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타이거! 그리폰 북스 9
알프레드 베스터 지음, 최용준 옮김 / 시공사 / 2004년 5월
평점 :
품절


얼마나 보고 싶었던 작품인가... 얼마나 출판되기를 원하던 작품인가... 아무런 작품에 대한 부연 설명이나 이해해야 할 만한 지식도 가지지 않고 내 느낌만을 가지기 위해 읽었다.

우선 궁금했던 점은 제목이 왜 <타이거 타이거>일까 였다. 이건 책을 보면 금방 알게 된다. 작품의 구성은 <파괴된 사나이>와 다른 듯 하지만 비슷하다. <파괴된 사나이>에서는 초능력자들의 텔레파시가 등장했고 이 작품에서는 공간 이동인 존트가 등장한다. 그리고 두 작품 모두 인간의 나약함과 그 나약함에 대한 종교적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몽테크리스토 백작>과 비슷하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할 것 같다. 우리식의 제목이었던 <암굴왕>이라고 다 비슷한 것은 아니니까. 가장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은 마지막에 마치 <매트릭스>처럼 끝나는 부분이었다.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이가 나온다는 말, 어디선가 들은 듯 한데 그것이 이 작품의 요지인지...

개인적으로는 <파괴된 사나이>가 더 깔끔한 작품이었다. 이 작품은 사상적, 종교적 관점이 너무 많이 삽입되어 로저 젤라즈니의 <신들의 사회>를 연상시킨다. 물론 그 작품보다는 월등하지만. 한 남자의 복수에서 시작해서 인간이란 무엇인가로 넘어가더니 급박하게 사회적 억압을 문제 삼고 마지막에는 종교적 성인으로 거듭나는 마무리...

371쪽에 있는

"인간들은 모두 기형아입니다, 선생님. 하지만 인간은 언제나 기형이었습니다. 삶은 기형입니다. 그것이 삶의 희망이며 영광입니다.”

라는 로봇의 말이 이 작품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깨달음은 얻는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반성과 자신의 경멸과 멸시, 그리고 자신을 낮춤으로 얻어지는 것이다. 그것을 이루지 못하기에 우린 인간이며 우주로 존트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파괴하려 애쓰는 것인지도. 하지만 그것이 인간이 살아야만 하는 삶이라면 그리 살아야 하리라. 인간의 목적지가 별인 까닭에...

읽고 나서 평을 쓰고 나니 역시 난 글재주가 없다. 하지만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 왜냐하면 언젠가 이 책을 안 읽었다는 사실을 후회하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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