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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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의 이야기...

 

우리는 일상을 살아가면서 행복하기만을 바라고 희망만을 원하며 진지하고 심각하기를 거부한다. 죽음은 우리를 심각하게 만들고 진지할 것을 강요한다. 하지만 죽음도 어찌 보면 일상이다. 일상으로 날카롭게 파고드는 칼 같은 존재다.

 

미카게와 유이치는 자신들에게만 다가오는 불공평한 그런 죽음을 너무도 일상적으로 받아들여 우리를 더욱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인 지도 모른다.

 

똑같은 일상을 살아온 사람이 똑같은 고통 속에서 만나 그 고통을 이해하고, 말하지 않아도 상대방을 알 수 있는 것은 무척 아름다운 일이지만 그것은 상대방의 가슴에 난 상처를 소금 묻은 손으로 어루만지는 꼴이라 쓰리고 아프다. 하지만 그것이 그들의 일상에서 찾아온 사랑이라면 언젠가 그 소금 묻은 손을 씻어 마주잡을 순간도 오겠지 하는 생각도 든다.

 

다른 한 관점의 시작은 유리코를 바라보는 미카게의 시선이다. 아니 유이치의 담담함일지도 모른다. 여장남자거나, 게이거나, 혹은 성전환수술을 한 사람이거나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하다.

 

인간이 사랑하는 한 인간을 그리워하는 시선이 아름답다. 그들은 많은 다양한 관점을 가지고 있고 이미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그것들은 당당하게 존재한다.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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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2-16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승환씨가 부른 세가지소원이라는 노래가 생각나요..
나 없는 곳에서 아프지 않기...착한 거짓말만 하기...
한날한시에 같이 눈감기...^^

물만두 2006-02-16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썼던 것을 올렸습니다. 이승환 노래처럼 하기 참 쉽지 않죠. 그래서 이 책이 좋았던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