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또 나를 데려가리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지음, 정영목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황사 바람이 분다. 길을 찾지 않은 지 얼마나 흘렀는지 시간 감각도 무뎌진 지금 사진들이 덜컥 겁을 먹게 하고 말았다. 작가는 자연과 길을 흑백 사진 속에 담아 무언의 사상을 전하려 하고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것 같이 보이지만 내게는 아무도 없는 자연속의 길과 험한 바람 부는 자연 속은 내가 도태되어야 할 것을 느끼게 한다.


바람은 나를 그 사진 속에서 깜짝 놀라서 뛰쳐나오게 만들었다. 그곳에 갇힐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각자 자신이 처한 위치, 상황에 따라 보는 시선이 달라지게 마련이다. 끝없이 나 있는 길은 무언의 압력이었다. 가라. 저 길을 걸어라. 끊임없이 등 떠미는 바람에 버티며 나는 그냥 멍하게 있었다.


아, 나는 저 길을 걷지 못하겠구나. 나는 오염시킬 수밖에 없는 존재로구나. 자연 속에서라면 나는 이미 잡아먹혔을 먹이일 뿐일 텐데... 그러다 번쩍 정신을 차렸다. 길은 누군가 만든 것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다. 내가 만든 길을 내가 가는 것이다. 그 길을 내가 어떻게 무엇으로 가든 그건 내 자유다. 아무도 내 길을, 내가 만들 길을 막지는 못하게 하자.


앨리슨 래퍼가 왔다. 그녀도 그녀만의 길을 만들어 가고 있다. 작가가 말하려는 길은 아마도 이런 길일 것이다. 누가 아닌 내가, 각자의 길을 존중하며 그 길을 가고 있는 사람을 그저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바람 한 점 가슴 속에 불어주기를... 자, 이제 바람아 나를 데려 가라. 나, 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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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4-24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황사때문에 지금은 말고요~^^

물만두 2006-04-24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그럼... 그대 이름은 바람바람바람~ 왔다가 사라지는 바람~ 띵띵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