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우에 야스시의 <검푸른 해협>은 일본의 패전체험, 미군에 의한 점령체험에서, 대제국인 원의 압제하에 놓인 고려의 비극을 그린 우의소설로 역사가 소설이 되어 성공한 작품이다.
고려의 태자 전이 항표를 지니고 고종을 대신하여 몽골에 입조하기 위하여 강화도를 떠난다. 그과정에서 그는 헌종의 붕어로 그의 아우이며 황제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는 쿠빌라이를 만나 그의 자못 온화하고 자애스러운 말과 풍체에 전은 도취된다. 그 도취감은 고려의 국운을 결정하는 국사에 시종 그림자를 드리운다.
전은 그 해 4월 21일 승하한 고종의 뒤를 이어 고려의 왕위에 올라 원조이 되었다. 원종의 왕위계승과 거의 때를 같이하여 몽골에서는 쿠빌라이가 황제에 올르는데....

 지금으로부터 약 2500년 전, 춘추말기의 난세를 살다가 공자와 그의 제자들의 이야기를 소설화 한 책. 화제성 <논어> 강의 등 조금은 경박한 태도로 접근한 감이 없지 않은 '공자'에 대해, 공자 사후 그 제자와 추종자들이 <논어>를 편집하는 과정을 줄거리 삼아, 공자와 그 주요 제자들의 인간상과 사상을 소설 형식으로 그려내고 있다. 공자의 대표적인 명구나 사상이 비롯된 배경이나 상황을 가공하되, 일관된 주제의식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불투명했던 공자의 이미지를 구체화시키고 있다.지금으로부터 약 2500년 전, 춘추말기의 난세를 살다간 공자와 그의 제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장편소설 《나의 스승, 공자》가 <현대문학북스>에서 출간되었다.
1. 다시 공자를 말하다
김용옥 씨가 텔레비전에서 《논어》를 강의하면서 한 때 공자에 대한 관심이 전국적으로 비등한 적이 있었다. 공자 관련 서적들이 붐을 이루었고, 사람들은 도올의 TV 강의에 연속극 못지않은 호응을 보냈다. 학창시절 고리타분한 윤리과목의 한 챕터 정도로 인식되던 공자사상은 재치 있는 현대적 해석으로 환골탈태하여 젊은이들에게 다가왔다. 그만큼 김용옥 씨의 강의는 우리 사회에 많은 논쟁과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한바탕의 소문난 잔치가 끝나니, 이제 범국민적인 관심도 한풀 꺾인 듯 공자는 다시 딱딱한 철학서적 코너로 뒷걸음친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공자와 그의 사상의 핵심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논어》에 대해서 조금 성급하고 경박한 자세를 취하지는 않았나 반성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에 앞서 《논어》가 대중들에게는 너무 추상적이고 심오한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점을 지적해야 할 것이다. 공자 사후 300년 동안 제자들에 의해서 수집되고 편집되었기에 그 구성이라든가 연관관계가 허술하여 공자사상의 핵심을 쉽게 이해하는 것이 무리라는 게 중론이다. 그래서 공자의 명구들은 삶의 이치를 꿰뚫지만, 독자의 가슴을 꿰뚫기에는 많은 인내심이 필요한 것이리라.
2. 《나의 스승, 공자》는 이렇게 다르다
이 책은 《논어》에 대해 진부하고 딱딱한 선입관을 지니고 있던 독자들의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줄 책이다. 공자 사후 그 제자와 추종자들이 《논어》를 편집하는 과정을 줄거리로 하여, 공자와 그 주요 제자들의 인간상과 사상을 소설의 형식을 빌려 그려내고 있는 이 작품은 독자들에게 공자의 사상을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 공자의 대표적인 명구나 사상이 비롯된 배경이나 상황을 가공하되, 일관된 주제의식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불투명하기만 했던 공자의 이미지를 구체화시키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책이 지향하는 목적이다. 《풍도》의 작가 이노우에 야스시 마지막 소설이기도 한 이 책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노작가의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의 시선과 공자의 심원한 철학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주제의식을 소설적 장치로 부드럽게 녹여내고 있다.
이 소설의 시간적 배경은 공자가 세상을 떠난 지 33년이 지난 그해 여름에서 다음 해 가을까지로, 《논어》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시기이다. 공자 교단을 따라 중원을 유랑했던 가공의 인물 '언강'이 공자연구회에서 공자와 그 제자들을 추억하며 공자사상을 연구하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형식을 취하는 가운데 작가는 '언강'의 입을 통해 공자의 사상과 행적에 독자적인 해석을 가하고 있다.
3. '천명(天命)'과 '인(仁)'이 삶의 원리
언강의 내레이션의 주인공은 공자와 세 명의 제자인 자로, 안회, 자공이다. 채(蔡)나라에서 도망치다 공자 교단을 만나 너무나 인간적이고 지혜로운 공자의 매력에 감동하여 평생 공자 교단과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언강이 가장 주목하는 공자사상의 핵심은 '천명(天命)'과 '인(仁)'이다. '천명'은 삶을 우주적인 넓은 의미로 확대시키는 직관과 감성의 의미작용이며, '인'은 천명이 주재하는 세상에서 개인과 사회의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질서이며, 이성의 넓은 의미이기도 하다.
언강은 공자가 '천명을 안다는 것은 하늘이 내려준 사명에 따라야 함을 깨닫고, 그 일이 하늘이 주재하는 자연의 운행 속에 들어 있는 만큼 모든 것이 늘 순조롭게 이루어지지만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거라고 말한다. 그렇게 천명을 깨달은 인간이 '인'을 제대로 행하며 살아갈 때, 세상은 평화로워지고 그 흐름에 속한 인간의 삶 역시 평화로워지게 된다.
4. 정의로운 휴머니스트 공자
언강이 추억하는 공자는 '인간에 대한 애정, 정의에 대한 정열, 한 사람도 불행하게 하지 않으려는 집념'을 한시도 놓친 적이 없는 정의로운 인본주의자이다. 또한 그 바로 곁에서 성심으로 공자를 보필했던 안회, 자로, 자공의 세 제자 역시 각자의 독특한 개성으로 공자 교단을 이끄는 중심축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출현한 공자의 철학은 난세의 와중에 사람들에게 희망의 등불이었고, 새로운 유토피아 건설을 꿈꾸게 했던 것이다.
공자 철학의 논리적인 정황과 더불어 서정적인 감성으로 소설적 운치를 갖추고 있는 이 작품을 통해 작가 이노우에 야스시는 이기적으로 변화하는 현대사회의 대열에서 탈락하고 싶은 생각이 치미는 독자들에게 공자의 다음과 같은 말로써 현명한 답안을 제시한다.
"이 흐트러진 세상에서 눈을 떼서는 안 된다. 무슨 일이 있어도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 세상 밖으로 나가려 해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느냐.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과 같이 살지 않고 누구와 같이 산단 말이냐. 새와 짐승과 같이 살 수야 없는 노릇이 아니야."

 출생의 비밀을 안고 정복을 향해 달려간, 한 남자의 대서사
이 책은 아쿠타가와상, 문화훈장, 신초사의 일본문학대상을 수상한 작가 이노우에 야스시의 작품으로, 여러 언어 권에 소개될 정도로 뛰어난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칭기즈 칸’을 그린 여러 소설들 중 특히 이노우에 야스시의 작품이 돋보이는 이유는, 칭기즈 칸을 지나치게 미화해서 영웅으로 숭앙하거나 무자비한 침략자로 비하하지 않고, 칭기즈 칸의 정복욕의 근원을 끊임없이 물음으로써, 몽골 제국의 칸이아니라 고뇌하는 인간 테무진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 혈통을 증명하기 위해 끝없이 정복을 향해 달려간 남자, 이제 출생의 비밀을 안고 살아가야만 했던 한 남자의 대서사가 시작된다.
테무진, 나는 누구의 아들인가
우리는 테무진이 몽골 족 칸의 집안 예수게이의 아들이라는 점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이 소설은 묻는다. 테무진은 정말 예수게이의 아들인가? 테무진은 정말 칸의 후예인가? 아버지가 죽고 부족에게서 버림받은 테무진은 홀로 남은 어머니와 동생들을 이끌고 비참한 하루하루를 이어간다. 하지만 광활한 초원에서 겪는 생계의 위협보다 테무진에게 더 무서운 것은 자기 출생의 비밀이었다. 그 비밀을 아는 유일한 사람은 어머니. 그렇다면 어머니에게 확인해볼 것인가? 사춘기의 테무진은 고뇌하기 시작한다.
내 혈통을 증명하는 길은, 푸른 늑대가 되는 것
점점 더 치열해지는 상황에서도 테무진은 어린 시절에 정혼한 온기라트 부족의 부르테를 신부로 맞는다. 테무진의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테무진의 아내 부르테도 메르키트 족에게 납치된 후 임신되어 첫 아들을 낳는다. 테무진은 자신의 진짜 핏줄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자기 장남의 핏줄마저 의심하게 되는 잔인한 운명에 놓인다. 하지만 테무진은 아들에게 ‘손님’이라는 뜻의 주치라는 이름을 지어주며 생각한다.
‘내가 누구의 핏줄이든 나는 몽골의 푸른 늑대가 될 것이다. 너도 몽골의 푸른 늑대가 되어라.’ 그래야만 테무진은 자신과 아들의 존재를 인정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인간 테무진의 소박한 소망, 그것을 이루기 위한 철저한 실천
청년기에 테무진은 아무도 살지 않는 비옥한 삼림과 계곡과 초원을 발견한다. 왜 우리는 이렇게 풍요로운 땅을 포기하고 척박한 곳에서 살아가야 하는가? 테무진은 모든 부족이 분열되어 싸움이 끊이지 않는 현실의 모순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는 통일된 몽골의 미래를 상상해본다. 몽골 고원 각지에 흩어져 있는 부족, 씨족들이 하나가 된다면, 몽골 고원 어디든 마음 놓고 여행할 수 있고, 얼마든지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으리라. 테무진은 그 일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결심한다.
그 꿈을 칭기즈 칸은 조금씩 이루어갔다. 그렇게 해서 그는 알렉산더, 나폴레옹, 히틀러가 지배한 영토보다 큰 제국을 건설하고, 아시아가 낳은 세계적 지배자, 인류역사상 가장 많은 자손을 가진 몽골의 푸른 늑대, 이름 없는 떠돌이 민족을 대륙 최강의 몽골제국으로 건설한 아시아의 영웅, 넓은 대륙을 장악했던 광명의 신, 세계적 영웅, 무자비한 침략자… 등등 한 인간을 지칭하는 것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명성을 얻으며 역사에 거대한 획을 그었다.
하지만 그를 따라다니는 끝없는 고뇌. 그것은 바로 자신의 출생과 아들 주치의 출생에 얽힌 비밀이다. 자신과 같은 운명으로 태어난 아들 주치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목 놓아 울 수밖에 없었던 비운의 아버지 테무진. 이제부터 인간 테무진의 삶을 따라가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