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힘든 일과 마주칠 때 사람들은 '죽고 싶다'는 말을 쉽게 내뱉곤 하지만 그걸 그대로 시행하는 이들은 극히 소수다. 차라리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을 각오로 살겠다'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다. 그만큼 '죽음'은 인생에 있어 가장 마지막의 선택이며 어느 누구도 그 존재를 경험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불안과 공포의 대상이다.
이 책은 저자가 2년 반 동안 죽어가는 환자들과 지내며, '죽음'이라는 인생의 최종 단계에서 환자들을 인터뷰를 하며 겪은 일들을 기록한 것이다. 저자는 그들이 느끼는 불안, 공포, 희망을 인터뷰 함으로써 죽음의 실체와 만날 수 있었으며 죽음을 앞둔 환자들에 대한 올바른 치료법도 깨닫게 되었다고 말한다.
저자가 보기에 환자에게 있어서 죽음 그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그들이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거기에 따르는 절망감, 무력감, 고독감 때문이라고. 이 책에 따르면 환자가 죽음의 선고를 받게 됐을 때 가장 먼저 '아니'라고 부정하고, 그 다음에는 '왜 하필 나인가'라고 분노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다음 단계로 어떤 존재와의 모종의 거래(내가 어떻게 할 테니 당신이 어떻게 해달라)가 이어지고 깊은 슬픔에 빠져 우울증에 걸리게 된지만, 결국에는 죽음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저자는 환자가 죽음을 인정하기까지 그 기간과 순서는 서로 다르지만 각 단계를 통해 존재하는 것은 바로 '희망'이라고 설명한다.
12장에 걸쳐 죽음의 공포와 환자가 죽음을 받아들이는 단계, 환자의 가족, 말기 환자의 정신 요법 등을 다루고 있는 이 책을 통해 죽음을 앞둔 인간의 심리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20년간 임종 환자를 돌봐 온 세계적인 권위자 퀴블러로스가 그들과 가졌던 체험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정리한다. 인생의 최종 단계들 및 거기에 수반된 불안·공포·희생에 대해 그리고 그들의 고뇌와 기대와 좌절감에 대해 터놓고 나눈 이야기들을 들려주며 우리 자신의 죽음을 준비시켜 준다.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 (Elisabeth Ku"bler-Ross) - 정신과 의사. 1926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태어나 취리히 대학에서 공부하고 1957년에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 맨해튼 주립병원, 콜로라도 대학병원 등을 거쳐 1965년에 시카고대학 빌링즈 병원에서 '죽음과 그 과정'에 관한 세미나를 시작했고 1969년에 <죽음의 순간>을 출판하여 유명해졌다.
지은책으로 <죽음의 순간의 대화>, <죽음의 마지막 단계>, <죽음과 아이들>, <에이즈, 최후의 도전>, <죽음의 순간과 임시체험> 등과 자서전 <인생의 수레바퀴>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