민족적 경계라는 개념으로 사고하려는 경향이 있는 데 반해 미국인들에게는 그러한 경계선을 긋는 일이 전혀 없다"는 데 있었음을 간파하고 있다. 즉 미국은 유럽의 이주자들이 연구를 수행할 수 있었던 학문적 토양을 끊임없이 제공해주었으며 신세대 미국 미술사학자의 재생산 구조를 여러 대학과 기관이 충분히 받쳐주었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미술사가들이여, "미학을 문화적 알리바이로 남용하지 말라"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페미니스트 미술사라는 새로운 전망을 포함하는 것은 미술사가에게 미술사학에 대한 그의 기준들을 재고하도록 촉구한다"고 말하면서 오늘날 변화된 가치 판단과 분화되고 넓어진 지적 조건 속에서 미술사학의 실천의 의미를 조망하고 있다. 따라서 쿨터만에 따르면 현대 사회에서 미술사가의 과제는 "미술의 전체성, 즉 오늘날에야 비로소 인식될 수 있는 미술의 전체성을 모든 현상 형식들 속에 포괄하고, 새로운 하나의 전체상으로 통합시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쿨터만이 현대의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 미술사가들에게 "오늘날의 문제들과는 동떨어진 심미가 구실이나 하는 게 고작이다. 오히려 잘못된 심미가 내지 애호가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게 더욱 잘 들어맞는 말이다. 니체는 이를 두고 미학을 문화적 알리바이로 남용하는 자라고 멋지게 설명한 바 있다"라며 일침을 가하는 것도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 미술사 연구방법론에서 도상해석학이 차지하는 위치를 곰브리치, 프리들랜더 등의 연구를 통해 살펴보고 2차대전 이후 미국이 미술사 연구의 중심지로 떠오르게

 미술사의 황금시대에 바친다
‘일본의 곰브리치’ 다카시나 슈지 교수의 20세기 미술사학·미술론 탐사
미술사를 ‘인문학의 꽃’이라 부르기도 한다. 수많은 교양인들이 ‘미와 인간’의 요체를 궁구하는 이 근대 학문에 매료되었다. 20세기 초두에는 서구 인문학을 이끌며 전성기를 구가하기도 했다. 엘리 포르, 앙리 포시용, 에르빈 파노프스키, 케네스 클라크 그리고 곰브리치……. 철학, 심리학 등 인접 학문의 성과를 흡수한 이들 ‘미의 사색가’들이 탁월한 저작을 일제히 쏟아냈다. 그리하여 시각 혁명의 동반자였던 미술가들과 나란히, 영원의 빛을 뿜는 성좌에 그 이름을 새겨 놓았다. 1930년에서 1960년에 걸친 미술사학의 황금기였다.
미술사 연구 방법의 대전환이 이루어진 것도 이 때였다. 19세기 이후 빙켈만과 부르크하르트를 거쳐 뵐플린에 이르러 완성된 ‘형식주의적 양식 연구’에 맞서 ‘도상해석학’ ‘지각의 심리학’ 등의 다양한 방법론이 출현한 것이다.『도상학 연구』(파노프스키),『예술과 환영』(곰브리치) 같은 기념비적인 저작들이 그 성과였다. 천재들은 갔지만 ‘명저’들은 남았다.
그 자신 뛰어난 미술사학자이자 비평가인 다카시나 슈지(高階秀爾) 교수 역시, 숨 가쁜 미술사의 발전상과 그 주인공들을 직접 목도한 세대였다. 1950년대 소르본 대학 유학 시절의 은사였던 앙드레 샤스텔 교수, ‘판’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던 파노프스키, 일본 미술에 관심이 지대했던 앙드레 말로까지. 20세기 미술론의 ‘명저’를 해설하는 책을 쓰면서 다카시나 교수는 당대를 함께 호흡하며 만난 그들과의 생생한 기억을 담을 수 있었다. 이리하여 문자 그대로 ‘20세기 미술사학의 전체적인 조망’이 손색없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 책 『미의 사색가들』이 그것이다.
미학자·미술사가 18인의 대표 저작을 총망라한 우리 시대의 문화 지도
다카시나 슈지 교수의『미의 사색가들(美の思索家たち)』(靑土社, 1993)』은 20세기 서구의 걸출한 미술사가와 미학자들이 이룩한 업적을 그들의 대표적 저작을 통해 밝히려는 목적으로 씌어진 책이다. 엘리 포르에서 곰브리치까지, 서구 미술론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사상가 18명의 ‘명저’를 통해 그들의 사상을 이해하고 나아가 현대 미술 이론의 다양한 경향과 방법론들을 조망하고 있다.
현대 미술의 난해함은, 어쩌면 미술이 지금의 모습으로 나타나기까지의 궤적을 살피는 데 실패하거나 무관심했기 때문에 생겨난 것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현대 미술의 본질과 변천 과정을 궁금해 하는 독자들은 이 책이 소개하는 미술론과 사상가들을 일별함으로써 현대 미술사의 전개 양상을 선명하게 부조해낸 ‘20세기 문화지도’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곰브리치는 그의 또다른 저서 ‘예술과 환영’ 서문에서 “예술이란 심리에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과학적인 예술 연구는 심리학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 그것은 심리학 이외의 것일 수도 있지만, 항상 심리학이다”라는 막스 프리들랜더의 말을 인용해 심리학적인 접근을 강조했다.

 도대체 그림을 어떻게 봐야 제대로 보는 것인가? 그림을 이해하는 데 정답이 있는가? 그림에 대한 여러 가지 해석 중 어떤 것이 맞는 해석일까?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서 서양미술 감상의 핵심에 해당하는 7가지 테마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림 이해에 대한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는 책이다.
쿠빈의 '죽음을 향한 도약'은 그가 죽음을 결심했을 당시에 그려졌다. 그 그림 속에서 죽기위해 뛰어든 공간은 바다나 강이 아닌 여자의 자궁이다. 왜 그럴까. 저자는 아버지 없이 어머니하고만 지낸 쿠빈의 어린 시절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림이란 화가의 사회/문화/역사적 배경, 그리고 그림 자체가 가지고 있는 미적 완결성이라는 것이다. 저자의 자유로운 감성이 독자의 상상력을 한껏 자극시키고 있다. - 막스 프리들랜더는 『예술과 전문가』 (Von Kunst und Kennerschaft)라는 책에서, 익명의 작품을 보고 작가는 알아내는 자신의 방법을 밝히고 있다. 그런데 그 방법이라는 게 말로 설명하기 힘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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