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올해의 추리소설 - 아웃사이더
김성종 / 신원문화사 / 1999년 6월
평점 :
품절


일년에 한 권 우리 나라 추리 작가들이 단편을 모아 출판한다. 이상우, 노원, 김성종, 이수광 유우제, 백휴 등 우리 나라 대표 추리 소설가의 단편들은 모두 수록되어 있는데 그들 작품보다 유독 류성희, 황세연의 작품이 눈에 띈다.

가장 좋았던 작품은 역시 류성희의 <비명을 지르는 꽃>이었다. 이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읽어봤지만 매번 좋은 느낌이 든다. 이 작품은 특히 식물학자인 여성과 그의 애인인 정신과 의사, 남자의 친구인 검사를 한 팀으로 장편 시리즈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패트리샤 콘웰의 스카페타 시리즈처럼, 수 그라프튼의 알파벳 시리즈처럼 말이다.

그리고 한대희의 <야수는 죽어야 한다>는 동명의 니콜라스 블레이크와 일본 작가의 작품과는 다른 느낌을 주지만 역시 소재만은 신선했다. 형사와 그 형사가 의지하는 역술가가 풀어 가는 살인 사건이라... 이것도 캐릭터를 잘 살려 장편 시리즈로 만들면 어떨까 싶다. 이 작가에 대한 생각은 읽은 작품에 따라 편차가 심하지만 좋은 편집자나 다른 작가와의 공동 집필은 어떨지...

이 책을 보다 보면 여기까지가 우리 나라 추리 소설의 한계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일본은 에드거상에 후보를 올려놓을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는데 우린 뭘 하고 있는 것인지 참 답답하고 착잡한 생각만 든다. 일본의 다카무라 카오루는 추리 소설을 쓸 생각은 없었다고 하면서도 좋은 추리 소설을 내 놓았는데 우리 나라 작가들은 추리 소설을 쓰면서도 변변히 발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기대를 접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같은 소재를 사용해도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인지... 우물 안 개구리가 빨리 우물에서 탈출해 점프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언젠가는 좋은 작품이 나오겠지만 그 시기가 빨랐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기다림에 지쳐 가는 독자들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지... 독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추리 소설이 어서 등장했으면 소원이 없겠다.

그래도 몇몇 작품이 가능성을 보여줘서 그나마 위안이 된다.  난 여전히 믿는다. 우리나라 추리소설의 발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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