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 잊혀진 신화

황금사과를 놓고 헤라-아프로디테(비너스)-아테나의 각축이 벌어지자 심판관으로 나선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는 최종적으로 아프로디테의 손을 들어준다. 그 대가로 아프로디테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 인인 헬레네를 파리스에게 선사한다. 그러나 헬레네는 이미 결혼한 몸. 더욱이 그녀는 스파르타의 왕비였다. 아내를 빼앗겨 분노에 찬 스파르타의 메넬라오스와 그의 형 아가멤논은 트로이 원정길에 오른 다. 이상이 신화에 나오는 트로이전쟁 발발의 원인이다.

 값비싼 사치품, 철저한 나르시시즘의 반영, 그래서 악마적인 것으로 낙인 찍힌 세월. 그 거울의 역사를 조명한다. 서양사 중심으로 기술되어 있다는 점은 좀 아쉽지만, 거울에 비친 자기 자신의 모습까지 돌아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는 꼭 읽어볼 만한 책이다. 거울이 어떻게 사치품에서 필수품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는지 등 역사적 사실에 대한 객관적 서술부터 거울의 반사성과 분신의 의미를 파헤쳐 가는 철학적 사색까지 기대할 수 있는 책.
이 책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첫 번째 부분은 한마디로 거울의 역사, 다시 말해 거울을 만드는 기술의 역사와 이것이 사회적으로 어떻게 확산되어 갔는가하는 거울의 사회사이다. 두 번째 부분은 거울로 인해 일어나는 문제들을 다룬다. 다시 말해 인간 존재와 거울의 갈등 관계를 탐구하고, 오랜 세월을 거친 선악의 문제, 그리고 자화상과 고백의 문제 등에서 거울이 차지한 다양한 관계들, 즉 철학적이고 심리학적이며 도덕적인 관계를 탐구한다. 

  트로이의 전설과 거기에 나오는 영웅들 - 아킬레우스, 헥토르, 파리스, 그리고 전설 속의 미녀 헬레네 등 - 은 3000년 동안이나 인류의 상상력을 불러일으켜 왔다. 『트로이, 잊혀진 신화』에서 마이클 우드는 신화와 추론을 거친 고고학적 모험을 통해, 청동기 시대에서부터 구전되어온 이야기와 전설 속 고대 트로이의 재물과 존재의 흔적들에 숨을 불어넣었다. 이 매혹적인 이야기는 왜 트로이의 전설이 서구 문화의 기반을 형성하고 있다고 말해지는지, 어떻게 그것이 인류 역사의 한 전형이 될 수 있는지를 설명해준다.
마이클 우드의 학자다운 정확한 조사는 에계 문명과 미노아 문명 사이에 존재하는 인류 문명의 연속성과 발전에 대한 놀랄 만한 증거를 찾아낸다. 끊임없는 재건축, 인간들이 저지른 파괴, 지진, 그리고 유기가 낳은 50피트 정도의 표적층인 트로이의 언덕은 새로운 종족들과 문명들의 시작과 끝을 내포하고 있다.
새로 쓴 서문과 1985년 초판에는 없었던 마지막 장, 그리고 추가된 참고문헌은 마이클 우드가 현재까지의 고고학과 문학, 역사적 기록들을 폭넓게 연구한 결과물이다. 모스크바에서 재발견된 이른바 헬레네의 보석이라고 알려진 유물과 1988년에 시작된 트로이의 발굴 성과에 관해서 훌륭한 도판들을 곁들여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고고학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발견을 새롭게 조명해준다.

 세 차례 뉴베리 상에 빛나는 작가 콜럼이 아이들을 위해 새로 쓴 호메로스의 영웅 서사시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아>를 함께 읽는다
서양 문학 최고의 영웅 서사시로 일컬어지는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아>를 한권에 새로 엮은 <크로이 전쟁>이 '비룡소 클래식' 여덟 번째 타이틀로 출간 되었다. 20세기 초 아일랜드 문예부흥운동을 일으킨 시인이자, 1921, 1925, 1933년에 걸쳐 세 차례나 뉴베리 명예상을 받기도 한 아동문학과 패드라익 콜럼(19881~1972)이 1918년에 발표한 작품, 아킬레우스와 헥토르를 비롯한 영웅들이 등장하는 그리스와 트로이 간의 전쟁을 그린 <일리아드>가 책의 앞 부분 1부에 펼쳐지고, 목마 작전으로 트로이를 무너뜨린 뒤 고향 그리스의 이타카로 돌아가는 길에 겪는 오디세우스의 방랑과 모험을 다룬 <오디세이아>가 2부에 펼쳐진다.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아>는 그리스 로마 신화와 함께 서양 문화의 바탕이 되는 고전중에 고전, 친구의 죽음을 갚아주기 위해 자신의 죽을 운명도 마다하지 않는 영웅 아킬레우스, 마음 속 두려움을 극복하고 신의 아들 아킬레우스와 맞서는 고귀한 명장 헥토르, 거지 차림으로 아들을 죽인 자를 홀로 가서 무릎을 끓고 눈물을 흘리며 아들의 주검을 내어 달라고 간곡히 부탁하는 트로이의 늙은 왕 프리아모스, 고향으로 돌아가기 우해 수많은 시련과 유혹을 오직 용기와 기지로 이겨 내는 오디세우스와 같은 영웅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이해관계에 따라 그리스와 트로이 양쪽으로 나뉘어 편을 드는 신들의 이약가지, 탐요가 우정, 질주, 용기, 간사함 등 인간 세상의 희로애락이 함축적으로 녹아들어 있다. 작가 콜럼은 호메로스 이야기의 이러한 핵심을 잘 담아내면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해석으로 이야기를 새롭게 엮었다. 단순히 1,2부로 나누어 긴 사시를 시간의 흐름대로 요약하는 대신, 호메로스의 두 이야기에 모두 나오는 오디세우스가 귀향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중간에 메넬라오스, 헬레네 등 등장인물들의 입을 빌려 트로이 전쟁 이야기가 펼쳐지는 액자식 구성은 책 읽는 재미를 돋운다
한권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호메로스의 두 이야기
콜럼의 <트로이 전쟁>은 트로이 전쟁 이야기부터 푸는 대신, <오디세이아>에서 시작한다 호메로스의 원작 <오디세이아>와 마찬가지로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가 아네타 여신의 권유에 따라 아버지의 소식을 찾아 여행하는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텔레마코스는 여행중에 트로이 원정에 참여했던 두 영웅 네스토르와 메넬라오스를 만난다. 여기서 콜럼은 텔레마코스가 아버지의 동료였던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와 그의 부인 헬레네에게서 트로이 전쟁 이야기를 전해 듣는 것으로 설정해 놓았다. 다시 말해서 독자는 전쟁에 참가했던 영웅 메넬라오스와 전재으이 씨앗이었던 미녀 헬레네의 입을 통해 <일리아드>를 듣게 되는 것. 트로이 성문 밖에 있던 사람 (메넬라오스)과 안에 있던 사람 (헬레네)의 이야기를 둘다 듣게 되는 셈이기도 하다. 콜럼은 이렇게 묘하게 <일리아드>를 끼워 넣은 다음에 2부에서 다시 <오디세이아>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메넬라오스가 해주는 이야기, 헬레네가 해주는 이야기, 오디세우스가 해주는 이야기, 에우마이오스가 해주는 등 굵직굵직한 이야기들에 많이 등장하여 책을 읽는 사람들은 마치 옛이야기를 듣는 듯이 영웅들과 신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이런 점들 때문에 콜럼의 <트로이 전쟁>은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약간 두껍게 요약해 놓은 책들과는 다르다. 이 유명한 이야기의 대강의 줄거리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 책은 그 줄거리를 다 꿰고 있는 사람들이 읽어도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을 만큼 독특하게 재구성되었다.

 호메로스의 장편 서사시 일리아드를 읽기 쉽게 다시 썼다. 유럽 문학의 효시라 할 일리아드에서 호머는 세속적 행복의 조건이라 할 권력과 부와 사랑이 얼마나 덧없고 허망한 것인가를 보여준다. 피비린내 나는 싸움과 영웅들의 대결이 펼쳐지지만 아킬레우스와 파트로클로스의 우정, 아킬레우스와 그 친구들의 고뇌와 격정, 헥토르의 아내와 작별, 아들의 시체를 돌려받고자 하는 트리아모스 왕의 애절한 심정 등 인간적인 정감이 풍부하게 번득인다. 감탄을 자아낼만한 그림이 인상적이다.

 

 이 책 『고고학자 슐리만, 150년 전 청일을 가다』는 트로이 유적을 발굴한 고고학자로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하인리히 슐리만의 처녀작이다. 세계적인 대상인이 된 그는 1863년 41세 오랜 꿈이었던 트로이 발굴을 실현하기 위해 모든 경제 활동을 중단하고 1865년 3월 세계여행을 하기로 한다. 그 여행 중 청나라와 일본을 40여 일과 한 달간 머무는데 이 책은 그 때 본 청나라와 일본을 기록하고 쓴 기행문이다. 슐리만이 여행을 떠나기 전에 유서를 남겨두었던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당시 급변하는 정치 사회 상황에서 서양인이 개인 자격으로 동양을 여행한다는 것은 목숨을 건 모험이었다. 당시 청나라는 아편전쟁 이후 난징조약, 톈진조약, 베이징조약 등의 불평등조약을 맺으며 사회가 급변하고 쇠락의 길을 걷고 있었다. 일본 역시 1852년 함대를 몰고 온 페리 사령관의 강요 아래 쇄국정책을 버리고 일본 정부의 간섭 없는 자유무역과 일본 무역항의 개항을 허가해준 상태였다. 두 나라 모두 서구의 외압 아래 근대화의 바람을 거세게 맞고 있었지만 사회 부패가 극에 달하고 결국 청왕조의 몰락으로 이어지는 중국과 달리 일본은 서구 근대 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메이지 유신으로 이행하기 전에 놓인 전환기 사회 특유의 생동감을 책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동시대의 일본과 중국의 모습을 비교해봄으로써, 뒷날 벌어질 청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게 되는 징후들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두 나라의 서로 다른 모습들은 제3자의 시선을 통해 더욱 극명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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