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짓는 물고기
지미 지음, 이민아 옮김 / 청미래 / 2000년 11월
평점 :
절판


우린 살면서 많은 것을 소유하려 애쓰지만 결국 뒤돌아보면 우리가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음을 깨닫게 된다. 그것은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가슴을 서늘하게 만든다.

한 남자가 미소 짓는 물고기를 발견하고 소유하고 싶은 마음에 어항에 담아 오지만 그는 꿈속에서 결국 그도 자신에게 미소를 지어 주는 물고기와 같이 자신이 알지 못하는 커다란 어항에 갇힌 한 마리의 물고기에 불과함을 깨닫고 그 미소 짓는 물고기를 놓아준다. 그리고 동시에 자신이 잊고 살았던 것들을 되찾는다.

이 작품은 벼룩 만화 총서에 있던 한 작품 <금붕어, 죽음을 택하다>를 생각나게 한다. 하지만 그 작품이 시니컬했던 반면 이 작품은 따뜻하게 독자를 감싼다. 그리하여 더 큰 감동을 선사한다. 어린 시절 우린 이런 모습의 우리를 그리지는 않았으리라. 어린 시절에 바라본 세상은 지금의 눈으로 바라본 이런 세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바뀐 것이지 세상이 바뀐 것은 아니다. 우린 '나 돌아갈래!'라고 외칠 수 없음을 안다. 하지만 가끔 우리가 어떠했는가를 기억하는 것, 작은 욕심들을 줄여 나가는 것, 그런 것들은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미소 짓는 물고기를 얻기 위한 것이 아니다. 내가 미소 짓기 위해서다.

소유가 존재가 아님을, 때론 공유와 외면이 더 나을 때도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아무래도 미소를 짓는 물고기는 내 안에도 있었던 모양이다. 이제는 그 물고기를 풀어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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