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 : *****
제 102회 나오키 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품 가운데 추리 소설을 발견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것은 권위 있는 문학상에서 추리 소설을 인정한다는 뜻으로 해석되어 우리와는 참 많이 다름을 느끼게 된다.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 각광받던 한 소녀가 유괴된다. 공교롭게도 범인은 탐정 사와자키에게 돈을 운반하게 시키고 그것이 경찰에서 사와자키를 의심하게 만든 일이었다. 또한 이일로 사와자키는 이 사건에 뛰어들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초반에 사와자키는 범인의 농간에 말려들어 돈만 강탈당하고 소녀는 시체로 발견된다. 그 즈음 소녀의 외삼촌으로부터 자신의 아이들에 대한 알리바이 조사를 의뢰 받는다.
이 작품의 제목인 내가 죽인 소녀는 이중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데 그 하나는 사와자키가 돈만 건넸다면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죄책감에서 자신이 죽였다고 생각하는데서 비롯되었다. 또 하나의 의미는 책을 읽으면 알게 된다.
료 하라, 하라 료는 사와자키를 탐정으로 한 시리즈를 썼다. 아쉽게도 이 작품이 출판된 유일한 작품이다. 어떤 면에서 이 작품은 피터 러브지의 <마지막 형사>와도 비교할 수 있는 작품이다. 물론 공통점은 없지만... 느낌이 그렇다.
동료 탐정이었던 전직 경찰 와타나베가 야쿠자의 돈과 경찰에게 넘길 각성제를 들고 도망간 이후 사와자키는 경찰과 야쿠자와 미묘한 관계를 가지게 되었다. 사와자키를 공범으로 봤던 것이다. 그 사건은 언제나 사와자키를 따라다니고 와타나베는 이따금 종이 비행기를 접어 그에게 근황을 알린다. 30대 후반에서 40대로 보이는 사와자키에 대해 알 수 있는 건 없다. 그가 독신이라는 것 말고는... 그래도 그의 다른 작품을 보고 싶다. 그가 로스 맥도널드의 탐정 루 아처같아 보이기 때문이다.