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리호리한 키에 어딘가 이교적인 느낌을 풍기는 귀걸이를 왼쪽 귓불에 달고, 담배연기에 연제나 얼굴이 반쯤은 가려진 사내. 늘씬한 실루엣이 근사한 해군 제복이 잘 어울리는 모험가 코르토 말테제(Corto Maltese).
이탈리아의 만화가 휴고 프라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코르토 말테제' 시리즈 5권이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었다. 대략 1917년에서 1922년까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작품들은 세계 열강들의 전쟁과 암투, 보물 찾기와 모험에의 열정으로 가득 찬 매력적인 청년 코르토 말테제의 흥미진진한 무용담을 담고 있다.
여행을 마치고 베니스로 돌아온 코르토가 다시금 알 수 없는 여정 속으로 빨려들게 되는 <베네치아의 전설>과 라스푸틴과 재회한 코르토가 그리스의 로도스섬으로 보물찾기에 나서는 <사마르칸트의 황금궁전>이 1차로 출간되었다.
이어 북아프리카에서의 전쟁과 영웅담을 다룬 <에티오피아 대장정>과 중국과 러시아에서의 암투와 신비한 모험을 다룬 <시베리아 횡단열차>, 남미에서 유럽으로 활동무대를 옮겨가며 생생한 모험을 펼치는 <켈트 이야기>가 시리즈 5권을 이루고 있다.

허터는 부동산 중개인인 노크의 밑에서 일하면서 아름다운 아내 엘렌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어느 날 노크가 올록 백작으로부터 편지를 받게 되면서, 허터의 인생에는 검은 그림자가 드리운다. 편지에는, 올록 백작이 인적이 드문 곳에 아름다운 집을 사고 싶다는 내용이 담겨있는데, 편지를 읽고 큰 돈을 벌 생각에 가슴이 부푼 노크는 허터에게 백작이 사는 곳으로 가서 거래를 성사시키라고 한다. 허터는 백작이 사는 성으로 가서 백작을 만나고 그가 흡혈귀란 사실을 알게 되지만 도망칠 수가 없다.
올록 백작은 허터를 가두어 두고, 그의 피를 천천히 빨아먹는데, 어느 날 백작이 위스보그로 떠나자 허터는 성에서 탈출해 집으로 돌아온다. 허터의 마을에서는 흡혈귀 백작 때문에 사 람들이 하나둘씩 죽어가고, 엘렌은 허터가 가지고 온 책을 보고 순결한 여자가 흡혈귀를 아침까지 잡아두면 그를 처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결국 엘렌은 백작을 유인해서 아침까지 잡아두고, 태양이 비추자 백작은 마침내 죽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