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베 이야기 - 오이디프스 신화를 중세적으로 재해석한 이야기
오이디푸스 [Oidipous]
'퉁퉁 부은 발'이라는 뜻이다. 테베의 왕 라이오스와 왕비 이오카스테(호메로스의 서사시에서는 에피카스테)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다. 라이오스는 이 아들이 “아비를 죽이고 어미를 범한다”는 신탁(神託)을 받았었기 때문에, 그가 태어나자 복사뼈에 쇠못을 박아서 키타이론의 산중에 내다 버렸다. 아이는 이웃나라 코린토스의 목동이 주워다 길러 코린토스의 왕자로 자란다. 청년이 된 왕자는 자기의 뿌리를 알고자 델포이에서 신탁을 받았는데, 그것이 앞의 내용과 같은 것이었다. 그는 이를 피하려고 방랑하다가 테베에 이르는 좁은 길에서 한 노인을 만나 사소한 시비 끝에 그를 죽이고 말았다. 그 노인이 곧 자기의 부친인 것을 모르고 죽인 것이다. 당시 테베에는 스핑크스라는 괴물이 나타나 수수께끼를 내어 풀지 못하는 사람을 잡아먹고 있었다. 여왕은 이 괴물을 죽이는 자에게 왕위는 물론, 자기 자신까지도 바치겠다고 약속한다.
그때 오이디푸스가 수수께끼를 풀어 스핑크스를 죽인 후 왕위에 올랐고, 모친인 줄도 모르고 왕비를 아내로 삼았다. 둘 사이에는 네 자녀가 태어났는데, 왕가의 불륜이 사단이 되어 테베에 나쁜 병이 나돈다. 오이디푸스는 그 원인이 자기 자신임을 알자 두 눈을 뽑아내고 방랑의 길을 떠나 코로노스의 성림(聖林)에서 죽었다. 여왕도 자살하고 나머지 자녀들도 왕위를 둘러싼 골육상쟁으로 모두 죽고 말았다. 시인 소포클레스는 이 전설을 비극 3부곡 《오이디푸스왕》에서 다루었는데 이 이야기가 소포클레스의 비극으로 정착되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흘렀으리라 생각된다. 신화 학자들은 이 근저에는 하나의 농경 제식에서 발단된 신화가 있다고 본다. 그 설명에 따르면 오이디푸스는 해의 신이고 이오카스테는 땅의 신이다. 해의 신은 해마다 땅의 아들로 태어나 묵은 해인 아버지를 배척하고 어머니를 갈고 일구는 지아비가 된다. 또 프로이트를 비롯한 정신분석학자에 따르면, 이것은 유아의 어머니에 대한 독점애의 공상적 실현, 즉 아버지에게 반항하여 그를 배척하고 어머니를 자기 것으로 삼으려는 욕망(오이디푸스콤플렉스)에서 비롯된 이야기라고 말한다.
1. 국내 학자에 의해 히포크라테스의 생애와 사상이 복원되다
고대 의학 연구의 불모지인 한국에서 오랫동안 고독하게 히포크라테스 연구에 전념해온 학자 반덕진 선생! ‘오직 저술로만 말한다’는 신념을 갖고 홀로 20여 년 동안 히포크라테스와 나눈 우정의 기록인 《히포크라테스의 발견》이 발간되었다. 이 책은 연재물이나 논문 모음집이 아니라 오랜 구상과 집필 계획에 의해 나온 것으로 그의 깊이 있고 집요한 히포크라테스 연구의 첫 성과로 기록될 것이다. 그의 작품으로 인해 ‘미지의 세계’인 히포크라테스의 생애와 사상이 복원되었으며, 이제 우리도 히포크라테스 정본을 갖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약 2500년 동안 서양 지성사와 과학사의 한 축을 담당해온 히포크라테스 사상은 21세기에도 여전히 담론의 대상이 되고 있다. 현대에 오면서 과학적 의학의 무기 앞에 히포크라테스가 가진 의학적 왕홀(王笏)은 부러졌지만 결코 의심받은 적 없는 그의 ‘인문주의적 정신’과 ‘통합적 사유방식’은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는 이들에게 신선한 영감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2. 그리스의 학문과 예술을 아우르는 종합교양서
《히포크라테스의 발견》은 그리스 문화와 예술을 아우르는 종합교양서라고 할 수 있다.《히포크라테스 전집》과 철학서, 역사서, 서사시, 비극 등 그리스의 다양한 사료를 재구성하여 신비한 인물로 비치던 히포크라테스를 책 속에 살아 있는 실존 인물로 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것을 재현하려면 대상을 보여주어야 하고, 보여진 대상을 잘 묘사해야만 한다. 저자는 20여 년 동안 모아온 그림들과 여러 문헌들을 살피면서 알게 된 지적 체험들을 상세하게 주석으로 묘사했다. 인문학자들과 그리스 문화 애호가들(Hellenists)들을 위해 전거주석을 충실히 달라보니, 약 1천개의 주석이 붙은 책이 되었다.
이 책은 《히포크라테스 전집》과 《전기》, 철학서, 역사서, 서사시, 비극 등 그리스의 방대한 사료와 로마의 고전을 바탕으로 의학 혁명가로서의 히포크라테스 상과 고전기 그리스의 문화를 생생하게 재현시킨다. 특히 히포크라테스 사유의 혁명성, 즉 서양적 사유의 히포크라테스적 기원이라 할 수 있는 합리주의, 자연주의, 인본주의를 재검토하면서 그 현재적 의미를 살피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 아들 폴리네이케스를 포함한 7명의 장군들이 조국인 테베를 공격했던 전설을 담은 ≪테베 이야기(Thebais)≫

서양 철학의 근간을 마련했다고 평가받는 플라톤의 사상은 알고 보면 독배를 마시고 죽은 스승 소크라테스의 삶을 추적하고, 복원하고, 복권시키는 과정을 통해 열매를 맺었다. 이 소설은 소크라테스가 죽던 해 스물아홉 살 청년이었던 플라톤이 스승의 죽음 앞에서 당혹스러워하고, 스승의 삶과 죽음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해 좌절하는 모습부터 시작해 치열한 통과 의례를 치른 후 저 유명한[대화편]을 집필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섬세하고 깊은 문장으로 그려나간 작품이다.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들던 날 아팠고-그래서 그의 곁을 지키지 못했다는 사실 때문에-또 병이 나버린 플라톤은 메가라에서 소크라테스의 다른 친구, 제자들과 만난다. 그토록 존경하던 스승의 최후가 어떠했는지, 마지막 남긴 말은 무엇이었는지를 그들에게 묻는다. 그러나 말은 각자 다르고 서로 어긋나기까지 한다. 후계자 들 사이의 대립은 피할 수 없는 듯했다. 플라톤은 어린 노예 멜레지아스와 함께 외딴 동굴에 들어가 지내기로 결심을 한다. 혹시 어떤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고... 플라톤은, 아마, 아팠던 것 같다. 조심스럽고 수수께끼 같은(왜냐하면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이야기하는 그 유명한 [파이돈]에서 그 말을 하고 있는 이는 바로 플라톤 자신이므로) 이 문장의 좁은 틈새를 통해서 클로드 퓌자드 르노는 플라톤이 이룩한 세계의 이면으로 파고 들어갔다. 그녀는 철학이 말과 지성과 욕망의 생생하고 순간적인 교류 안에서 생성되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하여 소크라테스-플라톤이라는 기묘한 이인한몸 에 대한 우리의 생각(기껏해야 교과서적이라고 평할 수 있는)을 새롭게 만들어준다.소크라테스-플라톤 한 쌍은 마침내 조금 더 자연스러운 모습을 되찾고……. 그러나 이 책이 소설임을, 그리고 책 속의 그들은 아직 유명해지기 전의 사람들임을 잊지 말자. 그들은 나날의 고민과 기쁨에 내맡겨진 채 때로는 침울하고 때로는 환하게, 기호와 상징들로 가득 찬 하루하루를 지내는 사람들일 뿐이다. 책을 읽다보면 고대라고 불리는 그들의 그리스가 우리에게 얼마나 가깝게 느껴지는지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 테베 이야기에 자주 등장하는 예언가로서 일설에는 너무나 오래 살아서 눈이 멀게 되었다고도 하는데
복잡다단한 신들의 세계를 보면서 인간를 이해한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청소년들의 필독서였던 <그리스 로마 신화>는 그때나 지금이나 완전하게 이해하기는 어려운 책이다. 내용 자체가 어렵지는 않지만 실타래처럼 얽히고 설킨 신들의 관계나 제대로 발음하기도 힘든 이름과 지명을 기억하려 애쓰다 보면 내용을 놓쳐 버리기 일쑤이다. 전 세계인들이 모두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 정도는 읽어줘야 교양 있는 사람이라는 근거 없는 강박 관념 때문에 여러 번 도전해 보지만 성공한 적은 거의 없다.
그렇다면 <그리스 로마 신화>가 이렇게 지겹도록 계속해서 필독서 리스트에 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그리스 로마 신화 속에는 현대의 사회와 인간의 모습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신은 인간을 확대시킨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신들의 이야기는 인간의 보잘것없는 모습을 아우르고 인류의 역사를 포함한다. 그래서 우리는 그리스 문화를 서구 문명의 뿌리로서 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의 빛나는 유산으로 스스럼없이 인정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이 살고 있는 현실의 세계는 늘 모순과 갈등, 탐욕과 다툼으로 가득 차 있다. 이것은 그 옛날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세계의 모습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기술과 과학이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과 과학의 발전과는 달리 인간의 삶은,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졌지만, 정신은 나날이 황폐해지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미하엘 쾰마이어는 이 문제의 해결점을 고대 신화 속에서, 전설의 시대 속에서 구할 수 있다고 본다. 인간의 세계와 마찬가지로 복잡다단한 신들의 세계를 보면서 인간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데 밑거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이 인간을 이해하는 것이 정신문화의 풍요로움을 이루는 기본이며, 정신의 풍요로움은 삭막한 현실을 바꾸는 근간이 된다. 여기서 우리가 그리스 로마 신화를 한 번쯤 읽어야 할 이유가 설득력을 얻는 것이다.
<미하엘 쾰마이어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신화의 복잡함 대신 확실히 기억에 남을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들려줌으로써 신화를 현대에 적용하기가 훨씬 쉽다. 독일 최고의 신화 작가이자 소설가인 저자는 복잡한 신화 중에서도 현재에도 많이 회자되는 18가지 이야기를 골라 독자에게 풀어 놓고 있다. 이 이야기는 단순한 교양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자신의 인생을 꾸려가는 데에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줄 것이다. - 그리스 신화에는 양축을 이루는 두 가지 전설권이 있는데 테베 이야기가 그 하나이고, 나머지 하나는 이번 장에서 다룰 미노스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