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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 6집 - 눈썹달
이소라 노래 / 티엔터테인먼트/코너스톤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사랑이 떠나면 이별의 아픔만이 남는 것일까... 이소라는 말하고 있다. 사랑은 비극이고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고. 나의 이별은 잘 가라는 인사도 없이 치러진다고... 진짜 그럴까... 양희은도 같은 말을 하고 있다. 사랑의 사라진 쓸쓸함에 대하여...
하지만 듣는 내내 그래도 사랑을 한다는 것, 떠나보낼지언정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산다는 것 아니냐고 묻고 싶었다. 그래 좋다.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은 비극이겠지. 이별할 줄 알면서 뒤늦게 사랑을 한다는 건 뒷맛 씁쓸한 것이겠지. 하지만 초콜릿이 달콤 쌉싸름하여 우리가 중독되는 것처럼 사랑과 이별, 만나고 헤어지는 것들이 존재하는 것 아닐까.
가늘게 솟아오는 눈썹달 이렇게 여윈 나를 기억해라고 애원하고, 아무도 무엇도 없는 그곳에 지나간 기억들을 되돌리는 향기가 있어하며 추억하고, 그리 쉽게 잊지 않을 겁니다라고 다짐하는 모든 것들이 살아 있음의 존재 증명이라는 생각에 나는 편안한 마음으로 전곡을 듣는다. 누군가에게 이런 것도 부러움의 대상이고 아름다움의 표현으로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소라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녀의 답답한 목소리가 싫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보니 그녀의 그런 음색과 곡들과 가사가 조화를 잘 이루어 전곡이 골고루 좋은, 정말 모처럼 돈 아깝지 않고 질리지 않는 음반을 사서 기쁘다.
다른 가수들이 이소라처럼 공들여 음반을 만들면 좋을 텐데... 역시 아무리 가수라 해도 삶과 인생이 묻어나지 않으면 유행가로 한때를 풍미하다 잊혀질 뿐이고 오래 남을 수 없는 법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음반 정말 좋다... 오래 오래 기억되고 듣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